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지지율 정체에 이재명-이낙연 회동서 온도차만 재확인
이재명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사법리스크'도 퇴진설 부추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l 정두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10월 사퇴설'이 재점화하는 모양새다. 민주당의 지지율 하락세와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 수사 등이 촉매제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최근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던 '명낙(이재명-이낙연) 회동'이 성사됐지만,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 민주당 전·현직 대표간 미묘한 시각차가 감지된 것도 이러한 가설에 힘을 싣고 있다는 분석이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10월 사퇴설'은 정치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는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처음 운을 띄웠다. 장 소장에 따르면 일각에서 이 대표와 당 지도부가 오는 10월에 총사퇴하고, 민주당은 새 전당대회를 열어 신임 지도부로 차기 총선 대비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특히 민주당 차기 지도부를 이끌 적임자로 김두관 의원이 지목됐다. 

또 장 소장 전언에 따르면 이미 이 대표와 김 의원 사이에 이같은 내용으로 사전 교감이 있었고, 당내 친명(친이재명) 초선 그룹인 '처럼회' 소속 의원들의 동의가 있었다고 알려졌다. 김 의원은 지난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부터 올해 원내대표 경선까지 당내 주요 국면에서 꾸준히 두각을 나타낸 바 있다. 

정치권에선 이처럼 이 대표 퇴진설이 촉발한 데에는 민주당의 지지율 하락이 주효했다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 등 여권발 악재가 엄존한 상황이지만 민주당의 지지율이 정체된 데다, 이 대표에 대한 8월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 등 사법리스크도 잠정 뇌관으로 지목되면서다.  

실제로 지난 30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의 정당지지율은 29%로 나타났다. 지난 3월 이후 동 조사에서 민주당이 20%대 지지율을 보인 것은 처음이다. 한국갤럽은 "현 정부 출범 후 최저 수준에 가깝다"며 "최근 한 달간 흐름만 보면 민주당 지지도가 점진 하락세"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알앤써치가 CBS노컷뉴스 의뢰로 지난 26~28일 진행한 정당지지율 조사에서도 민주당은 전주 대비 4.5%포인트 떨어진 43.3%를 기록했다.

지지율 흐름과 별개로도 민주당에선 그간 지도부 퇴진설과 비상대책위위원회 전환설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다만 이번 '이재명 10월 퇴진설'은 친명 지도부와 대립각을 세웠던 당내 비명(비이재명)계가 아닌 장외에서 분출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친명계 인사로 급부상한 김두관 의원이 민주당의 총선 지도체제를 이끌 '플랜 B'로 지목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조정식 사무총장 등 민주당 주요 당직자와 지도부는 "지나친 소설" "말도 안 되는 지라시"라며 일축하고 있다. 민주당 한 지도부 관계자는 "오히려 7월 마지막주 민주당이 지지율에서 여당을 크게 앞섰다는 여론조사도 많은데, 지도부 퇴진설이 나오는 것이 말이나 되나"라며 "내년 총선은 현 체제로 치러질 것"이라고 못 박았다.

또 민주당 처럼회 소속 초선 의원도 본지와의 통화에서 "김두관 의원이 어쩌다 거론됐는지는 모르겠으나, 처럼회가 김 의원이 차기 지도부를 맡는 데 동의했다는 소문은 지라시 수준"이라고 일축했다.

다만 이 대표의 주요 사법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는 쌍방울그룹의 대북송금 의혹의 실체가 '키맨'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김성태 전 회장의 법정 증언으로 점차 윤곽이 드러나면서 '10월 퇴진설'은 잦아들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아울러 최근 '명낙회동'에서 이 전 대표는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선 당 혁신이 최우선 과제라며 '초계적 협력'을 당부한 이 대표와 다소 결을 달리했다. 이는 친명-비명의 정서적 괴리가 좁혀지기 쉽지 않다는 점을 시사하는 만큼, 이 또한 총선 예비국면에 접어든 민주당의 잠정 리스크다.     

※상기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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