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영업익 6156억 원…전년比 29.9%↓
“석화 부진 지속…3대 신성장 사업 키울 것”

LG화학 대산공장 전경 [LG화학 제공]
LG화학 대산공장 전경 [LG화학 제공]

석유화학 업황 불황으로 올 2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든 LG화학이 첨단소재 부문을 앞세워 하반기 실적 개선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3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 올 하반기도 석유화학 업황 회복이 불투명한 상황이지만 3대 신성장 사업 육성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바꾸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첨단소재 강화를 위해 북미 시장 진출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LG화학은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에 이어 연내 분리막 미국 투자 여부를 확정하고 2027년까지 분리막 현지 공급 체계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분리막은 양극재‧음극재‧전해액과 함께 배터리 4대 소재로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분리막 시장 규모는 2020년 36억 달러(약 4조6612억원) 수준에서 2030년 219억 달러(약 28조3561억 원)로 연 평균 20%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은 이미 일본 도레이와 합작법인을 세우고 헝가리에 분리막 공장을 가동 중이다.

양극재의 경우 연산 12만 톤의 미국 최대 규모 양극재 공장 건설에 30억 달러(약 4조850억 원)를 투자한다고 지난해 11월 선언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대응력이 한층 높아질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테네시 양극재 공장은 내년 1분기에 착공해 오는 2025년 말부터 양산에 들어간다. 양극재 12만 톤은 전기차 약 120만대분의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하반기 양극재‧ PVC 중심으로 점진적 회복 기대”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전날 LG화학에 대해 “2분기 실적은 부진했지만 하반기 양극재 및 PVC 중심의 점진적 회복이 기대된다”며 “양극재 사업은 3분기까지 부진하겠으나, 4분기 반등이 전망된다”고 말했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LG화학의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8.8% 증가한 14조5000억 원, 영업이익은 29.9% 감소한 6156억 원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이는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 일회성 충당금 영향이며, 화학 사업은 예상대로 적자가 지속됐다는 분석이다.

다만 GM이 전기차(EV) 생산량의 목표치를 유지하는 건 긍정적 요소라고 짚었다. 강 연구원은 “GM은 전기차 판매 목표를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면서 “얼티엄 플랫폼 모델 인도 일정이 지연됐으나 대부분이 하반기 중 인도됨에 따라 4분기 중 양극재 판매량이 회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격적인 투자 계획을 이어가기 위한 캐시카우 사업의 현금창출능력이 낮아진 점은 아쉽다”면서도 “향후 자금 조달 방안은 풍부한 만큼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범용 화학 산업의 전반적인 공급과잉은 피할 수 없지만 폴리염화비닐(PVC)과 가성소다는 회복이 빠를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자회사 지분을 활용한 교환사채(EB) 발행과 일부 설비 매각 가능성 제기 등 구조 개편을 위한 리소스가 충분히 조달 가능해 화학 업황이 일부만 개선되더라도 구조개편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3분기 수익성 부진 예상…목표가 잇따라 하향

한편 일부 증권사들은 최근 LG화학에 대해 단기 실적 부진과 메탈가격 하락으로 3분기 수익성 부진이 예상된다며 목표주가를 낮춰 잡기도 했다.

신한투자증권은 기존 96만 원에서 90만 원, 메리츠증권은 96만 원에서 76만 원, 유진투자증권은 90만 원에서 75만 원, 하나증권은 85만 원에서 78만 원으로 각각 LG화학의 목표가를 하향 조정했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은 3분기 견조한 판매량에도 메탈 가격 급락에 따른 판가 하락과 역래깅 효과로 전기 대비 큰 폭의 수익성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다만 4분기 북미향 출하량 증가 및 부정적 래깅 효과 소멸 등으로 실적은 점차 개선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 시점에서 LG화학은 판매물량이 보장되지 않아 최종 고객사의 업황 변동에 따라 출하량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며 “하반기 다소 부정적인 판매량과 단가 흐름으로 양극재 매출액은 반기 대비 39% 감소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향후 LGES(LG에너지솔루션) 등 고객사들과의 물량 보장 계약 등 출하량 및 판매단가 흐름에 변화가 감지될 시점에 맞춰 추정치와 투자의견은 변경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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