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정당 험지 탈환 노리는 김성태·오신환·이용호·최승재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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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l 박철호 기자] 국민의힘의 내년 22대 총선 지상과제는 수도권 수복이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국민의힘의 전신인 미래통합당은 총 121석의 수도권 의석수 중 단 16석을 얻는 데 그쳤다. '소수 여당' 국민의힘은 정부여당의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해 반드시 수도권 승리가 필요하다. 하지만 최근 여권 내부에서 관측되는 수도권 위기론의 우려를 감안하면 녹록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 난기류 속에서 최근 국민의힘 조직강화특별위원회는 사고 당원협의회의 새 조직위원장 선정 작업에 돌입했다. 그중 강서을·마포갑·광진을의 지원자들은 중량감 있는 정치인들로 구성된 만큼 향후 더불어민주당의 현역 의원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① 돌아온 강서 터줏대감 김성태 

김성태 전 의원은 지난 7월 26일 서울 강서을 조직위원장 면접을 마쳤다. 강서 토박이로 알려진 김 전 의원은 18대 총선을 시작으로 20대 총선까지 강서을 지역에서만 내리 3선에 성공했다. 여당의 중진인 김 전 의원의 관록은 2018년 자유한국당의 원내대표 시절 사례에서 잘 나타난다. 당시 김 전 의원은 9일간의 단식투쟁 끝에 '드루킹 특검'을 이끌어낸 바 있다. 드루킹 특검의 여파는 곧 친문(친문재인)의 황태자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도지사직 상실로 이어진 만큼 정권의 큰 타격을 입혔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시금 강서구에 도전장을 내민 김 전 의원의 맞상대로는 강서을의 현역인 진성준 민주당 의원이 유력한 상황이다. 두 정치인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이미 한 차례 맞붙은 바 있다. 지금과는 반대로 당시 강서을은 현역인 김 전 의원과 도전자인 진 의원의 대결 구도가 이뤄졌다. 결과는 김 전 의원의 승리였다.

이와 관련 20대 총선의 변수로는 국민의당의 약진이 지목된다. 국민의당은 20대 총선에서 호남의 선택을 받으며 총 38석의 의석수를 얻는 성과를 거뒀다. 이에 호남 출신 유권자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강서구를 두고 당시 야권은 민주당의 진 의원과 국민의당의 김용성 후보가 단일화 시도에 나섰으나 끝내 무산됐다. 

그 뒤 김 전 의원은 21대 총선을 앞두고 보수 통합의 명분으로 백의종군을 선언하며 불출마를 선택했다. 이에 당시 선거는 '문재인의 호위무사'로 알려진 친문 진 의원과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감찰 무마 의혹을 폭로한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의 대결 구도가 성사됐다. 결과는 진 의원의 승리였다. 

친야권 지역으로 알려진 강서구는 지난 20대 대선에서도 야권 후보인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지지세가 높았다. 하지만 강서을 지역은 달랐다. 당시 강서을은 공항동을 제외한 방화1·2·3동과 가양1·2동, 등촌3동에서 모두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세가 더 높았다. 이렇다 보니 내년 22대 총선에서 정치적 인연이 깊은 진 의원과 김 전 의원의 대결이 성사될 경우 백중세의 치열한 대결이 예상된다. 

② 흥행 예정 지역구 '광진을'

(왼쪽부터)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뉴시스]

서울 광진을은 유독 거물 정치인들과의 인연이 깊은 지역이다. 그만큼 다양한 출마설과 예비 매치업이 오고가는 곳이기도 하다. 우선 광진을은 민주화 이후 보수 정치인이 한 번도 승리하지 못한 험지 중의 험지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광진을에서만 5선을 달성하며 '광진의 여왕'으로 불렸다. 추 전 장관은 접전조차 겪지 않았다. '탄핵 역풍'을 맞고 패배한 17대 총선을 제외할 경우, 추 전 장관은 당선된 모든 선거에서 낙선자 2위 후보를 득표율 10% 이상 차이로 따돌리는 기염을 토했다. 관건은 21대 총선이었다. 당시 민주당은 추 전 장관이 입각한 후 무주공산이 된 광진을에 청와대 대변인직을 역임한 고민정 민주당 의원을 전략 공천했다. 

