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비하' 구설수 빚은 金 위원장 2일 공식 사과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노인 폄하' 논란과 관련해 사과를 하고 있는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 [뉴시스]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노인 폄하' 논란과 관련해 사과를 하고 있는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 [뉴시스] 

[일요서울 l 박철호 기자] '여명(餘命) 비례 투표' 발언으로 논란이 인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3일 노인 비하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앞서 지난 2일 대한노인회가 김 위원장의 발언을 두고 국가의 기초를 닦은 노인 세대에 대한 '학대 행위'라고 지적한 것에 대한 조치다. 이렇다 보니 민주당 안팎에서는 혁신위 해체론의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김 위원장은 3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김 위원장은 "어르신들 마음을 상하게 한 점에 대해선 더욱 정중히 사과드린다"며 "어르신들 헌신과 경륜을 존중해야 한다는 말씀 새겨듣겠다. 그러한 생각에 한 치의 차이도 없음을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이런 상황을 일으키지 않도록 더욱 신중하게 발언할 것이며 지난 며칠 동안 저를 질책해 준 모든 분께 다시 한 번 사과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다시 한번 고개 숙였다. 이어서 김 위원장은 대한노인회 중앙회를 방문해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에게 사과 후 면담을 진행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이날 당내 사퇴 요구에 대해선 "혁신의 의지는 그대로 간다"고 일축했다. 

반면 민주당의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3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얼른 사과했으면 될 것을 별것 아니라는 식으로 나오고 또 양이원영 민주당 의원은 또 기름까지 끼얹고. 그래서 일을 키운 거 아닌가"라며 혁신위 무용론을 주장했다. 이어서 "지도부가 그대로 있는 속에서 혁신위 만들어봐야 지도부에 눈치 보는 혁신위가 그게 무슨 혁신위가 되겠나"며 한계를 지적했다. 

아울러 친명계(친이재명계)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민주당) 의원들 텔레그램 방에서 (김 위원장이) 사퇴하라는 그런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한다"면서도 "그런데 김 위원장이 사퇴하고 혁신위가 실패하면 누구 좋은 일을 시키는 것인가. 그것은 윤석열 검찰 정권이 원하는 일인데 이런 목소리가 당내에서 나온다는 게 굉장히 안타깝다"며 혁신위의 마지막 기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한 초선 의원은 3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김 위원장이 사과하지 않았다면 의원들이 끌어내렸을 것"이라며 "당을 혁신한다고 오신 분이 왜 투표 독려를 하나. 혁신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김 위원장의 사퇴와 관련해서는 "이 상황에서 누가 또 올 수 있겠나"라며 "제대로 사과하고 당헌·당규 개정 등 정당개혁에 충실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이렇다 보니 혁신위 논란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리더십 문제로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는 상황이다. 비명계(비이재명계)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지난 2일 자신의 SNS를 통해 "혁신위를 향한 비판과 불신이 날로 커지고 있다"며 "이 대표가 휴가 중에 보겠다는 드라마 D.P도 ‘뭐라도 해야지’라며 잘못된 실상과 그 잘못을 방관하고 있는 사회에 대해 묵직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민주당의 혁신과 미래를 위해 책임 있는 당대표로서, 정말 뭐라도 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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