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차신경통]

삼차신경통은 매년 10만 명당 4.5명에게 발생하며, 40-50대 환자에게 흔히 발병하는데,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발병률이 점점 늘어난다. 또한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흔하게 나타난다.

삼차신경통의 유병률이 높지 않아 사람들에게 생소한 질환일 수 있지만, 급격한 고령화로 인해 중, 노년층의 인구가 늘어나다 보니, 삼차신경통에 대한 인지와 치료가 중요해지고 있다.

삼차신경(trigeminal nerve)은 얼굴의 감각과 씹기 근육의 운동을 담당하는 12쌍의 뇌신경 중 제5번 뇌신경이다. 삼차신경에 병리적인 문제가 생겨 얼굴의 감각이상, 안면 근육의 근력 약화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되는 병을 삼차신경병증이라 하며, 그 중 특히 통증이 주된 증상일 때에는 삼차신경통이라고 한다.

삼차신경통은 얼굴 한쪽에 극심한 통증이 발작적으로 나타나게 되는 질환으로 날카로운 송곳으로 찌르는듯한 통증, 칼로 도려내는 것 같은 통증이나 뺨을 맞은 것 같은 통증, 전기가 흐르는 것 같은 통증 등 매우 심한 통증으로 고생을 하게 된다.    

갑작스럽게 통증이 나타나며, 극심한 통증은 수 초 에서 몇 분 정도 반복적으로 나타나다가  사라지게 된다. 발작과 발작 사이에는 증상이 없지만, 매우 심한 발작이 지나간 후에는 둔한 통증이 잠시 지속될 수 있다. 둔한 통증이 오랫동안 지속되면 종양 등에 의한 삼차신경통의  가능성이 있어 진단이 꼭 필요하다.

또한 병의 경과가 길어질수록 발작 시의 통증은 점점 심해지고 발작 간격은 짧아지기 때문에 초기 통증 완화 치료가 중요하다.

얼굴의 한쪽에만 편측성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얼굴의 특정 부위를 만질 때 혹은 얼굴 근육을 움직일 때 통증이 유발되기도 하다보니 세수를 하거나 밥을 먹거나 하는 일상생활이 힘든 경우도 많다.  

삼차신경통은 정확한 발병 기전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외상, 대상포진, 종양 등을 비롯한 다양한 원인에 의해 삼차신경에 압박이 가해져 혈액공급이 원활하지 못하고 신경이 손상되었을 때 민감한 신경통으로 발현된다고 추측된다.  

삼차신경통의 양방 치료로는 항경련제인 카바마제핀이 가장 효과적인 약물로 알려져 있다. 초기에는 70~80% 정도의 환자가 증상 호전을 보이지만, 일시적인 통증 해소일뿐 점차 통증 경감 효과가 감소하여 5년 이상 경과한 경우에는 25% 정도의 환자에서만 효과가 있다. 그리고 약물에 의한 부작용이 40% 정도의 환자에게서 발생하며 졸음, 어지러움, 보행실조, 백혈구감소증, 스티븐스-존슨 증후군, 간독성, 재생불량성 빈혈 등이 있을 수 있다.

부작용 줄인 
통증 한방 치료


또한 임산부는 약물이 태아 기형을 유발하므로 사용하기 어렵다.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이 심한 경우에는 다른 종류의 항경련제를 사용하기도 하고, 국소적 마취 크림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약물치료를 진행하다가 더 이상 통증 제어가 안되거나 차도가 없을 때에는 신경감압술을 고려하기도 한다.

신경감압술은 전신마취 후 해당 부위의 혈관과 신경을 분리한 후, 그 사이에 물질을 삽입하여 혈관의 박동이 신경에 전달되지 않도록 신경을 감압하는 고난도의 수술이다.

수술 중 신경을 살짝 잘못 건드려져 다양한 후유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이 있으며, 또한 수술이 성공적이었다 하더라도 약 15%에서는 통증이 계속 나타나거나 뇌출혈, 이명, 안면마비 등의 합병증 발생률이 증가할 수 있다.

따라서 삼차신경통의 치료에 있어서 부작용은 없고 통증 완화에는 효과가 큰 한방 치료가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삼차신경통에 시행하는 한방 치료로는 침, 한약, 약침, 추나요법 등이 있다.

개인 체질·원인 고려한 
한약 처방

삼차신경통에 대한 국내 임상연구에서 환자 60명을 진짜 침 치료군과 거짓 침 치료군, 그리고 양약 복용군으로 구분해 10주간 치료를 진행한 결과, 치료 종료 6개월 후의 평가에서 진짜 침 치료군에서만 통증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침 치료가 삼차신경통의 완화와 재발 방지에 효과가 있다는 것이 증명된 바 있다.

또한 다른 연구에서는 삼차신경통 환자에게 항경련제인 카바마제핀을 단독으로 투약한 환자군보다 침 치료와 전침 치료를 병행하여 시행한 환자군에서 통증의 호전이 뚜렷했으며 또한 낮은 재발률이 나타났다.

삼차신경통의 치료를 위해서는 추나요법도 중요한 치료이다. 삼차신경과 경추 1, 2, 3번은 삼차신경 경추 복합체(TCC)를 통하여 연결되어있다. 따라서 목이나 어깨부위의 경추통증유해자극은 TCC를 통해 삼차신경으로 지속적으로 전이되어 안면의 이상감각변화를 유발할 수 있다.

추나를 시행하여 경추주변의 근육 긴장이나 혈관의 압박을 줄여줌으로써 삼차신경통의 증상개선에 도움을 준다.

한의학적으로 삼차신경통의 원인을 풍한습(風寒濕)의 나쁜기운(邪氣)가 안면 부위에 침입하거나, 혹은 과도한 스트레스와 마음의 불안정으로 인해 심열(心熱)이 얼굴에 모여서 생긴 것으로본다. 또한 안면은 경락 상 소화기와 연관이 있는 곳이므로 비위(脾胃)가 자기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해 담적(痰積)이 발생하여 생기기도 한다.

개인의 체질과 원인에 맞는 한약을 처방하여 체질을 개선하고 몸을 순환시켜 면역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이를 통해 자율신경의 불균형을 조정해주고 신경의 민감도를 떨어뜨리게 되는데, 한약을 복용함으로써 삼차신경통 발작 시의 통증은 감소시키고, 발작이 일어나지 않는 시기는 점점 길어지도록 완화시켜 재발을 방지한다.

또한 삼차신경통뿐만 아니라 두통 현훈 두중감 등과 같은 동반증상도 같이 개선가능하다. 삼차신경통은 극심한 통증과 반복되는 발작으로 인해 삶의 질이 떨어지고, 마음의 스트레스와 불안함이 높아진다.

한방치료를 통해서 증상을 완화시키고 약해진 건강을 회복시킨다면 삼차신경통 환자의 삶의 질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수원바를정 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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