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김준석 언론인] 서울 광진을이 뜨겁다. 현역인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수성 의지에 여야의 거물급 인사들이 연이어 도전장을 던질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광진을이 내년 422대 총선 최대 격전지로 떠올랐다. 광진을의 옛 주인이었던 민주당 소속의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의 등판설은 물론 윤석열정부의 황태자로 불리는 한동훈 법무부장관의 차출설 등이 흘러나오고 있끼 때문이다. 또 여권 유력 차기주자로 불리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최측근인 오신환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역시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야말로 광진대첩으로까지 불릴 정도다. 게다가 경제전문가인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의 전략공천설까지 꺼지지 않고 있다. 여야 모두 내부의 공천과정 잡음에 따른 진흙탕 경선은 물론 치열한 본선 경쟁까지 예고돼 있다. 출마자들의 면면과 총선의 화제성에서 광진을은 이제 정치일번지 서울 종로를 누르고 전국 모든 유권자의 관심과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셈이다. ()정치일번지로 떠오른 서울 광진을의 총선구도를 미리 짚어봤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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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주인 추미애 전 장관 등판설에 현역 고민정 촉각
한동훈·오신환 vs 고민정·추미애, 여야 대진표 빅매치
정치일번지종로 넘어 전국 최대 격전지 부상

더 흥미로운 건 여야 대진표다. 여야 후보가 어떻게 결정되느냐에 따라 광진을은 전·현직 대통령은 물론 여야 차기주자간의 대리전 양상이다. 예측불허의 공천결과에 따라 전·현직 법무장관의 맞대결이라는 기막힌 대진표도 완성된다. 광진을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vs 민주당 고민정구도가 만들어지면 윤석열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간의 대리전 구도가 불가피하다.

국민의힘 오신환 vs 민주당 고민정승부의 영향력을 고려하면 오세훈 시장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차기주자 대리전 성격이다. 광진을에서만 5선 중진을 지낸 추미애 전 장관의 지역구 탈환 여부도 관심사다. 만일 추 전 장관이 민주당 경선에서 고 의원을 누른다면 여야 대진표는 더욱 흥미로워진다. ‘국민의힘 한동훈 vs 민주당 추미애라는 22대 총선 최대의 흥행빅매치가 만들어질 수 있다.

광진을 총선열기 후끈추미애 도전장 고민정 노심초사

서울 광진을이 22대 총선 격전지로 떠오른 건 추 전 장관의 몫이 8할 이상이다. 지난 대선 이후 잠행을 이어왔던 추 전 장관은 최근 정치활동을 의욕적으로 재개했다. 정가에서는 옛 지역구였던 광진을 출마를 노린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악의 경우 현역인 고민정 의원과 집안싸움을 벌여야 한다. 22대 총선 본선 여야 대결에 앞서 민주당 내부의 공천다툼부터 치열해질 조짐이다.

추 전 장관은 야권을 대표하는 윤석열 대통령 저격수다. 다만 과거 추윤(추미애·윤석열)갈등의 과정에서 법무장관직에서 자진사퇴한 것과 관련해 최근 언론과 만나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하면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를 저격했다. 이른바 추윤갈등으로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을 유력 차기주자로 만들어주면서 오히려 정권교체의 일등공신이 됐다는 정치적 낙인에 대한 반박과 해명인 셈이다. 정계복귀를 위해 가장 강력한 카드로 꺼내든 것이다.

추 전 장관은 이와 관련, 유튜브채널 '오마이TV'에 출연해 저도 진실을 말할 수 없는 것이 답답했다“(문재인 더 대통령이) 저를 유임시켜야 (추윤갈등이) 수습된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서 갔다. 결론은 똑같았다. 허무한 결론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저에게 물러나달라고 폭로했다. 추 전 장관은 이어 KBS 시사프로그램 더라이브에도 출연해 이낙연 () 대표는 그렇게 하면 안 됐다. ·보궐 선거 때문에 제가 퇴장해야 한다고 하면 안 됐다고 정조준했다.

추 전 장관의 난데없는 폭로와 존재감 과시에 이재명 대표의 강성 지지층을 결집해 옛 지역구인 광진을에 복귀할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다만 모양새는 좋지 못했다.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선배가 또다시 후배의 지역구를 노리는 이상한 구도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지역구 현역인 고민정 의원은 발끈했다.

