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野 2008 '광우병'·2017 '전자파 참외' 이은 2023 '오염수 수산물' 괴담" 
野 "與 '먹방' 쇼 기가 막힐 일, 방류 5대 불가론 주장"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뉴시스]

[일요서울 l 박철호 기자] 일본이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상 방류의 막바지 작업에 나섰다. 올 여름 중에 방류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여·야가 상반된 대응을 보이는 상황이다. 정부와 여당은 오염수 방류는 과학적으로 안전성이 담보된다며 야권의 공세를 괴담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야권은 정부가 자국민 보호를 최우선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끝까지 방류를 막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여·야는 각각 '먹방'과 '단식' 투쟁에 나서며 여론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日 이르면 7月 늦어도 8月 방류 ? 

지난 6월 26일 일본은 오염수 방류에 사용할 해저터널의 공사를 완료했다. 이어서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는 지난 6월 28일부터 오염수 방류 시설의 최종 점검에 나섰다. 최종 검사가 완료되면 일본의 방류 준비는 사실상 완료된다. 

이제 방류 시점을 결정하는 것은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손에 달렸다. 산케이신문의 지난 6월 27일 보도에 따르면 경제산업성 한 간부는 일본 내 방류 준비를 마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해양 방류 계획에 대해 최종 보고서를 공개하는 단계에 이를 시 기시다 총리가 방류 시점을 최종 판단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4일 일본을 방문해 기시다 총리에게 보고서를 전달할 계획이다. 앞서 일본은 IAEA의 국제 안전 기준에 맞춰 오염수 방류를 준비했으며, IAEA도 일본의 방류 방법과 설비가 타당하다는 입장이므로 최종 보고서 역시도 긍정적인 입장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아울러 그로시 사무총장은 방일 직후 한국과 주변국을 방문해 IAEA의 보고서 결과를 설명하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與 "먹어서 응원하자", 연일 수산시장 방문 

이에 당정은 일본의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국민적 우려와 수산물 소비 위축을 의식해 수산시장을 방문하는 모양새다. 아울러 야권의 방류 반대를 괴담으로 일축하며 직접 수산물을 소비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6월 23일 한덕수 국무총리는 국민의힘 '우리바다지키기 검증' 태스크포스(TF) 소속 의원들과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을 찾았다. 이날 한 총리와 의원들은 제주산 돌돔, 태안산 광어, 강원도 멍게 등을 곁들인 식사를 했다. 

그 뒤 한 총리는 지난 6월 25일 자신의 SNS를 통해 "(상인들과) 허심탄회하게 요즘 어떠신지 말씀을 들었다. 건의하신 말씀 몇 가지는 잊지 않도록 수첩에 적었다. 소주잔을 부딪치며 '괴담 피해를 막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한 총리는 "우리가 하는 모든 판단은 과학에 근거해야 한다, 그것이 대한민국의 국격이다. 우리 사회는 이미 광우병 괴담, 사드 괴담으로 큰 비용을 치렀다. 시간이 흐르면 소고기와 참외 매출은 회복되지만, 관련된 분들 가슴에 든 멍은 쉬 빠지지 않는다"고 지적헀다. 

아울러 이날 한 총리와 함께한 성일종 국민의힘 우리바다지키기 검증TF 위원장도 지난 6월 23일 자신의 SNS를 통해 "최근 더불어민주당의 무분별한 방사능 괴담 때문에 어민들은 물론이고 횟집 사장님들과 수산업 관계자 여러분들의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정치가 과학을 이길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도 지난 6월 23일 서울 송파구 가락수산시장을 방문했다. 이날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비롯해 이양수 원내수석부대표와 장동혁·전주혜 원내대변인, 지성호·정경희 원내부대표는 가락시장을 방문해 상인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현장의 횟집을 찾아 식사를 했다. 

이날 윤 대표는 자신의 SNS를 통해 "괴담과 선동으로 많은 수산업자가 고통을 겪고 있다. 몇십 년을 장사한 할머님도 이런 불경기는 처음이라고 했다. 과학과 진실을 토대로 우리 수산물에 대한 불신을 불식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여당의 이러한 괴담 불식 행보에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도 발을 맞췄다. 김 대표는 지난 6월 26일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기지가 있는 경상북도 성주를 방문했다. 이날 김 대표는 성주군청에서 사드 환경영향평가 승인 관련 브리핑을 듣고 인근 참외 농가 농민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김 대표는 직접 성주 참외를 시식하기도 했다. 

이날 김 대표는 성주군청에서 사드 기지 환경영향평가 관련 보고를 청취한 뒤 "2008년도에는 미국산 쇠고기를 가지고서 이런 괴담을 퍼뜨리더니 2017년에는 참외를 괴담의 소재로 삼았고, 민주당이 드디어 이제 금년에는 청정수산물인 우리나라 수산물 가지고 또다시 괴담 폭력을 저지르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野 여론전 총력 모으기 위한 '단식 투쟁' 

(왼쪽부터) 윤재갑 더불어민주당 의원,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시스]

반면 야권의 정치인들은 방류 반대의 총력을 기울이기 위해 단식 투쟁에 나서 여론에 호소하는 중이다. 최근 한국갤럽이 지난 6월 27부터 29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7명에게 후쿠시마 방류가 우리나라의 해양과 수산물을 오염시킬까 봐 걱정되는지 물은 결과(4점 척도) '매우 걱정된다' 62%, '어느 정도 걱정된다' 16%를 기록하며 방류를 걱정하는 비율이 80%를 넘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현재 민주당에서 단식 투쟁에 참여한 인물은 우원식·윤재갑 민주당 의원이다. 윤 의원은 지난 6월 20일부터 단식에 들어가 지난 6월 27일 단식을 종료한 바 있다. 그 뒤 윤 의원은 8일 간의 단식을 종료한 후 성명서를 발표했다. 

