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이기우 언론인] 여권 내 비주류로 친윤계와 각을 세우고 있는 이준석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의 향후 행보가 최대 관심사다. 유 전 의원과 이 전 대표는 무소속 출마, 신당 창당가능성이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보수 진영 안에서 연합하느냐, 신당 창당을 하느냐가 향후 정국에 적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와중에 친윤계 핵심인 이철규 사무총장은 배를 침몰하게 하는 승객은 승선 못한다며 사실상 비윤계를 겨냥, 용산발 공천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련의 상황으로 인해 이 전 대표와 유 전 의원의 신당 창당이 초읽기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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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준석 공천배제정황 감지, 12월 신당창당 배수진 마이웨이선언
- 멘토 김종인-김병준 양김 비대위원장 병풍론속 유승민 측면 지원

내년 총선을 앞두고 비윤계인 이준석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두 사람에 대해 총선 승리를 위해 품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친윤계의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비윤계를 포용해야 한다는 주장은 총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비윤계를 껴안아야만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수도권의 경우 바람 선거라는 점에서 비윤 지지표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실제 이준석 전 대표의 경우 이대남 표심에 직접적 영향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에게 공천 배제 등 불이익이 따른다면 이 전 대표의 지지기반인 이대남 표심이 국민의힘에 등을 돌려 수도권 선거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한다. 여권 한 인사는 이 전 대표를 공천에서 배제한다면 이대남은 여당을 꼰대 정당으로 보게 될 것이라며 친윤이 비윤계 인사들을 공천에서 배제한다면 중도층·수도권 표심이 여권을 외면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때문에 여권 인사들 사이에서는 이 전 대표 등을 포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국민의힘이 사실 이 전 대표 같은 사람을 포용해서 끌어안는 그런 노력을 하는 것이 내년 총선에 전략적으로 더 유리한 방향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철수 의원 역시 많은 사람들을 포용하는 쪽이 (선거에서) 이기는 게 맞는데, 정도의 문제가 있다똘똘 뭉칠 수 있도록 미리 의사소통을 하면서 함께 원팀이 되는 쪽이 선거에서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 침몰하게 할 승객, 함께 못해비윤계 반감 드러낸 친윤

관건은 당내 주류인 친윤계의 인식이다. 친윤에서는 비윤과 함께 가기 어렵다는 기류가 강하다.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된 후 당내 상황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지난 전당대회에서 나경원 전 의원과 안철수 의원 배제, 경기도지사 당내 경선에서 유승민 전 의원 저지,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한 중징계를 통해 비윤계에 대한 반감을 드러낸 바 있다.

이런 와중에 친윤계에서 공개 경고성 발언도 나왔다. 국민의힘의 내년 총선 공천 실무를 총괄하는 이철규 사무총장은 최근 의원총회에서 함께 향해하는데 멀쩡한 배에서 노를 거꾸로 젓고, 구멍이나 내는 승객은 승선할 수 없다본인 생각만 갖고 당 전체를 비하하거나 폄훼하는 경솔한 언행은 본인이나 당 조직에 도움이 안된다고 말했다. 이 사무총장은 내년 총선 후보를 결정하는 공천관리위원회 당연직 위원으로, 사실상의 실무 작업을 총괄하는 위치다.

이 사무총장 발언에 친윤 의원들은 옹호했다. 국민의힘 김정재 의원은 공천과 연결하는 것은 너무 나간 것 같다당이 좀 힘들고 이럴 때는 같이 승선한 사람으로서 좀 더 주의하자 그런 정도로 들었다고 밝혔다. 다만 이 사무총장의 발언에 대해 의원들 사이에서는 아주 작심한 듯한 모습에 의원들끼리 누굴 겨냥한 것이냐고 서로 묻기도 했다“, ”공천 실권을 쥔 사람의 승선발언은 곧 다음 총선의 공천 여부를 뜻하는 것 아니겠냐”, “굉장한 압박으로 다가왔다고 했다.

