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이기우 언론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사퇴설에 시달리고 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부상하고 있는 데다 김은경 혁신위원장의 노인 비하 발언, 당 지지율 하락 등이 겹치면서 이재명 책임론까지 불거진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10월 사퇴설, 12월 사퇴설 등 이 대표의 거취를 놓고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이재명 10월 사퇴김두관 대안론까지 불거진 것이다. 민주당에선 찌라시 수준이라며 선을 그었으나 사법 리스크가 존재하는 이상 이재명 사퇴설은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표와 김두관 의원이 담소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표와 김두관 의원이 담소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10월 사퇴-김두관 대안론 제기, , ‘시기상조’- 김두관 일축
체포동의안 제출시 국회 통과 여부 및 기소 등 사법리크 중대변수

민주당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최저 수준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엠브레인퍼블릭, 케이스탯리서치,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2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국민의힘 32%, 민주당은 23%를 기록했다. 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장의 노인 비하 발언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전권을 갖고 김 위원장을 임명한 이재명 대표에 대한 책임론까지 거론되고 있다. 비명계 인 김종민 의원은 이 대표가 휴가 중에 보겠다는 드라마 ‘D.P.’뭐라도 해야지라며 잘못된 실상과 그 잘못을 방관하고 있는 사회에 대해 묵직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당 대표로서 정말 뭐라도 해야 하지 않겠나고 말했다.

이런 와중에 이 대표를 둘러싼 사법리스크가 재점화되고 있다. 검찰이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수사에 속도를 내면서 이 대표 ‘8월 영장 청구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여기에다 명낙회동역시 당내 계파 갈등을 봉합하지 못했다. 두 차례 연기된 끝에 지난 28일 이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가 만찬을 했으나 양측의 입장차만 드러냈다. 만찬 회동에서 이 대표는 총선 승리를 위해 당의 단합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 전 대표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이 전 대표는 민주당을 최상의 상태로 만들기 위해 대담한 혁신이 필요하다. 혁신을 통해 단합하고 국민의 신뢰를 다시 얻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로 인해 이 대표 리더십도 휘청이고 있다.

이재명 10월 사퇴론, 당 지도부 선 긋기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이재명 사퇴론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10월 사퇴론이 불거졌다. 이 대표의 10월 사퇴설은 여권 성향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의 발언으로 시작됐다. 장 소장은 지난달 28일과 29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이 대표가 10월에 사퇴를 하고 전당대회를 열어 새 지도부를 뽑아 내년 총선에 대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장 소장은 민주당 혁신의 가장 중요한 건 이 대표의 거취 문제다. 아주 중요한 얘기를 들었다“10월달에 퇴진을 한다고 한다. 추석 후에 10월달에 퇴진하는 걸로 이미 생각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또 민주당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내년 총선 위기감 등으로 인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도 했다. 그는 이 대표가 내가 계속 버텨 총선에서 패배한다면 나도 죽고 당도 죽고 진보진영이 무너진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라는 말을 들었다이 대표 퇴진 이후 K의원을 당대표로 밀 생각으로 지금 40여명의 의원들을 하나의 뜻으로 모았다고 한다. 곧 이러한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와 친명계는 비대위가 아닌 전당대회를 통해 K의원을 이 대표의 후임 대표로 밀겠다는 것이다.

물마시는 이재명 대표. 뉴시스
물마시는 이재명 대표. 뉴시스

장 소장은 K의원에 대해선 김두관 의원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2021년 대선후보 경선에서 이 대표 지지를 선언하며 중도 사퇴했다. 올해 원내대표 선거에서도 친명계를 강조하기도 했다.

