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터리·에너지·방산 협력..3대 그룹 총수 미참석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이번에는 폴란드다." 기업인들이 대거 폴란드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한국과 폴란드 수교 35주년을 맞아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경제외교에 힘을 쏟기 위해서다.

폴란드는 방산, 전기차 배터리(이차 전지)를 중심으로 원전 등 친환경 에너지 분야가 활발한 만큼 국내 업체 중 방산 배터리 사업 부문을 넓히는 기업에는 기회의 땅으로 알려진다.

폴란드를 공식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2일(현지시간) 바르샤바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 입장하고 있다. [바르샤바(폴란드)=뉴시스]
폴란드를 공식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2일(현지시간) 바르샤바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 입장하고 있다. [바르샤바(폴란드)=뉴시스]

재계에 따르면 이번 경제사절단에는 구광모 LG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구자은 LS그룹 회장 등 24개사 대표가 참석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 등은 불참한다.

4대 그룹 총수 중 유일하게 동행한 구본무 LG회장은 폴란드 현지 사업장을 둘러보고, 다양한 행사에 참여하며 새로운 사업 기회도 모색할 것으로 관측된다.

폴란드는 LG그룹에 사업상 중요한 지역이다. 1997년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 판매 법인을 설립한 LG는 현재 LG전자, LG화학, LG이노텍, LG에너지솔루션 등 주요 계열사들이 브로츠와프, 므와바 등에서 8개 법인(생산법인 5개)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6월 말 기준 폴란드에서 근무하는 LG 임직원은 9000여 명에 달한다.

지난해 기준 폴란드에 있는 LG 계열사 총생산액은 127억 달러(약 16조5000억 원)로, 폴란드 국내총생산(GDP) 6882억 달러의 1.8%에 해당한다.

이에 구광모 회장이 이번 폴란드 방문을 계기로 유럽 배터리 산업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이뤄낼지 관심이 쏠린다.

구광모(왼쪽부터)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21일(현지시간) 파리 인근 이시레물리노 팔레 데 스포 로베로 샤팡티에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30 부산세계박람회 공식 리셉션에서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구광모(왼쪽부터)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21일(현지시간) 파리 인근 이시레물리노 팔레 데 스포 로베로 샤팡티에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30 부산세계박람회 공식 리셉션에서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도 폴란드 방문길에 올랐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도 동행할 예정이다.

김 부회장은 현지 정·재계 관계자들과 교류하며 방산 분야의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한편 민간 외교관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 방산 신규 수주 계기 기대

폴란드는 'K-방산'의 최대 고객으로 떠오른 국가다. 국내 방산기업들이 지난해 폴란드와 체결한 무기 수출액은 137억 달러(17조 원)에 달한다.

한화그룹은 폴란드 방산 잭팟을 터뜨린 주역 중 하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8월 폴란드에 K9 자주포, 155미리 탄약류 등을 공급하는 3조20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11월에는 5조 원 규모의 다연장로켓 천무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폴란드 방문에서 2차 계약 협상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구자은 회장이 이끄는 LS그룹은 계열사 LS전선이 지에르조니우프 지역에 전기차 배터리 부품 생산법인(LSEVP)과 통신 광케이블 생산법인(LSCP)을 운영 중이다.

LS그룹의 폴란드 사업 규모는 2억2700만 달러 규모로 매년 증가 추세다.

LSEVP는 현재 폭스바겐, 포드, 르노 등 유럽 완성차 업체용 전기차 배터리 부품을 LG에너지솔루션 브로츠와프 법인에 공급하고 있다.

앞서 구자은 회장은 지난 4월 유럽 전기차 생태계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취임 후 첫 해외 현장경영에 나서 LS전선 폴란드 법인 등을 방문한 바 있다.

이들 외에도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오세철 삼성물산 사장, 김철중 SKIET 사장,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 등이 동행한다.

-  비즈니스 확대 기회

전경련 측은 "2022년 양국 교역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달성하고 폴란드가 한국기업의 유럽 내 생산기지로 주목받는 등 경제협력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며 "이번 방문은 한국 대통령의 14년 만에 이루어진 폴란드 방문으로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번 경제사절단은 첨단·에너지·인프라․방산 등 폴란드 맞춤형 양국 산업 협력에 초점을 맞춰 구성됐으며 실제로 신재생에너지․배터리․모빌리티․인프라 등 미래 유망 분야의 기업들이 상당한 비중(63%)을 차지한다"고 덧붙였다.

경제사절단은 전경련과 폴란드 투자 무역공사(Polish Investment and Trade Agency)가 주관하는 한-폴란드 비즈니스 포럼 및 MOU 체결식,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주관하는 무역상담회 등 다양한 행사에 참석해 양국 경제 및 산업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 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폴란드 정부 관계자 및 기업인들과의 네트워크 구축과 비즈니스 확대의 기회를 얻게 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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