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료 제공 및 의료지원ㆍ봉사자 긴급 파견...소방수 자처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재계가 폭염과 운영 미흡으로 어려움을 겪는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현장에 도움을 손길을 내밀었다. 시원한 음료 및 냉방차 지원은 물론 의료지원ㆍ봉사자 긴급 파견, 숙소 및 견학 프로그램 제공 등을 지원하며 대회 정상화에 힘을 모았다. 이들은 각국에서 대한민국을 찾은 젊은이들이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갖기를 희망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 전달하기 위해 준비 중인 전동 카트와 전기차의 모습. 삼성은 잼버리 운영 인력들이 현장에서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5일 삼성물산 산하 골프장에서 전동 카트 11대와 전기차 2대를 제공했다. [제공 : 홍보팀]
▲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 전달하기 위해 준비 중인 전동 카트와 전기차의 모습. 삼성은 잼버리 운영 인력들이 현장에서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5일 삼성물산 산하 골프장에서 전동 카트 11대와 전기차 2대를 제공했다. [제공 : 홍보팀]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지난 7일부터 ▲임직원 150명을 투입하고 ▲삼성전자 사업장 견학 프로그램을 가동하기로 하는 등 추가 지원을 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삼성은 지난 주말 ▲삼성병원 의료지원단 파견 ▲간이 화장실 및 전동 카트 지원 ▲건강 음료 20만개를 제공했다.

삼성은 입사 후 연수를 받고 있는 신입사원 150여명을 지난 7일부터 현장에 파견했다. 삼성 임직원들은 현장에서 쓰레기 분리수거 등 자원봉사자들의 환경미화 활동을 돕고 있다.

업무를 먼저 배우기보다 사회와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는 삼성의 ‘동행’ 비전을 먼저 체득시키기 위함 결정이라는 게 삼성 측의 설명이다. 

삼성은 신입사원들이 입사 후 회사 생활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느끼고 실천할 수 있도록, 기존부터 신입사원 입문 교육에 봉사활동 프로그램을 포함시켜 왔다.

삼성전자는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에 참가 중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오픈 캠퍼스’ 사업장 견학 프로그램도 운영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평택 또는 화성 반도체공장 ▲수원 삼성이노베이션 뮤지엄(SIM) 견학 프로그램을 스카우트 학생들에게 제공해 글로벌 미래 인재들이 한국의 첨단IT 산업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번 프로그램에는 하루 550여명의 스카우트 대원들이 참여 가능할 전망이다.

삼성서울병원 의사 5명, 간호사 4명, 지원인력 2명 등 총11명으로 구성된 의료지원단도 지난 5일 오후 현장에 도착해 즉시 진료 활동을 시작했다.

- 잼버리 조직위에 긴급 물품 지원

잼버리 참가자 대부분이 청소년인 점을 고려해 삼성 의료지원단에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등 소아전문 인력이 포함됐으며, 응급의약품이 구비된 진료버스 1대와 구급차 1대도 함께 지원했다.

삼성 의료지원단은 참가자들이 건강하게 잼버리 활동을 마칠 수 있도록 행사가 끝나는 때까지 의료 봉사를 계속할 예정이다.

삼성물산은 잼버리 운영 인력들이 현장 내에서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산하 골프장을 통해 전동 카트 11대와 전기차 2대를 지원했다.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열리고 있는 새만금 일대 행사장은 면적이 매우 넓어 골프장용 전동 카트가 유용하게 활용될 전망이다.

삼성물산이 지원한 ▲에어컨 장착 간이 화장실 7세트 ▲살수차 5대 ▲발전기 5대도 5일 현장에 설치돼 곧바로 가동을 시작했다.

현대차그룹의 신속하고 다양한 지원도 주목받는다. 특히 국내기업 최초로 지난 주중부터 발빠르게 지원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지만, 대규모 국제행사의 원활한 운영 지원은 기업의 당연한 사회적 책임이라는 판단 아래 이를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져 화제가 되고 있다.

▲ 2023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행사에 참가한 네덜란드 대원들이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을 찾아 관계자의 설명을 들으며 트럭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제공 : 홍보팀]
▲ 2023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행사에 참가한 네덜란드 대원들이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을 찾아 관계자의 설명을 들으며 트럭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제공 : 홍보팀]

현대차그룹은 지난주 잼버리 기간 무더위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현장에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대회 조직위와 협의해 지난 4일부터 국내 기업 최초로 잼버리 참가 대원들을 위한 생수와 양산 각 5만 개를 비롯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심신회복버스와 모바일 오피스 등을 지원했다.

