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이기우 언론인]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취임 1주년을 맞이했다. 김 지사는 수도권에서 유일한 야당 소속 광역단체장으로서 취임 1주년 성적표는 나쁘지 않다. 특히 동아일보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김 지사의 성적표가 유독 눈에 띈다. 긍정평가는 48.5%를 기록했지만 부정평가는 19.5%에 불과했던 것이다. 진보 성향의 유권자는 물론 중도, 보수 성향 유권자들로부터 좋은 점수를 받았다. 현재로선 각종 의혹의 중심에 있는 이 대표가 앞서가는 형국이다. 그러나 대장동 특혜 의혹 등에 휘말린 이 대표의 거취에 변화가 생긴다면 민주당 변화와 혁신의 주도할 인물로 손꼽히고 있다. 일각에서 김 지사가 이재명 대안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취임1주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뉴시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취임1주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뉴시스

진보.보수.중도 유권자로부터 호감이재명 대안론도
이재명 딜레마경기 징크스까지 넘어야할 산 곳 곳

취임 1주년을 맞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동연 경기지사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그가 주목을 받을 정도로 존재감이 커지는 이유는 두 가지다. 우선 김 지사는 도정을 이끄는 과정에서 눈에 띄는 성적표를 받고 있다. 이 지사는 경기지사에 취임하면서 비서실장으로 경기도청 소속 공무원을 선발하는 등 기성 정치와는 다른 행보를 보였다. 민선 지방자치 시대에 내부 공모를 통해 도지사 비서실장을 선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전임 도지사들은 자신의 선거를 돕거나 정치권에서 잔뼈가 굵은 인사를 비서실장으로 영입하지만 김 지사는 차별화된 행보를 보였던 것이다. 나아가 출범 1년 만에 외자에서만 약 10조 원의 투자 유치에 성공하기도 했다.

경기도민들로부터 평가도 좋다. 동아일보가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여론조사기관인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서울·경기·인천 유권자 각각 800, 802, 803명 등 총 2405명을 대상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김 지사는 긍정평가 48.5%로 수도권 광역단체장 중 가장 높았다. 부정평가는 19.5%에 불과했다. 반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긍정 평가가 44.2%, 부정 평가가 41.4%를 기록했고, 유정복 인천시장은 긍정 평가가 41.9%가 부정 평가가 33.9%였다.(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5%포인트. 응답률은 서울 경기 9.0%, 인천 9.6%.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유일한 야권 수도권 단체장, 경기도지사 징크스 깰까

또 하나는 수도권 유일의 야당 광역단체장으로 주목도가 높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김 지사는 6·1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텃밭인 호남과 제주를 제외한 광역 단위 선거에서 유일하게 당선됐다. 인접한 서울과 인천의 경우 민주당 소속 후보들이 큰 격차로 패배한 것과 대조적이다. 6·1 지방선거 당시 서울시장 선거에서 송영길 민주당 후보(39%)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59%)에게 20%포인트 차로 대패했고, 인천시장 선거의 경우 박남춘 민주당 후보(44%)는 유정복 국민의힘 후보(51%)에게 7%포인트 격차로 졌다.

특히 김 지사가 경기지사에 당선된 것은 민주당에 시사하는 점이 많다. 민주당 색채가 적다는 신선함 때문에 당선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 지사가 친명계 또는 비명계에 속한 정치인이었거나 기득권 정치에 물든 인물이었다면 지방선거에서 패배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런 그가 차기 대권주자로 성장할 수 있는 경기도지사 자리에 올랐다는 점에서 향후 더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정치권에서는 경기지사 입지가 남다르다. 국민의힘 출신 남경필 전 지사 역시 경기 출신의 차세대 대권주자로 불렸다. 남 전 지사는 내리 5선에 성공했지만 2019년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이후 이재명 대표가 경기를 대표하는 정치인이 됐다. 2018년 남 전 지사를 꺾고 경기지사가 됐다. 이는 집권 여당의 대선 후보 자리까지 올라서는 지지 기반이 되기도 했다.

