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소시엄 물밑 짝짓기…삼성·현대·대우 등 대격돌 예고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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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전 정부에서 멈췄던 신한울 3·4호기의 주설비공사 발주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원전 생태계는 물론 원전 건설 업계에 활기가 돌고 있다. 사업 규모도 11.6조 원으로 알려진다. 오랜만에 등장한 조 단위의 대어급 공사여서 물밑에서 진행 중인 시공사 컨소시엄의 구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 한수원, 신한울 3, 4호기 부지 정지공사 착수…‘원전 생태계’ 다시 활기
- 2033년 10월 완공 예정, 총공사비 11.6조 원 추정…탈원전 폐기 정책


경북 울진군에 건설되는 신한울 원전 3, 4호기는 2016년 환경영향평가를 받고 이듬해 발전사업허가를 취득했지만 2017년 말 다른 신규 원전 4기와 함께 공사가 중단됐다.

최근 한수원은 특수계약심의위원회를 열고 신한울 3·4호기의 주설비공사 입찰공고문에 담길 주요 계약사항을 확정했다.
 
한수원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정부 에너지정책 방향에서 사업재개가 결정된 후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됐다. 지난 3월에는 주기기 계약을 체결하는 등 속도감 있게 건설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16일에는 전원개발촉진법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신한울 3, 4호기 사업을 위한 실시계획을 승인 받았다.

- 한수원, 신한울 3·4호기 주설비공사 계약사항 확정

앞서도 한수원은 지난달 26일 신한울 3·4호기 건설 현장에서 관계 부처, 지방자치단체, 지역 주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부지 정지 공사 착수식을 열었다. 부지 정지는 본격적인 건설에 앞서 터를 다지는 것이다.

신한울 3·4호기는 현재 건설 허가 심사 절차가 진행 중이다. 심사가 완료된 이후 규제기관으로부터 건설 허가를 취득하게 되면 원자로 시설 설치를 위한 기초굴착 등 본격적인 공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제공 : 한수원
제공 : 한수원

완공 예정 시기는 앞으로 10년 뒤인 2033년 10월이다. 이 기간 공사비는 약 11조6000억 원이 투입될 것으로 알려진다.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에 따르면 이번 공사 규모는 인천공항(1단계 공사)에 2.1배 수준이며 롯데월드타워 4.2조 원에 약 2.8배에 해당한다. 또한 722만 명의 연인원이 사업에 투입되며 1일 최대 투입인력은 3,000명으로 추산된다.

투입물량도 ▲콘크리트 1,177,000m3(63빌딩의 약 20배) 레미콘트럭 약 19.6만 대 ▲철근 17.5만 톤(롯데월드타워의 약 42배) 배관 348km(서울시청-울산 요금소 거리) ▲케이블 8672km(서울-부산 경부고속도로 왕복 10.2회) 규모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신한울 3·4호기 건설공사를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가는 만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공사를 추진할 것"이라며 "보조기기 발주 및 주설비공사 계약을 신속히 진행해 원전 생태계를 조속히 정상화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12일 세종시 산업통상자원부 청사에서 열린 전원개발 사업 추진 위원 회의를 주재한 강경성 차관은 “핵심 국정과제인 신한울 3·4호기의 추진을 위해 관계부처가 긴밀히 협조하여 신속한 실시계획 승인이 가능했다”고 강조하면서 “한수원은 원자력안전위 건설 허가를 철저히 준비하고 안전을 최우선으로 건설을 추진할 것”을 각별히 당부했다.

- 신한울 3·4호기 건설 ‘속도전’…시공사 발주도 뒤따를 전망 

건설업계도 모처럼 나오는 대형 원전 프로젝트 수주 채비에 나섰다. 정부가 부지 정지 공사 착수를 예고한 만큼 신한울 3·4호기의 건설을 맡을 시공 컨소시엄에 대한 발주도 곧 나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미 물밑에서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컨소시엄 구성이 한창이라는 소식도 들린다.
신한울 3·4호기 공사는 3개 업체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하되, 각 컨소시엄은 최근 10년간 원전 시공실적이 없는 업체 한 곳을 꼭 포함해야 한다.

특히 신규 업체에는 전기공사업, 토목건축공사업 등의 면허와 전력산업기술기준(KEPIC) 인증을 받은 업체여야 한다는 다소 까다로운 조건이 붙는다. 현재 이 기준을 충족한 업체는 DL이앤씨, 포스코이앤씨, 금호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 4개 사로 파악된다. 각 컨소시엄의 대표사는 현대건설, 대우건설, 삼성물산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새울 1·2호기는 현대건설과 두산에너빌리티(옛 두산중공업), SK에코플랜트(옛 SK건설)가, 신한울 1·2호기는 현대건설과 SK에코플랜트, GS건설이, 새울 3·4호기는 삼성물산과 두산에너빌리티, 한화건설이 주설비공사를 맡았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입찰공고가 나온 건 아니지만, 오랜만에 나오는 큰 공사이고 명성도 함께 얻을 수 있는 만큼 종합건설사를 중심으로 컨소시엄 구성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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