고 의원은 추 전 장관의 폭로와 관련, “할 말은 많지만 제가 여기에 말을 보태게 되면 내부 싸움만 되지 않을까라고 자제하면서도 누가 오시든 자신 있다고 공천 및 본선 경쟁력을 강조했다. 특히 총선이 가까워지니까 다들 제 지역구로만 관심들을 갖고 있는 것 같다우리 지역은 정치에 대한 관심도와 자부심이 높은 주민들이 다. 저로서는 누가 오시든 자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고 의원의 언급대로 맞상대로 거론되는 이들은 추 전 장관만이 아니다. 국민의힘에서 한동훈 법무부장관, 오신환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까지 거론된다. 모두 쟁쟁한 거물들이다.

아울러 고 의원은 추 전 장관이 당 대표룰 지낸 정치원로라는 점에서 공천 가능성을 낮게 봤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추 전 장관의 정계복귀를 놓고 색다른 해석도 나온다. 민주당에 여전히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문재인 전 대통령을 저격했다는 점에서 내년 총선 때 민주당 간판이 아닌 신당 창당 등 다른 길을 모색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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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vs고민정’·‘한동훈vs추미애22대 총선 최대 빅매치

서울 광진을에서 여야 대진표가 어떻게 확정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민주당이 사실상 고민정 vs 추미애맞대결이라면 국민의힘은 아직 미정이다. 한동훈 법무부장관, 오신환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에 이어 경제통으로 유명한 윤희숙 전 의원의 전략공천설도 나온다.

역시 가장 흥미로운 대진표는 한동훈 vs 고민정또는 한동훈 vs 추미애맞대결 카드다. 윤석열정부 황태자로 불리는 한 전 장관은 내년 총선 출마가 유력하다. 여의도 입성에 성공한다면 정치인으로 본격 변신해 차기 대권도전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한 장관은 여야 차기주자 지지도 조사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이어 전체 2, 여권 차기주자 선호도 조사에서는 1위를 차지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이준석 전 대표 등 산전수전 다 겪은 정치 베테랑들을 뛰어넘었다.

물론 한 장관은 정치입문과 관련, 법무장관직에 충실하겠다며 손사래를 쳐왔다. 한 장관의 부인에도 여야는 한 장관의 총선 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출마지역을 놓고는 의견이 분분하다. 국민의힘 강세지역인 강남3구에 출마한다면 여의도 입성은 기정사실이다. 다만 차기 주자를 꿈꾸는 만큼 보다 좋은 그림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 총선 승리의 바로미터인 수도권선거를 승리로 이끌기 위한 당의 간판으로 활약하기 위해 민주당의 텃밭인 험지에 출마해 승리하는 게 최고의 시나리오다. 한 장관의 맞상대로 전국적 지명도를 갖춘 고민정 의원이나 추미애 전 장관이 아름다운 조연 역할을 해준다면 더할 나위 없다.

한 장관과 고 의원간의 악연도 화제다. 국회 대정부질문 과정에서 날선 공방을 주고받은 게 한두 번이 아니다. 한 장관이 만일 총선에서 고 의원을 꺾고 국회에 입성한다면 금상첨화다. 한 장관의 맞상대로 추 전 장관이 나서도 흥미롭다. 이는 추 전 장관이 광진을 경선에서 고 의원을 꺾어야 가능하다. 민주당 경선 자체도 흥미롭지만 본선 대진표는 초대박이다. 문재인정부와 윤석열정부의 법무장관간 맞대결이라는 빅카드다. 게다가 한동훈 vs 추미애맞대결은 여야의 대표적인 창과 창의 대결이다. 한 장관은 국회 대정부질문은 물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수많은 민주당 의원들을 넉다운시키며 날카로운 언변을 과시해왔다. 추다르크(추미애+잔다르크)로 불리며 막강한 전투력을 선보여왔던 추 전 장관 역시 윤 대통령의 검찰총장 시절부터 거침없는 비판을 쏟아내면서 물러서지 않아왔다.