심신회복버스는 과로와 탈진을 예방하고 심신의 회복을 촉진할 수 있도록 캡슐형 프리미엄 좌석, 의료 장비 등이 적용된 차량이다. 모바일 오피스는 현대차의 프리미엄 고속버스인 유니버스를 사무 공간으로 재 탄생시킨 차량으로 다양한 업무 수행은 물론 휴식을 취할 수 있다.

행사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공개를 원하지 않아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으나, 현대차그룹의 발 빠른 지원이 대회의 안정적인 운영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이어 지난 5일과 6일에는 생수 및 얼음을 보관할 수 있는 아이스박스를 추가로 지원하고, 1인용 간이화장실 24개 동을 설치했다.

또한 전문 청소인력으로 구성된 100명의 현장 인력을 투입해 오전 5시부터밤 11시까지 쾌적한 현장 유지에 노력하고 있다.

이와 함께 현대차그룹은 새만큼 스카우트잼버리 행사에 참가한 해외 청소년 대원들을 현대차 전주공장으로 초청했다.

공장 견학은 글로벌 3위 한국 자동차 산업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기획된 프로그램으로, 네덜란드, 일본, 말레이시아 국적의 사전 신청한 스카우트 대원들을 대상으로 7일부터 오는 10일까지 진행된다.

7일 현대차 전주공장을 찾은 스카우트 대원들은 수소 버스와 트럭 등 친환경 상용차 생산라인을 견학했다. 현대차 전주공장은 연간 10만 3천대 수준의 생산능력을 갖춘 상용차 기준 세계 최고 수준의 공장이다. 최근에는 친환경 차량인 전기∙수소버스와 수소트럭 등의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잼버리 행사에 참석한 외국 청소년 대원들이 한국 자동차 산업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했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행사에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지원에 나섰지만, 국내에서 열리는 대규모 국제행사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기업이 돕는 것은 당연한 사회적 책임이라는 판단 아래 이 같은 지원 내용을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그룹은 재해구호협회를 통해 쿨스카프 1만장을 지원해 잼버리 현장에 급파했다.

쿨스카프는 야외 활동 시 목에 두르면 열을 식혀주는 상품으로, 온열 질환 예방에 도움을 준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전북 새만금에서 진행 중인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 조직위원회에 선크림 4만개를 긴급 지원했다. 선크림은 대회 참가자들에게 지급될 예정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선크림 4만개를 지원한다. 이상목 아모레퍼시픽그룹 대표는 “전 세계에서 모인 잼버리 참가자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긴급 지원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현장 상황에 따라 필요한 물품을 추가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현장 편의점 바가지 논란을 부른 GS25는 지난 4일부터 생수를 하루에 4만개씩 무상으로 공급하고 있다. 현장의 편의점 매장을 중심으로 그늘 텐트와 냉방 설비를 추가 지원하고 휴대전화 무료 충전 서비스 등도 제공한다.

물류업체 한진도 전날 현장에 한진제주퓨어워터 1.5L 생수 4만5000병을 지원했다.

대한항공 또한 12일까지 경기도 용인에 있는 신갈연수원을 숙소로 지원한다. 신갈연수원의 수용 가능 인원은 200명이다. 

GS건설은 17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용인의 엘리시안 러닝센터를 개방한다. 특히 GS건설은 연수원 건물 앞 축구장에도 텐트 40여개를 설치해 단원들이 못다 한 야영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각국 대원들이 희망하면 대회 기간과 관계없이 국내 체류 기간 내내 백화점 내 미술관 관람을 비롯해 다양한 K-콘텐츠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서울에서 진행 중인 프랑스국립현대미술관전 ‘라울 뒤피’ 전시와 판교점의 체험형 미디어아트 전시 ‘시간을 걷는 자’ 등을 관람할 수 있도록 한다.

태풍까지… 새만금잼버리 결국 조기 철수

한편 세계스카우트연맹은 지난 7일 ‘2023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원들의 조기 퇴영을 결정했다. 각국 대원들은 8일 오전 10시부터 순차적으로 야영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제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관통할 것으로 예보되자 내린 결정이었다. 

[뉴시스]
[뉴시스]

7일 세계스카우트연맹은 홈페이지 공지에서 “오늘 오후 대한민국 정부가 제25회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참가자 전원의 조기 철수 계획을 연맹 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세계연맹은 또 “(한국) 정부에 계획을 신속히 추진하면서 참가자들이 체류 기간, 본국으로 돌아갈 때까지 필요한 모든 자원 제공과 지원을 긴급히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폐영식 전날(11일) 열리는 케이팝(K-POP) 슈퍼 라이브 공연 개최지를  서울 마포구 소재 서울월드컵경기장(상암경기장)에서 열린다고 8일 밝혔다. 새만금 잼버리의 폐영식도 같은 곳에서 공연에 앞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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