장 소장은 특히 김 의원을 차기 당대표로 당권 이양을 준비하는 세력은 친명 핵심인 처럼회중심 의원 40여명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추석을 지낸 뒤인 10월에 이 대표가 사퇴하고 전당대회를 새롭게 열어서 정통성 있는 지도부를 새로 뽑아 내년 총선에 대비한다는 의견에 40명 정도의 의원들이 합의됐다이재명 대표가 후임자로 생각하는 김 의원과 여러 얘기를 나눴다. ‘처럼회소속 의원들과도 함께 논의를 해서 일정하게 합의를 했다는 얘기라고 전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찌라시 수준의 소설이라고 일축했다. 민주당 조정식 사무총장은 정색해서 논평을 할 것은 굳이 없다각자 상상력과 소설은 자유지만 남의 당을 소재로, 그런 소설을 써대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처럼회 소속 한 의원은 매주 처럼회 모임에 나가지만 듣도 보도 못한 황당한 얘기라며 도대체 소설이라고 하기엔 값어치가 낮은 수준이다. 다른 처럼회 의원들도 모르고 있다고 했다. 비명계 의원들도 지금 당에서 전당대회를 준비해서 10~11월에 전대를 여는 것은 쉽지 않다”, “실체가 없다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처음 10월 사퇴설을 제기한 장 소장도 “10월 사퇴는 못 한다. 왜냐하면 장성철이 김 뺐기 때문이라며 정치적인 결단을 통해서 국민에게 감동을 줘서 민주당에게 국민적인 관심과 눈길을 돌리려는 정치적인 정무적인 판단이 있었는데 김이 새버렸다고 주장했다.

12월 거취 결정설부터 연말 연초 사퇴설까지

이재명 10월 사퇴설은 물 건너가는 분위기지만 12월 거취 결정설을 비롯해 연말 연초 사퇴설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비대위로 갈 거냐, 어떻게 할 거냐 얘기는 그때 나올 것이라며 12월에 이 대표 거취가 논의될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 당 대표 잔여 임기가 8개월 이상 남았을 때 이 대표가 사퇴하면 전당대회를 열어 후임 대표를 뽑아야 한다. 이 대표의 임기는 2024828일까지다. 오는 1228일 이전에 사퇴하면 전당대회 개최가 가능하다. 민주당 한 의원은 현재 당원 분포로는 이 대표가 물러나도 치명계가 새 당 대표로 뽑히게 된다면서 총선 승리가 더욱 어려워지니 굳이 비명계에서 이재명 퇴진을 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1228일 이후 대표 궐위 상태가 된다면 전당대회가 아닌 중앙위원회에서 잔여 임기 당대표를 선출하게 된다. 중앙위원은 소속 의원 전원과 지역위원장, 당 소속 광역·기초단체장으로 구성된다. 강성 팬덤이 영향을 미치기 어렵기 때문에 친명계라는 이유로 선출되기는 힘들다. 정청래 최고위원이 “12월에 이 대표를 마구 흔들 수 있다12월 주의보를 발령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실제 연말·연초 공천권을 둘러싸고 친명계와 비명계 간 갈등이 고조되면서 이 대표 거취 문제가 화두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 이 대표가 직접 공천에 관여할 시 당내 분란이 가중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혁신위를 향한 당내 불만 등으로 이 대표의 입지도 위태로운 데다 비명계의 반발이 이어지면 현 지도부가 아닌 비대위 체제로 전환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재명 사법리스크 변수이재명 고수냐? 사퇴냐?

뉴시스
뉴시스

다만 당내에서는 현 시점에서 이런 전망은 무의미하다는 지적이 많다. 이 대표의 리더십 위기는 사법리스크에서 시작된 만큼,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이 대표의 입지가 흔들릴 수도, 강화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 민주당은 이 대표 체제에서 총선을 치를 수 있을지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이 대표는 대표 출마 때부터 당내에서 사법 리스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잖았다. 특히 비명계를 중심으로 질서 있는 사퇴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경기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개발 특혜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조만간 이 대표를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최근) 정진상 전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을 불러 조사한 내용을 검토한 결과, 성남시장이었던 이 대표도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이 대표와 소환 시기와 방식에 대해 조율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백현동 개발은 2015년 이 대표가 성남시장 재직 당시 정부의 공공기관 이전 계획에 따라 지방으로 이전한 한국식품연구원 부지를 아파트 단지로 조성한 사업이다. 성남시는 당시 자연녹지였던 부지의 용도를 준주거지역으로 한꺼번에 4단계 상향했다. 이 과정에서 아시아디벨로퍼 등 민간사업자에게 성남시가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나왔다. 검찰이 이 대표를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구속 여부가 이 대표의 거취에 중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 민주당 한 의원은 검찰이 이 대표에게 8월 중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만약 그 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되면 이재명 체제로 총선을 치르는 건 물론, 공천권도 100% 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영장이 발부되면 이 대표의 거취는 물론 민주당이 혼돈 속으로 빠져들 것으로 전망된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