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靑春)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니, ‘한창 젊고 건강한 나이 또는 그런 시절을 봄철에 비유하여 이르는 말로 나와 있다. 비슷한 말이라고 생각한 청년(靑年)을 찾아보니,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한창 힘이 넘치는 때에 있는 사람이라고 나온다. 역시 비슷한 말로 쓰이고 있는데, 청춘은 뭔가 고풍스러운 느낌이 나고, 청년은 현대어 같은 느낌이 난다.

아마 그것은 필자가 소위 86세대로 민태원의 청춘예찬이라는 수필을 바이블처럼 되뇌며 자란 세대이기 때문일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도 청춘예찬세대임에는 틀리지 않을 것 같은데, 필자는 청춘에 필(feel)이 꽂혔다면, 그는 아마도 예찬에 필이 꽂혔던 것 같다. 윤석열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이해도가 가장 높은 장예찬을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아마 윤석열 대통령이 수필을 썼다면 그 제목은 청년예찬이었음이 틀림없었을 것이다.

그런 청년,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의 발언이 거침이 없다. 청년의 끓는 피는 따뜻한 봄바람을 불어 보내는 데 그치지 않고 폭풍우를 휘몰아치게 한다. 정적의 볼때기만 따가운 것이 아니라 같은 편의 볼때기도 사정없이 후려친다. 역시 청년예찬의 이유는 충분함을 넘어 차고도 넘친다. 그의 안목에 경의를 표해야 함을 비로소 깨달은 필자는 진영논리에 갇혀 있던 스스로를 구제한 기쁨에 그저 안도할 뿐이다.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이 지난 83KBC 광주방송 여의도초대석이라는 프로그램에서 내년 410일 실시 예정인 제22대 국회의원선거에서의 국민의힘의 필승전략을 매우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상대의 패를 정확히 읽고 있고, 상대의 치명적 약점마저 꿰뚫고 있음에도 그 모든 전략을 방송에서 모두 공개하는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 주었다. 더불어민주당의 심장인 광주의 지역방송에서 누구나가 다 알고 있지만 얘기하지 못했던 사실을 말한 것이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만인을 앞에 두고 한 용기 있는 발언이라고 할 것이다.

그의 발언의 구체적인 내용은, “민주당 입장에서는 이재명 대표를 물러나게 하지 않고서는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다는 냉정한 현실 인식을 해야 되는데, 아직까지 그런 인식을 못 하는 건지 아니면 알면서도 총선 공천을 받기 위해서 아무도 고양이 목에 방울을 못 다는 것인지라며, 더불어민주당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렸다. 모르는 사실이 아니라 모른척하고 싶은 사실, 더불어민주당의 현실이다. 그것을 국민의힘의 청년최고위원이 공개적으로 거론하는 것은 더불어민주당의 치욕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는 이 대표가 버티고 있는 이상 민주당이 국민 신뢰를 받기 어렵기 때문에 우리가 더 잘하지 않아도 더 혁신하지 않아도 이재명보다는 나을 거라는 안이한 인식을 하면 안 된다.”, 한마디 덧붙인다. 국민의힘의 리스크도 명확하게 알고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본심이 나온다. “이재명 리스크가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 입장에서는 축복이고, 민주당 입장에서는 가장 큰 악재인 것 같다.”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이 이토록 이재명 예찬론을 띄우는 이유는 왜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힘의 승리를 이끌고 싶기 때문이다. 자신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만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그는 이재명 대표를 붙들어 놓아야만 승리의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육감적으로 알고 있다.

지난 대선 때부터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는 적대적 공생관계에 있다. 누군가가 무너지면 함께 무너진다. 그런데 먼저 무너지면 치명상을 입는 쪽은 나중에 무너진 쪽이다. 역학 구도상 윤석열 대통령이 먼저 무너질 리는 없다. 윤석열 대통령의 치명적 약점을 꿰뚫고 있는 장예찬 청년최고위원의 분석은 소름 끼치고, 그를 발탁한 윤석열 대통령은 새삼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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