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이 퇴임후에도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민주당 이름있는 인사들이 수시로 평산 책방을 방문해 인증샷을 찍고 한 달에 두 세번씩 현안과 개인사를 SNS를 통해 국민들에게 보고하고 있다. 최근에는 벌에 쏘인 이마에 반창고를 붙이고 턱이 임플란트 후유증으로 부은 사진을 공개해 화제를 몰았다. 문 전 대통령의 SNS 활동 뒤에 문의 남자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의 입김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풍문도 들린다.

그러는 사이 문 전 대통령이 집권 시절 임명했던 두 인사는 꽃길과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대통령에 오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집안 자체가 풍비박산난 조국 전 법무부장관을 말한다. 조 전 장관의 경우 서울대 자녀 입시비리 등 혐의로 1심에서 2년 실형을 선고 받았고,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직에서 파면을 당했다. 부인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는 자녀 입시비리 혐의로 지난해 1월 대법원에서 징역 4년의 실형을 확정돼 감옥에 있다. 딸인 조민씨는 부산대 의전원 입학 취소 소송을 취하하면서 대한민국 꿈의 직장인 의사직업을 잃었다. 아들은 조아무개씨 역시 연세대 대학원 학위를 반납했다. 조 전 장관의 반대편에 있었던 윤 전 총장은 대통령에 올라 민주당을 철저하게 무시하고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다.

이 정도면 인간적이라고 소문난 문 전 대통령이 퇴임후 우선적으로 할 일 중에 하나는 대국민 사과다. 풍산개 파양이라던지, 책방을 연다던지 하는 것은 그 다음이다. 그래야 잊혀진 대통령이 되고 싶다는 퇴임사에도 어울린다. 조 전 장관이 원했든 원치 않았든 문 대통령이 장관직을 제안해 받아 수행한 이상 그로 인해 발생된 모든 사안에 대해 상관은 무한한 책임을 져야하고 그 결과에 부끄러움과 미안함을 가져야 한다. 그게 너무나 인간적인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노무현의 친구 문재인, 문재인 친구 노무현이라고 말한 이유일 것이다.

그런데 문 전 대통령이 패가망신 당한 조 전 장관에게 인간적으로 사과했다는 보도나 소문을 들어보지 못했다. 심지어 지난 610일 조 전 장관이 문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아 3년 만에 만났지만 문 전 대통령이나 조 전 장관이 최애하는 SNS를 통해 사과를 했다”, “사과를 받았다는 글을 찾아볼 수 없다. 상황이 이러니 문 전 대통령이 임명했던 검찰총장이 상대당 대통령 후보가 돼 5년 만에 정권교체를 당한 것에 대해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더 헛될 일일 수밖에 없다.

최근엔 추미애 전 장관이 대통령의 오더를 받아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에 성공해 장관직을 제대로 수행했다고 주장함에도 불구하고 문 전 대통령이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종용했다고 폭로해 화제가 됐다. 힘을 실어달라는 추 전 장관의 말에 문 전 대통령은 당의 요구라며 일축했다는 비화도 소개했다. 이 폭로 과정에서 추 전 장관이 문 전 대통령을 기회주의자라고 말했다는 말도 돌았다. 본인은 부인했지만 추 전 장관이 공석이든 사석이든 문 전 대통령의 리더십을 그렇게 표현했으리라는 데 필자는 주저없이 한 표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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