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선·류성걸 국민의힘 의원 수조물 먹방에 대한 지적으로 풀이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뉴시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뉴시스] 

[일요서울 l 박철호 기자]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권은 오염수 방류에 대한 국민적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행보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일부 의원들이 수산물이 든 수조물을 마시는 행동을 보이자 야권은 이를 무리수라고 지적하며 맹공에 나섰다. 이에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행동에 신중을 가할 것을 주문했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4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에게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와 관련한 IAEA의 최종 보고서를 전달할 예정이다. 앞서 IAEA는 6차례의 보고서에서 오염수 방류 계획을 긍정적으로 검토한 만큼, 방류가 초읽기라는 평가에 힘이 실린다. 이에 여권 인사들은 수산시장 방문과 해산물 '먹방'을 통한 여론전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앞서 정부와 여당은 야권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규탄을 과도한 불안감을 조성하는 공포 선동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에 지난 6월경에는 한덕수 국무총리와 윤재옥 국민의힘 대표가 수산시장을 방문해 직접 회를 먹으며 수산물에 대한 불신을 불식시키겠다며 나섰다.  

그 뒤 국민의힘은 국회 상임위원회 별로 인근 수산시장을 찾아 횟집 회식을 하도록 권장하는 전략을 택했다. 이에 국민의힘 소속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방위원회, 법제사법위원회 의원들이 차례로 수산시장을 방문한 바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여권 인사들이 생선이 든 수조물을 마시는 모습을 보여 무리수를 뒀다는 비판을 받았다. 

지난 6월 3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서울 동작구의 노량진 수산시장을 방문했다. 이날 김영선 국민의힘 의원은 직접 대게와 광어가 담긴 수조물 속 바닷물을 손으로 떠 마셨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2011년도에 방류해서 우리 근해까지 온 것이기 때문에 지금 방류할 물보다 이게 훨씬 진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날 동행한 류성걸 국민의힘 의원도 수조물을 손으로 떠 마셨다. 

이에 야권은 김 의원과 류 의원의 수조물 먹방을 비판하고 나섰다. 지난 3일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CBS 라디오에 출연해 "김 의원이 수족관 물 마시는 걸 동영상을 한 번 봤다. 7번이나 마시더라"라며 "일본도 아니고 우리 정부가 그렇게 앞장서서 수족관 그 더러운 물을 마셔가면서까지 일본 편을 들어야 하는지 의문이 많이 들었다"고 질타했다. 

아울러 박용진 민주당 의원도 지난 3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무슨 그런 해삼, 멍게 수준의 정치 행위를 통해서 국민들에게 안심을 시키겠다고 하는 인식 자체를 보고 아주 경악을 금치 못했다"며 "더 웃긴 건 대한민국이 물어보고 일본 정부가 대답해야 할 일을 야당이 묻고 정부 여당이 일본을 대신해서 우격다짐식으로 안심하라고 얘기하는 지금 상황이 아주 '웃픈'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김 의원도 지난 3일 SBS 라디오에 출연해 "내가 그 전자파에 뇌송송 구멍탁 그 물 한번 먹어보겠다, 이게 튀겨지는지 뇌송송 되는지 봐라 이러고 내가 먹어본 것"이라며 "그 바닷물 조금 먹었다고 왜 그렇게 펄떡펄떡 뛰나. 광어보다 더 뛰더라"라고 반박했다.

그럼에도 국민의힘 지도부는 IAEA의 최종 보고서 제출을 앞두고 행동과 발언에 유념할 것을 당부했다. 이와 관련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4일 IAEA의 후쿠시마 오염수 최종 보고서 전달을 앞두고 의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윤 원내대표는 "IAEA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최종 보고서 제출과 관련해 의원님들께 당부의 말씀드린다"며 "다들 예상하시겠지만, 보고서 제출 이후 야당의 거짓선동·정치공세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어서 윤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해 정부와 당 소속 의원님들의 대응에도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개별 행동이나 발언은 자제해달라"고 당부하며 "특히 지역활동 시 진정성을 갖고 어업·수산업·자영업 종사자들을 격려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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