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맞은 집중력] 저자 요한 하리 / 역자 김하현 / 출판사 어크로스

 

집중 손상 원인 생태계 들여다보는 신선한 해석

[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지식의 거센 물결 속 산만한 정보시장에서 개인의 책임을 묻지 않고 문제를 일으킨 사회 환경의 생태계를 재점검해야 한다고 알려주는 신선한 충격의 신간이 출간됐다. 바로 저자 요한하리의 ‘도둑맞은 집중력’이다. 

집중력 위기의 시대에 삶의 주도권을 되찾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은 3만 마일의 비행과 250명의 전문가와의 인터뷰를 통한 생생한 전방위적 탐사의 결과물이다. 놀라운 방식으로 노동자의 집중력 회복을 이룬 뉴질랜드 회사부터 강아지에서도 발견되는 ADHA를 진단한 수의사, 심각한 집중력 위기에 빠진 리우 빈민가 답사까지 광범위한 집중력 위기 실체를 직접 눈으로 목격해 12가지 원인으로 추려냈다. 

자신도 모르게 빠져드는 잦은 멀티태스킹부터 불충분한 수면, 만성 스트레스와 과각성 상태, 몰입의 체험과 영양 불균형 등으로 인간의 집중력이 어떠한 방법으로 도둑맞는지를 체계적으로 접근했다. 

특히 집중력 위기는 사회적 유행병으로 진단하면서 개인의 탓으로 돌리기 전에 시스템 점검을 통한 집중력 위기 요소를 제거해야 한다고 알렸다. 

책을 통해 저자는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집중력 문제의 증가를 비만율의 증가로 비유해 설명할 수 있다. 50년 전 서구 세계에서 극히 드물었던 비만은 식품 공급체계가 정크푸드로 대체되면서 신체의 변화로 이어졌다. 생활 방식의 변화가 신체의 변화를 낳고 비만이 더 이상 의학적 유행병이 아니라 사회적 유행병이 되었듯 집중력도 이와 유사한 형태로 진행된다”라고 꼬집었다. 

결국 이러한 사회적 유행병을 해결하기 위해 개인의 역량으로는 부족하다고 알리는 저자는 사회 통념적인 방식으로 접근한 모델을 제시해 수많은 명백한 신호에 대책을 세우는 적극적인 행동 양식을 점검해야 한다고 알렸다. 

집중력 저하는 문제해결 능력의 저하로 이어지기 때문에 반드시 해결해야 할 인류학적 문제로 방대한 양의 자료 조사와 신경과학자, 철학자를 넘나드는 집중력 위기에 관한 다양한 관점과 유력한 증거 제시에 희망을 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자는 집중력을 회복하기 위한 담대한 해결책을 세 가지로 추려냈다. 바로 감시 자본주의 금지, 주 4일 근무제, 자유로운 동심이라고 짚어주면서 현재로는 도달하기 어려운 막연한 대안에 불과하지만 거대한 시스템에 맞설 조직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집중력을 되찾기 위한 운동 자체가 집중력과의 치열한 싸움에서 승리하기 위한 단단한 기반이 되어 줄 것이라고 강조하는 저자는 집중력 해결을 위한 관점의 재설정과 시스템의 담대한 구조적 보안만이 답이라고 전했다. 

총 14장으로 이뤄진 책에서는 몰입이 손상되는 근본적인 메커니즘을 지적하고 쏟아지는 정보 속에서 불필요한 정보를 걸러내는 방법을 알려준다. 한정된 자원인 집중력은 속도를 낮출 때 오히려 제 기능을 수행한다고 말하는 저자는 멀티태스킹의 함정과 집중력을 파괴하는 테크 기업의 문제점을 알린다. 집중하지 못하는 사회의 위험성 모델을 제시하면서 인간을 위한 기술이 오히려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점을 엿본다. 스트레스와 만성적인 각성 상태의 문제점을 들춰내고 신체적으로, 심리적으로 감금된 아이들의 해방 통로를 제시하기도 한다. 

저자 요한 하리는 런던 케임브리지의 킹스 칼리지에서 사회과학과 정치과학을 복수 전공했다. 영국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이 인정한 저널리스트이자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로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뉴욕타임스, 가디언에 활발히 기고 중이다. 

월 스트리드 저널은 “집중력에 대한 신선한 해석을 하는 책이다. 어떤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독자들의 관심을 사로잡을 것이다”라고 평했다.

이어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다른 책들이 자제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개인의 책임에 초점을 맞춘다면, 이 책은 한 발짝 물러나 문제를 일으킨 생태계를 들려다 본다”는 서평을 남겼다.

이 책과 함께 읽을 만한 책으로는 저자 김주환의 ‘내면소통’, 저자 김경일의 ‘마음의 지혜’, 저자 김혜남의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저자 토드 로즈의 ‘집단 착각’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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