다만 경기지사 징크스는 남아 있다. 1995년 민선 도지사 시대 개막 이후 임기 1년 만에 구속된 임창렬 전 지사를 제외한 모든 경기도지사는 대권에 도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이인제, 손학규, 김문수, 남경필 전 지사에 이 대표까지 더해 5명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치권 야권 안팎에서는 김 지사가 경기지사 징크스를 깰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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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상황에서는 물음표다. 민주당에는 현재 이재명 대표와 경쟁할 인물이 마땅치 않다. 친문계 세력은 당의 주류임에도 자신들을 대표할 주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최근 귀국한 이낙연 전 대표가 이 대표를 견제할 주자로 떠오르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는 대선 경선에서도 강력한 경쟁자였고, 국무총리 등을 지냈다. 이낙연 전 대표는 DJ묘역 참배 이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의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있는 경남 양산 평산마을도 예방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행보를 놓고 당의 텃밭인 호남 기반 정치인으로서 정통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친노무현친문재인계에 잡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나 이낙연 전 대표가 비주류의 의도대로 움직여줄지 여부는 미지수다. 이낙연 전 대표가 견제 등 직접적인 행보를 보일 경우 이 대표와 대립하는 양상으로 당내 분열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권과 다른 행보, 당내 세력 구축 과제

이 때문에 기성 정치권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김 지사의 주가가 오르고 있다. 특히 이 대표의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실제 지난달 16~17일 뉴스토마토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전국 성인 유권자 180명을 대상으로 실사한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안은 누구라는 질문에 대해 이낙연 전 총리가 17.1%, 김 지사 15.9%를 기록했다. 이어 김부겸 전 총리 12.5%였다. 전체 여론조사에서는 이낙연 전 대표에 이어 2위를 기록했으나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1위를 기록했다. 김 지사 22.7%, 김부겸 전 총리 8.2%, 이낙연 전 대표 7.9%였던 것이다. 민주당 지지층에서 김 전 지사가 10%이상 앞선 지지율을 기록한 셈이다.

특히 호남지역에서도 전남도지사를 지낸 이낙연 전 대표를 제쳤다. 김 지사 19.2%, 이낙연 전 대표 16.4%였다. 대선을 비롯해 총선, 지방선거 등 각종 선거에서 민주당의 텃밭이나 다름없는 호남지역에서 김 지사가 이낙연 전 대표를 앞섰다는 것은 정치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

특히 윤석열 정부와 차별화가 가능하다는 점에서도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김 지사는 경제에 관한 전문성을 갖췄고 기득권 정치의 알력 다툼에서 자유롭다. 각종 구설이 없다는 점도 차기 주자로서 매력적이다.

다만 대권 주자로 거듭나기 위해선 여전히 극복해야 될 과제가 많다. 김 지사가 경기도정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아야 한다. 또 하나는 당내 입지다. 김 지사는 당내 지지기반이 없다는 점이 최대 약점이다. 이에 따라 당내 지지기반 구축이 최대 과제다. 야권 한 인사는 김 지사가 경제부총리로 일할 때도 청와대, 민주당 사람들과 활발히 교류를 한 건 아니다내년 총선에서 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친김동연계세력을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했다.

그러나 민주당 안팎에서는 김 지사가 기존 정치권과 다른 방식을 고수한다는 점에서 고민하고 있다. 김 지사는 이 대표와의 단일화 발표 당시에도 경제부총리까지 하면서 아무리 올바른 경제정책을 만들어도 정치가 얼마나 망가뜨리는지 체험했고 그게 정치에 뛰어든 계기였다고 과감한 발언을 했다.

일성, “변화의 씨앗에서 기회의 꽃 피울때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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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그는 취임 1주년을 맞이한 기자회견에도 지난 1년 경기도는 변화의 씨앗을 심었다. 이제 그 씨앗이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워 기회의 꽃을 피울 차례라며 도민의 삶에 더 많은 기회, 더 고른 기회, 더 나은 기회가 넘치는 기회수도 경기를 만들기 위해 진심을 다 한 지난 1믿음을 더 할 앞으로의 3을 더해가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그는 “3대 비전의 실현을 위해 15개 핵심 분야와 30개 중점 과제를 추진하겠다며 임기 내 100조 이상의 국내외 투자유치를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통상 정당의 공천을 받아 국회의원이 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전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김 지사가 경기지사 징크스를 깨고, 이 대표 대안으로 우뚝 서 대권을 거머질지 여부가 관전포 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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