이 사무총장의 발언 배경에 대해 당 안팎에서는 총선 수도권 위기론때문이라는 반응이 나오지만 당내 비윤계가 위기론을 증폭시켜 당 지도부 체제를 흔들려고 하는 것을 겨냥한 것으로 분석된다. 나아가 용산발 공천이 현실화한 것이라며 대통령이 공천하겠다는 걸 노골적으로 보여줬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준석 등 신당 창당 시사, 선거제 개편 최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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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비윤계 대표주자인 이 전 대표와 유 전 의원이 연말을 전후로 신당 창당을 할 것이라는 얘기가 끊이지 않고 흘러나오는 상황이다. 사실 이 전 대표의 신당창당설은 당대표 시절때부터 불거졌다. 이 대표가 자신의 지지층인 청년 당원을 기반으로 과거 새로운보수당 계열 인사들과 함께 신당을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최근에도 당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동시에 신당 창당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자신이 출마하려는 서울 노원구병 지역구에 대해 당이 공천 장난을 칠 낌새가 보인다면 신당 창당이나 무소속 출마 등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피력했다. 그는 과거 유승민 사례를 보면 (공천을) 끝까지 안 주고 장난친다그런 식으로 장난칠 낌새가 명확하면 다른 행동을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전 대표는 또 신당 창당, 탈당, 무소속 출마 가능성이 다 열려 있다고도 했다. 그는 신당, 탈당, 무소속은 거의 똑같다. 그 어떤 것도 배제하지 않고 움직이겠다총선 출마가 아닌 당선이 목적이다. 당선이 되기 위해선 어떤 방법도 쓸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치적으로 친분이 깊은 김종인-김병준 전직 비대위원장이 신당창당에 힘을 실어줄 경우 이준석발 신당은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도 나온다.

유 전 의원도 마찬가지다.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을 향해 쓴소리를 이어가고 있는 유 전 의원은 당내 상황을 고려, 다른 방식의 출마를 고려하고 있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유 전 의원은 대통령이 공천권을 100% 장악하고 있는 현실에서 나한테 공천을 주겠느냐라면서 나는 워낙 찍혀서 공천을 주지 않을 거다. 공천을 구걸할 생각도 전혀 없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고민 중이라고 했다.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힘 소속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출마할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두 사람의 이러한 행보는 비윤세력이 결집한 3지대 세력화로 이어질 수 있다. 유 전 의원은 정해진 건 없고 백지상태에서 깊이 고민하겠다고만 했지만 정치권에서는 신당 창당을 둘러싼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돌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유승민-이준석 전 대표가 제3지대 우파진영 통합 신당을 창당한다는 것이다. 특히 이 전 대표를 간판으로 내세우고, 유 전 의원이 2선 후퇴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이준석계로 알려져 있는 정당 바로 세우기가 지난 11일부터 시작한 전국 순회 시국 강연 토론회를 갖고 있다. 유 전 의원은 물론 이준석계 임승호 전 국민의힘 대변인까지 가세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들 행보가 유승민-이준석 신당 창당과 맞물려 있는 것 아니냐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 행사는 10월까지 전국을 순회하며 모두 12차례 열리는데 행사 취지엔 윤석열 정부 탄생 이후 정치의 퇴행이 계속되고 양극단의 정치대립에 대한 우려가 명시화돼 있다. 3지대 밑그림의 명분 축적용으로 이 토론회가 활용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준서계 '정당바로세우기' 전국 순회  시국 토론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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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선거제 개편이 관건이다. 3지대 신당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한 선거구에 한 명의 대표자를 뽑는 소선거구제가 아닌 중대선거구제 등 다당제를 유도할 수 있는 선거제가 유리하기 때문이다. 한 선거구에서 2명 이상의 대표를 선출하는 선거제도인 '중대선거구제' 등이 도입된다면 기존 양당의 분화 가능성도 열려 있어, 3지대 신당 창당도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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