윤 의원은 성명서에서 "저는 이제 단식을 중단하고 앞으로 있을 더 크고 긴 싸움을 준비하겠다"며 "비록 단식은 중단하지만, 대한민국 국민이자 국회의원으로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윤 의원은 "정부는 여전히 일본의 주장만 되풀이하는 앵무새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며 "한술 더 뜬 여당은 일본의 핵 폐수 무기 반대에는 관심이 없고, '생선회 먹방'이나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서 윤 의원은 "불과 2년 전, 민주당과 함께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저지 결의안을 통과시켰던 국민의힘 의원들은 어디로 간 것인가"라며 "2년 만에 핵 폐수의 안전성을 입증할 중대한 과학적 발견이라도 있었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 의원은 지난 5월경 여·야가 합의한 국회 차원의 후쿠시마 오염수 검증 특별위원회 구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반면 무기한 단식을 선언한 우 의원의 경우 단식 5일 차인 지난 6월 30일 기자회견을 통해 오염수를 방류 5대 불가론을 설명했다. 이날 우 의원이 밝힌 5대 불가론은 ▲안정성을 확정할 수 없다는 점 ▲생태환경 영향평가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 ▲IAEA의 안전성 검증은 객관성이 없다는 점 ▲다른 대안이 있다는 점 ▲나쁜 선례를 남긴다는 점이다. 

아울러 우 의원은 "우리나라는 일본이 비용 때문에 공해상에 대규모 핵 오염수 투기 선례를 남기는데 최초로 동의해준 불명예스런 국가가 될 것"이라며 "일본도 버리겠다는 물을 우리 총리가 나서서 마시겠다는 대한민국 정부를 국민이 어떻게 신뢰할 수 있을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또 우 의원은 "정부여당은 지금이라도 '5~7개월 후 방사능이 검출되면 책임지겠다'는 하나마나한 말 대신 일본 핵폐수 방류를 용인함으로써 얻을 국익이 뭔지 국민께 설명하는게 책임있는 자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과 함께 정의당도 단식 투쟁에 합류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지난 6월 26일부터 일본 대사관 앞에서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 아울러 단식 5일차인 지난 6월 30일에는 민주화운동의 원로인 함세웅 신부가 이 대표를 방문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단식에 돌입한 지난 6월 26일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 정부는 핵 오염수 투기가 코 앞으로 다가 왔는데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한 총리와 여당 정치인들은 연일 오염수를 마실 수 있다는 망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 안전이 검증 되어서 바다에 희석되면 영향이 미미하다고 한다. 기가 막힌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정의당의 단식 투쟁이 일본 내 여론 환기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도 말했다. 이와 관련 정의당은 지난 6월 22일 일본 사회민주당의 초청을 받아 일본을 방문했다. 당시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이은주 정의당 원내수석부대표·강은미 정의당 '후쿠시마 오염수 저지' 태스크포스(TF) 단장 등은 일본 시민단체 그리고 방사능 연구 전문가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아울러 이들은 일본 '원전제로 재생에너지 100 의원모임'에 참여해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방류 반대 국제네트워크(준)' 결성을 공식적으로 제안 받기도 했다. 

이에 이 대표는 "일본 내 어민들과 시민단체들과 야당의원들은 정의당의 일본 방문에 아주 큰 힘을 얻었다고 환영해줬다"며 "만약 우리가 일본의 야당, 시민사회와 함께 힘을 모을 수 있다면, 일본 여론을 충분히 움직일 수 있고, 일본 정부를 압박할 수 있다. 정의당의 이번 단식 농성은 그 여론을 모아 내는 신호탄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현재 야권은 단식 투쟁에 이어 대규모 장외 투쟁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지난 1일부터 서울 남대문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규탄 범국민대회를 개최했다. 아울러 민주당은 7월 한 달 동안 호남·충청·제주 등 전국을 순회하며 규탄대회와 결합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할 방침이다. 

아울러 민주당은 다시금 일본을 방문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민주당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 저지 대응단'은 지난 4월경 일본으로 건너가 도쿄 전력과의 면담을 추진했으나 이뤄지지 않았다. 

현재 민주당이 재추진하는 방일 투쟁 일정은 기시다 총리 관저 앞과 일본 국회 앞을 방문해 오염수 방류 반대 의사를 밝히고 일본 정치권 의원들과의 면담 추진 등이다. 현재까지 방일 의원단은 민주당 안민석·양이원영·유정주·이용빈·김승남·위성곤·윤재갑·주철현 의원과 민주당 출신 무소속 양정숙·윤미향 의원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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