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김태우 사면은 강서구민 우롱하는 꼼수" 직격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 [뉴시스]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 [뉴시스]

[일요서울 l 박철호 기자]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이 8·15 광복절을 맞아 특별사면 됐다. 공무상 비밀 누설 등의 혐의로 구청장직을 박탈당한지 3개월 만이다. 이에 김 전 구청장의 10·11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공천 여부를 두고 국민의힘의 고심은 깊어지는 모양새다. 여권 발 수도권 위기론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수도권 민심의 가늠자 역할을 할 보궐선거에 신중한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반면 야권은 윤석열 대통령의 특별 사면 발표와 동시에 김 전 구청장의 사면에 대한 총공세를 펼치는 중이다. 

김 전 구청장은 14일 광복절 특사로 사면·복권된 직후 자신의 SNS를 통해 입장문을 발표했다. 김 전 구청장은 "정치재판 바로 잡아주신 국민 여러분과 윤석열 대통령에게 감사하다"며 "문재인 정권의 비리를 처음 고발하고, 4년 8개월이 지난 오늘에서야 온전히 명예를 되찾았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유죄면 김태우는 무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서구로 다시 돌아가겠다"며 "만약 당과 국민이 허락해 주신다면, 제게 남은 시간을 다시 강서구에서 더욱 의미 있게 쓰고 싶다"며 출마 의지를 밝혔다. 

이에 10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둘러싼 국민의힘의 셈법은 더 복잡해질 전망이다. 강서구는 김 전 구청장의 구청장직 박탈로 인해 치러지는 10월 보궐선거에 약 39억 원의 선거비용을 소요할 전망이다.

이렇다 보니 귀책사유가 있는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최근까지 보궐선거 무공천 기류가 관측되기도 했다. 아울러 친야권 성향의 강서구에서 총선 전 마지막 선거를 패배할 경우, 여권이 우려하는 수도권 위기론이 현실화 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다만 여권 내부에서는 김 전 구청장이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감찰 무마 의혹 폭로에 따른 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로 실형을 선고 받은 만큼, '공익 제보자'인 김 전 구청장의 사례는 개인적 비위에 따른 일반적 귀책사유와는 궤가 다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에 일각에서는 광복절 특사로 인해 복권된 김 전 구청장이 다시금 10월 보궐선거에 출마가 명분이 선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이와 관련 친윤(친윤석열) 핵심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 11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강서구청장 후보는 안 낼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여러 명 후보랑 비교해서 같은 조건에서 만약에 경쟁력이 김태우 후보가 제일 낫다면 다시 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도 지난 10일 자신의 SNS를 통해 "수도권에서 그렇게 위기가 아니라면 말 복잡하게 할 것 없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후보 내고 성적을 받아보면 될 것 아닌가"라며 "법원의 판결에 대해서 승복하기 어려우니 김 전 구청장을 바로 사면시킨다면 애초에 잘못이 없는데 무공천 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라고 주장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김 전 구청장의 사면은 법치주의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진성준 민주당 의원과 민주당 소속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출마예정자 6명은 14일 기자회견을 통해 "윤 대통령은 대법원 판결 3개월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꼼수 사면'을 결정했다"며 "이는 명백한 법치주의 위반이자, 헌법 유린 카르텔이다. 또한 강서구민을 무시하고 우롱하는 작태"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귀책사유로 인한 보궐선거임을 인정하고 강서구민에게 사과해야 하며 무공천으로 책임을 다해야 한다. 김 전 구청장은 자신의 범죄를 인정하고 자숙해야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강서구 지역 정가 내 민주당 한 관계자는 14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김 전 구청장의 출마는 환영이다"며 "김 전 구청장은 이미 1년간 구청장직을 경험한 만큼 지난 지방선거와는 달리 김 전 구청장 개인에 대한 더 세밀한 검증이 이뤄질 수 있다. 또 구청장으로서의 행정력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의 양상을 보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강서구의 현역 국회의원들 입장에서도 같은 후보에게 또 진다는 것은 총선 공천의 바로미터로 작용할 수 있다. 승리보다는 패배의 여파가 크다"며 "여러모로 김 전 구청장의 등판은 민주당이 총력전에 나서게끔 하는 요소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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