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 당 대표-청와대 대변인-충청권 광역長 출신 정관계 로비의혹 수사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정관계 로비 의혹으로 수사선상에 오른 퓨리에버코인 발행사 유니네트워크 대표 이 모 씨가 지난달 귀국해 경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표는 퓨리에버코인을 암호화폐거래소 코인원에 상장하기 이전부터 자사 홍보에 편의 제공을 위해 정관계 인사들에게 뇌물을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수사선상에는 구여권 핵심 실세들의 이름도 거론되고 있어 야권은 초긴장 상태다.

퓨리에버코인은 지난 3월 강남 40대 여성 납치 살인사건의 발단으로 지목된 코인이기도 하다.

- 강남 40대 여성 납치 살인 사건의 발단이 된 퓨리에버 코인 발행사, 경찰 압수수색
- "홍보 편의 봐달라" 로비 정황…전현직 공무원, 보좌관, 기업 임원 등도 조사 대상


본지의 취재를 종합해 보면 구여권 당 대표 출신 A씨, 청와대 대변인 출신 B씨, 충청권 광역단체장 출신 C씨 등은 유니네트워크 이 대표와 평소 ‘형님 아우’ 사이로 친분이 두터운 정황이 드러나 경찰 수사 선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A씨는 이 대표 측이 주최한 행사에서 축사를 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수사로 이들에 대한 혐의가 드러날 경우 수사는 정치권을 향하는 만큼 야권도 긴장 상태다.

경찰에 따르면 이 대표는 2020년 11월 퓨리에버코인을 코인원에 상장할 때 홍보에 편의를 봐달라며 사전에 발행된 코인을 정치권 및 전현직 공무원 등에게 건넨 혐의를 받는다.

해외에 체류 중이던 이 대표는 지난달 한국으로 돌아와 경찰에 자진 출석해 최근까지 여러 차례 조사에 임한 것으로 알려진다.

경찰은 이 대표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청탁과 함께 코인을 받은 혐의(뇌물수수 등)로 전직 행정안전부 공무원 박 모 씨도 함께 입건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은 지난 5월 이 대표와 박 씨 등의 주거지와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선 바 있다

- 전ㆍ현직 공무원 등에 홍보 편의 청탁

경찰은 유니네트워크 압수수색 과정에서 확보한  '초미세먼지 관리위원회' 명단을 토대로 로비 의혹을 살펴보고 있다. 이들이 퓨리에버코인을 받은 이유와 관련 증거를 찾는 작업을 함께 진행하며 여죄를 찾고 있다.

이 명단에는 전·현직 공무원과 대학교수 등 28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이 명단에는  전·현직 공무원, 대학교수, 언론사 편집국장, 국회의원 보좌관, 시민단체 대표, 기업 임원 등 총 28명이 의심을 받고 있으며 이 중 19명에겐 많게는 80만 개, 적게는 5000개의 퓨리에버 코인이 각자의 전자지갑으로 송금된 것으로 알려진다고 했다.

특히 행정안전부의 미세먼지 관련 공무원인 박 모 씨는 유니네트워크 측에 비공개 문건인 ‘미세먼지 저감실태 불시점검’ 공문을 e메일로 보내고, 유니네트워크가 한국비시피(BCP)협회 인증을 받도록 도움을 준 뒤 2021년 7월에 퓨리에버코인 15만 개(당시 시세 기준 약 600만 원)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 강남 납치·살해 사건 발단 지목되기도

한편 '퓨리에버코인'은 2020년 11월 '코인원'에 상장되자마자 2200원에서 1만 300원까지 치솟았다. 지식백과 '나무위키'에 따르면 퓨리에버코인은 가상자산 발행자들이 공개하는 '백서', 일종의 사업계획서에 블록체인을  활용해 질 좋은 공기를 관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소개했다.

대기업과 우수의 대학 등과 협업기관이라고 홍보하며 투자자들을 모았다. 하지만 나무위키는 이 행동들이 거짓일 확률이 높다고 의심한다. 단순 업무협약을 정식 협업으로 표기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한다. 

결국 퓨리에버코인은 상장 직후 다시 2000원대로 폭락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도 의심을 거두지 않는다. 코인 시세조작 의혹을 조사 중이다. 이 대표 측은 "상장과 관련해 어떠한 불법도 없었다"는 입장을 외부에 밝힌 것으로 알려진다.

'강남 납치·살해 사건'의 피의자로 구속된 용의자 3인조 중 이경우(36)가 지난 4월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수서경찰서에서 검찰로 구속 송치되고 있다. [뉴시스]
'강남 납치·살해 사건'의 피의자로 구속된 용의자 3인조 중 이경우(36)가 지난 4월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수서경찰서에서 검찰로 구속 송치되고 있다. [뉴시스]

퓨리에버 코인은 지난 3월 발생한 '강남 납치·살해 사건'의 발단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해당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유상원·황은희 부부는 2020년 10월 피해자의 권유로 퓨리에버 코인 1억 원 상당을 구매하고, 투자자를 모집해 30억 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이듬해 가격이 폭락하며 큰 손실을 보았고, 이경우 씨 등에게 피해자를 살인하라고 교사한 혐의(강도살인 및 강도예비죄)로 구속 기소돼 재판받고 있다.

코인원에서 단독으로 거래되던 퓨리에버 코인은 지난 4월 상장 폐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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