- 주문 대기시간 5시간 이상…오픈 행사에 美 대사까지 출동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미국 3대 햄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 1호점이 6월 26일 정식 오픈했다. 이날 오전에만 700여 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 '파이브가이즈'는 현재 23개 국가에서 180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아시아에서는 여섯 번째로 국내에 들어왔다.

특히 이 브랜드가 주목받는 이유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삼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이 직접 유치했고 그의 홀로서기 첫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일요서울은 정식 오픈 이틀째인 27일 오후 그 현장을 찾았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파이브가이즈 강남 1호점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자칫 오늘 햄버거 맛을 느낄 수 없을 것이란 불안감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날 오픈 시간은 오전 11시였지만 이른 아침부터 수많은 사람이 줄 서 있었다.

취재진은 20분가량 줄을 서 현장에서만 등록 가능한 '대기앱'에 등록할 수 있었다. 대기 번호 450번, 305번째 순서로 주문이 가능하다는 앱을 받았다. 현장 관계자들은 대기 등록 후 주변에 있다가 대기 알림 메시지를 받으면 현장에 오라고 알려줬다. 3시 45분 알림 메시지를 받고 현장에 다시 갔더니 이번에는 주문대기 줄에 서야 했다. 또다시 1시간 이상의 기다림이 시작될 것이라 했다.

파이브가이즈 측은 이날 방문하는 고객을 위해 버거 수량을 충분히 확보해 놨다고 소개하며 물 음료를 건네기도 했다. 길게 늘어진 줄을 보고 발길을 돌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 베일 벗은 '파이브가이즈' 입소문 퍼져

파이브가이즈의 국내 출시는 브랜드 유치부터 1호점 오픈 준비 과정까지 김동선 전략본부장이 주도한 첫 사업이다. 김 본부장은 지난 4월 아시아태평양 본부가 있는 홍콩에서 직원들과 함께 실습 교육에 참여하기도 했다.

실습 직후 김 본부장은 “소스를 뿌리는 방향과 횟수부터 패티를 누르는 힘의 강도까지 반복 훈련을 통해 퀄리티를 조절하는 모습이 무척 인상 깊었다”며 “국내 매장에서도 장인정신 수준의 성의가 느껴질 수 있도록 품질 유지에 각별히 신경 쓰겠다”고 했다.

파이브가이즈 운영 자회사 에프지코리아에 따르면 미국에서 판매하는 제품과 동일한 품질의 메뉴를 국내에서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8가지 한국인을 위한 별도의 현지화 메뉴가 없고, 땅콩을 박스째 담아두고 무료로 제공하는 ‘땅콩 무한리필’ 서비스도 미국 현지와 같이 운영한다.

앞서 김 본부장은 개점 행사 관련 기자회견에서 “맛과 품질은 물론 특유의 매장 분위기까지 브랜드 ‘오리지널리티’를 제대로 살려 국내 고객분들께 즐거움과 감동을 선사하겠다”며 “파이브가이즈 매장이 ‘미국의 맛과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대표 공간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파이브가이즈의 비싼 가격은 소비자들에겐 부담으로 다가올 것으로 우려된다. 메뉴별 가격은 기본 햄버거 1만3400원, 감자튀김 6900원, 쉐이크 8900원이다. 기본 햄버거에 감자튀김과 쉐이크를 함께 주문하면 2만8000원대에 달한다. 반면 경쟁사인 쉐이크쉑은 기본 메뉴인 쉑버거(8400원), 감자튀김(4800원), 쉐이크(6500원)를 주문하면 2만 원 미만이다. 파이브가이즈 가격이 쉐이크쉑보다 약 40% 비싼 셈이다.

- 2016년 국내 진출한 '쉐이크쉑' 따라잡아야

한편 미국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가 국내에 처음 매장을 운영한 것은 SPC의 '쉐이크쉑'이다. 2016년 6월에 서울 신논현역 인근에 국내 첫 매장을 열면서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를 대중에 알렸다. 쉐이크쉑은 한국에 첫 매장을 연 지 7년 만에 25호점(부산 센텀점)까지 확대했다.

[뉴시스]
[뉴시스]

한화의 '파이브가이즈'는 5년 내 국내에 15개 이상의 매장을 열겠다는 계획이다. 이날 오픈 행사에는 한화갤러리아 김동선 전략본부장과 미국 파이브가이즈 주요 경영진이 참석했으며,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가 축사해 의미를 더했다고 밝혔다.

업계는 이번 햄버거 브랜드 성공이 향후 김 본부장의 거취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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