또한 오신환 vs 고민정맞대결 카드로 흥미롭다.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낸 오 전 의원은 오세훈 시장의 측근으로 최근 광진을 당협위원장 공모를 신청했다. 친유승민계라는 점이 공천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지만 직전 총선에서 후보로 나섰던 오세훈 시장의 지원사격만 있다면 무난한 공천도 예상된다. 만일 광진을 선거에서 고 의원이 또다시 승리해도 뉴스가 된다. 전국적 관심 속에서 재선 의원 고지에 오를 경우 정치적 위상을 다지면서 민주당의 차기 뉴페이스로까지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반면 오 전 의원이 승리한다면 오세훈 시장의 직전 선거 패배를 설욕하게 된다. 아울러 본인의 여의도 복귀는 물론 오세훈 시장의 차기 도전을 위한 여의도 교두보 마련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진흙탕 공방 눈길종로 넘어 신()정치일번지 예약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식날 문재인 대통령 내외를 환송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식날 문재인 대통령 내외를 환송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 광진을은 민주당의 텃밭이다. 전통적으로 호남 출신이 많기 때문이다. 추미애 전 장관은 199615대 총선 이후 서울 광진을에서만 5선 중진을 지냈다. 17대 총선에서 탄핵역풍으로 낙선했을 당시에도 승자는 한나라당이 아닌 민주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의 김형주 의원이었다. 2007년 대선 승리 이후 이듬해 4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뉴타운열풍으로 서울을 싹쓸이하다시피 했지만 추 전 장관은 광진을에서 승리했다. 민주당 입장에서 광진을은 국민의힘이 정치적 텃밭으로 여기는 강남3구와 마찬가지로 수성 가능성이 매우 높다. 반면 국민의힘은 서울 동부의 전략적 요충지인 광진을 탈환이 시급하다. 20대 총선과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에 제1당 자리를 내준 것은 바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선거 참패의 결과였기 때문이다.

여야가 총력전에 나선 광진을은 지난 21대 총선 최대 격전지였다. 문재인정부 청와대 출신의 고 의원은 광진을에 전략공천됐다. 상대는 여권의 거물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었다. 청와대 대변인 출신의 정치신인과 서울시장 출신의 유력 차기주자간의 맞대결은 흥미로운 구도였다. 사실상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었다. 광진을의 상황은 총선 기간 내내 언론보도의 타깃이 되면서 전국적 관심을 끌었다. 개표 상황은 더 극적이었다. 엎치락뒤치락하면서 손에 땀을 쥐는 반전의 연속이 선거 다음날 새벽까지 이어졌다. 천신만고 끝에 고 의원이 극적으로 승리했다. 또다시 낙선의 고배를 마신 오세훈 시장은 와신상담했다. 총선 패배 이후 1년 뒤인 2021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승리하며 전화위복의 계기를 마련했다.

그런 광진을이 재차 주목을 받고 있는 셈이다. 21대 총선에 이어 22대 총선에서 전국민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이다. 여야 공천 결과와 본선 대진표가 어떻게 짜여져도 모든 경우의 수가 전국적 관심이 쏠리는 빅매치 구도다. 전국적인 지명도와 폭넓은 대중성을 가진 여야의 내노라하는 거물급들이 총출동하기 때문이다. 대진표의 성격에 따러서는 윤석열 vs 문재인·현직 대통령간 자존심을 건 혈투가 불가피하다. 오세훈 vs 이재명이라는 여야 유력 차기주자의 간접 대결도 지켜볼 수 있다. 게다가 정치적 팬덤을 갖춘 전·현직 법무장관의 맞대결도 유권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조짐이다.

중요한 것은 광진을의 정치지형도 서서히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21대 총선 결과가 2.55%포인트의 초박빙 구도였다는 점에서 더 이상 민주당의 아성이 아니다. 자양동 일대의 재개발로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들어선 것은 물론 대학가의 영향과 편리한 강남 접근성으로 20·30 MZ세대의 유권자 비율도 높다. 실제 21대 총선 이후 표심은 변화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신승을 거뒀고 이어진 서울시장 선거에서 오세훈 시장은 손쉬운 승리를 거뒀다. 종합하면 광진을의 경우 여야의 팽팽한 접전구도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여야 사정에 정통한 한 정치평론가는 역대 총선에서 서울 종로는 늘 정치일번지로 불렸다. 청와대는 물론 정부서울청사와 광화문이 위치한 상징성이 무엇보다 컸다. 게다가 윤보선·이명박·노무전 대통령이 종로 지역구 의원을 거쳐 대통령의 자리에 올랐다면서 역대 총선 때마다 여야 거물들이 출마를 욕심낸 곳이다. 21대 총선에서도 이낙연 vs 황교안이라는 여야 잠룡들의 대결이 펼쳐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광진을은 내년 총선 최대 핫플로 떠올랐다. 여야 대진표에 따라서는 신()정치일번지로서의 부상이 확실시된다내년 422대 총선에서 서울 광진을의 승자가 누가 되든지 간에 전국민의 눈도장을 찍는 확실한 스타 탄생이 예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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