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성기능장애] 스트레스 기반 성기능 장애⋯ 재발 시점 예상 불가능해

 

남성에게 과연 성(性)이란 무엇일까. 동양의 사회문화적 특성상 성(性)은 쾌락의 도구라기보다는 종족보존을 위한 생식의 수단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실제로 남성에게 성(性)은 사회적, 경제적 성공과 더불어 남자의 도전과 열망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만약 남성에게 성에 문제가 생기면 자신의 인생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인식하기에 남성에게 성은 '종족보존' 이라는 가치를 넘어 '삶' 이라는 죽고 사는 큰 의미라 칭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남성의 성기능장애는 남성의 50% 이상에서 나타날 정도로 보편적이지만 사회통념상 공론화하기 힘든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현대에 이르러 성문화가 개방되는 추세이며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한의학에서도 성기능장애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과거 정신의학 위주에 기반을 둔 남성의 성기능장애와 다르게 현대의학에서는 신경계, 내분비계, 혈관계, 비뇨생식기계 이상 등의 기질적 원인도 점차 밝혀지고 있지는 추세다.

하지만 아직도 정신적인 문제가 주된 원인이며, 기질적 성기능장애에서도 심리적 요인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보고 있다.

남성의 성기능장애는 성교 시 성기의 발기와 사정에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첫 번째는 사정과 관련된 성기능장애이다. 대표적인 것이 조루이다. 조루는 너무 빨리 사정하여 더 이상 성교를 이어갈 수 없는 것이다. 단, 조루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정해진 것이 아니다. 본인이 원하는 시간보다 훨씬 못 미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15분 이상의 관계를 원했지만 5분 만에 사정하여 더 이상 관계를 가지지 못하는 상태가 되었을 때, 이 남성의 입장에서는 본인이 원하는 만큼 시간을 조정할 수 없었다는 아쉬운 느낌을 받아 조루라고 인식할 수 있다. 반면 조루의 반대인 ‘지루’가 있다. 지루는 말 그대로 지루한 관계이다.
매우 오랜 시간 동안 관계를 하여도 사정이 되지 않는다. 조루와 지루 모두 사정을 원하는 시간에 할 수 없는 성기능장애다.

두 번째는 발기와 관련된 성기능장애다. 남성은 발기가 되지 않으면 성관계를 가질 수 없기 때문에, 처음에는 발기가 되었다가도 관계 도중에 발기가 풀리는 발기부전 상태인 경우 성관계는 차단된다. 그래서 발기부전 환자들은 어떻게든 음경의 해면체로 일정시간 혈류를 유지하는 약물을 복용해서 발기상태를 유지하려고 한다.

반대의 발기지속증도 있다. 이는 성관계와 관계없이 일단 발기가 되면 너무 오랜 시간 동안 발기가 지속되는 현상이다. 발기가 너무 지속되면 본인과 상대가 힘들고 고통스러울 수 있다. 보통 발기지속증인 남성은 지루와 연결되어 있고, 발기부전 남성은 조루와 연결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발기가 제대로 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사정을 하거나, 아무리 노력해도 사정을 못하는 발기지속증은 보다 심각한 성기능장애에 있다. 또한 아무리 노력해도 발기자체가 되지 않는 성기능장애에 발기불능이 있다. 발기불능은 성관계도 차단되고 사정도 불가하기에 성기능이 상실된 상태를 의미한다. 나아가 치료에도 효과를 보지 못하는 발기불능환자의 경우는 남성의 성기능장애 중에서도 환자 본인이 남성성을 상실한 것으로 느껴져 최악의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성기능장애인 남성의 심리는 성기와 직접 연결되어 있다. 즉, 성기에 문제가 생겨서 성기능이 올바르게 작용할 수 없는 것, 원하는 성관계를 만족스럽게 해내지 못하는 상태에서 발생되는 심리상태를 의미한다. 이런 상태에서는 인식되어 유입되는 성과 관련된 모든 정보들이 스트레스로 작용된다.

남성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표현을 해야 하는데 창피하고 수치스럽고 자존심이 상한다는 이유로 표현을 하지 못하고 억압한다. 동시에 가지고 있던 스트레스의 기억들(성기능장애가 발생했던 기억)이 연관되어 작용하면서 유입된 정보로 인한 스트레스보다 몇 배의 스트레스로 증폭된다. 이를 해결하려면 가장 강력한 성표현인 만족스러운 성관계가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성기와 연결된 발기, 사정 등의 문제로 만족스러운 성관계가 이루어지지 못하면 오히려 스트레스는 더 증가하고 성기능장애는 심화된다.

성기능장애가 심화된 남성은 중증으로 넘어가 성과 관련된 강력한 스트레스로 인해 성적 자극에 대한 노이로제 상태가 된다. 성과 관련된 스트레스가 발생되면 너무 예민해지고 인생에서 큰일이 벌어진 것으로 간주하게 된다. 이러한 스트레스가 쌓이며 즉각적으로 풀어야 하지만 성기능장애로 인해 만족할 수 있는 정상적인 성관계를 할 수 없는 경우에는 성을 가장 쉽게 취하는 방법을 찾게 된다. 상습적으로 성인물을 찾아본다거나, 성매매를 하거나, 본인의 파트너 이외의 다른 여성에게 해답을 찾거나 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하지만 쉽게 성이 성취가 된다는 것은 반드시 대가가 따른다. 성을 사랑표현이 아닌 하나의 쾌락이자 기분 전환, 스트레스 해결수단으로 사용하게 되면 다음에도 이러한 방식으로, 더 자극적인 방식으로 스트레스를 풀어야만 하는데 하지 못할 때의 강박으로 인한 중독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되면 평소에는 성적 자극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지속되는 성 스트레스상태로 정상적인 성기능(사정, 발기 등)이 상실되고 기혼자의 경우 아내와의 정상적인 성생활 유지 또한 불가하다.

남성의 중증 성기능장애인 성적 노이로제 상태는 남자에게 있어서 죽고 사는 문제이자 관계중독(외도, 성매매)이나 강박, 불안장애를 유발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신체적 질병으로 발생되어간다. 남자의 불면증, 과민성 대장염, 신경성 위장질환, 원인을 알 수 없는 여러 가지 근골격계통증, 기타 정신질환(공황장애, 불안, 강박 등)이 그러하다. 이 상황까지 오게 되면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치료가 되지 않는다. 발기부전치료제나 정력에 좋다는 보약으로는 오히려 효과에 대한 집착과 강박이 더 심화될 뿐이다.

한의학에서는 남성의 성기능장애를 심리적으로 분석하여 간기울결(肝氣鬱結), 심화상염(心火上炎), 심신불교(心腎不交) 등으로 변증 하여 치료하다. 성적 자극에 의한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고 불필요한 성적표현에 대한 강박과 불안을 치료하며 성기능을 강화시킬 수 있다.

또한 성기능이 강화되면 발기와 사정도 정상화되어 성기능이 정상화된다. 성기능장애가 치료되면 성적 자극에 의한 스트레스가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된다. 성은 쾌락이 아니라 오로지 사랑하는 사람에게 열정과 사랑을 주기 위한 수단으로써 받아들여야 한다. 다시 말해 필요할 때만 잠깐 꺼냈다가 쓸 수 있는 것이 정상적인 성기능이다. 필요하지 않은데 하나의 쾌락이자 기분 전환, 스트레스 해결수단으로 성을 사용하게 되면 성기능은 언제든지 다시 떨어지게 되고 어느 시점에 증상은 또다시 재발할 수 있다.
 
<한동화 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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