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롯데케미칼 내부가 시끄럽다.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사내하청지회는 10일 여수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롯데케미칼이 불법 파견을 은폐하기 위해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자회사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반면 사측은 자회사가 개선된 급여와 처우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여수공장 사내하청 노동자이 10일 여수시청 현관 앞에서 "롯데케미칼이 불법파견을 자회사라는 꼼수로 은폐하려 한다"고 주장하며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제공 : 민주노총]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여수공장 사내하청 노동자이 10일 여수시청 현관 앞에서 "롯데케미칼이 불법파견을 자회사라는 꼼수로 은폐하려 한다"고 주장하며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제공 : 민주노총]

노조에 따르면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여수공장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원청사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공장의 주력 제품을 원청사 직원들의 직, 간접적인 지시 및 감독을 통해 ABS, EP 합성수지와 인조대리석, 이스톤 건축자재 소재를 생산하며 공장 내 모든 원료와 생산품을 검수, 포장, 출하하는 업무를 30여 년 동안 도맡아 하고 있다.

그동안 원청사의 법인명은 제일모직에서 삼성SDI로 또 롯데첨단소재로, 다시 롯데케미칼로 바뀌었으며 그에 따라 사내 하청업체명도 여러 차례 바뀌었지만, 하청노동자들은 묵묵히 자신들의 일을 수행해 왔다.

그런데 지난 6월 초 롯데케미칼은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자회사 전환 계획을 밝혔다. 오는 10월이 되기 전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여수공장 사내하청업체 3사를 계약 종료하고 충북 예산에 있는 삼박엘에프티라는 자회사를 확장 이전시켜 생산 업무를 총괄하고 생산전문업체로 발돋움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와 관련해 노동자들은 롯데케미칼이 불법파견 은폐를 위해 근로자지위 확인 소송을 취하시키려는 전형적인 대기업의 꼼수라고 주장한다.

노조는 “(사측이) 주장하듯이 자회사 설립이 전문생산업체로 발돋움하여 경쟁력을 갖춰 나가는 목적이고 그렇게도 떳떳하고 정당하다면 우리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개인 소송인 근로자지위 확인 소송 취하를 입사 조건으로 제시할 이유가 없는바 이는 자회사라는 꼼수를 통해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목줄을 움켜쥐고 국민의 마땅한 권리인 소송권을 박탈하려는 범법행위를 시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문에서도 노조는 “우리는 정확히 알고 있다. 자회사라는 달디 달 것 같은 사과가 안에는 검디 검증하게 썩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눈앞의 작은 이익을 던져주며 우리 스스로가 분열되고 망가져 가길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지금의 자회사가 결국에는 또 다른 사내하청에 불가하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회사 꼼수로 불법파견 은폐 말고 롯데케미칼이 직접 고용하라”라는 목소리를 냈다.

앞서 롯데케미칼과 사내 하청노동자 400여 명 간의 불법파견 여부를 묻는 근로자지위 확인 소송이 광주지법 순천지원에서 진행 중이다. 오는 12월 최종 판결이 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주휘상 롯데 첨단소재사내하청지회장(사진 가운데 마이크 든 사람) [제공 : 민주노총]
 주휘상 롯데 첨단소재사내하청지회장(사진 가운데 마이크 든 사람) [제공 : 민주노총]

주휘상 롯데첨단소재 사내하청지회장은 "노조는 “1심 판결의 끝자락에 롯데는 자신들이 패소할 것이 분명해지자 충북 예산에 있는 이름도 몰랐던 자회사를 끌어와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난도질하여 소송을 취하시키고 노-노 갈등을 통해 또다시 자신들의 발아래 놓고 마음껏 부려 먹겠다는 롯데의 끝없는 탐욕과 본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 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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