상대는 16년 만에 국회 복귀를 선언한 오세훈 서울시장이었다. 광진을이 여권의 험지인 것은 맞으나 거물 정치인인 오 시장과 정치 신인 고 의원의 체급 차가 존재했기 때문에 오 시장의 승리를 점치는 시선이 우세했다. 하지만 개표 결과 고 의원이 2.55% 차이로 오 시장을 꺾는 이변이 발생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22대 총선에서도 광진을이란 험지를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급기야 최근에는 여권의 최고 흥행 카드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광진을 공천설까지 나오기도 했다. 다만 고 의원의 상대로 유력한 정치인은 오신환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이다.

오 전 부시장은 앞서 김 전 의원과 같은날 사고당협인 광진을의 조직위원장 면접을 마쳤다. 보수의 험지로 분류되는 관악에서 두 번이나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그는 지난 10개월간 오 시장을 보조했다. 그 뒤 오 전 부시장은 오 시장의 복수를 다짐하며 광진을에 출사표를 던졌다. 오 시장도 그의 도전을 적극 권유했다는 후문이다. 

또 최근에는 활동을 재개한 추 전 장관의 광진을 복귀설도 제기되는 만큼, 어떤 선거구도 하에서도 광진을의 총선 흥행만큼은 확실해 보인다. 아울러 광진을의 지난 20대 대선 개표 결과 윤 대통령이 이 대표를 5.39% 차이로 앞선 바 있어 22대 총선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불 가능성이 존재한다. 

③ 與·野 현역 의원 '북적' 마포갑

서울 마포갑은 현역 의원들이 북적거리는 지역구다. 현역인 노웅래 민주당 의원은 마포에서만 5선 국회의원을 달성한 그의 부친인 고(故) 노승환 전 의원의 뒤를 이어 마포갑에서만 4선을 달성했다. 이렇다 보니 보수 정당은 18대 총선의 승리 한 차례를 제외하곤 10여 년간 마포갑 탈환에 실패했다. 

다만 현재 노 의원이 6000만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 중인 만큼 변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여야 가릴 것 없이 마포갑을 둘러싼 현역 의원들의 출마 의지를 모양새다. 우선 민주당 내부에서는 수성해야 하는 노 의원과 함께 비례대표인 신현영 민주당 의원이 마포갑 출마를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도 마찬가지다. 현역인 이용호·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이 마포갑 조직위원장 자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 의원은 당내 유일한 호남 (전북 남원시·임실군·순창군) 지역구 의원이라는 강점이 존재한다. 아울러 비례대표인 최 의원도 소상공인 출신이라는 상징성이 있다. 

다만 국민의힘 조강특위가 마포갑을 보류지역으로 남겨놓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만큼 전략 공천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조강특위는 오는 24일 일부 조직위원장의 인선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국민의힘의 험지 탈환 성사될지도 관심사다. 19대 총선 이후로 보수 정당이 마포갑에서 승리한 역사는 없다. 하지만 마포갑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기점으로 국민의힘이 압승이 이어진 지역이기도 하다. 오 시장은 지난 2021년 보궐선거에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상대로 마포갑에서 22.97% 차이로 승리를 거뒀다. 마포을에서의 격차는 8.86%였다.

이어서 오 시장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도 송영길 전 의원을 상대로 다시금 마포갑에서 24.76% 격차로 이겼다. 마포을은 역시 11.55%의 격차를 보이며 상대적으로 차이가 작았다. 

20대 대선의 경우 마포갑에서 윤 대통령은 이 대표를 상대로 12.27%로 승리했다. 반면 마포을의 경우 이 대표가 윤 대통령을 상대로 2.57% 차이로 승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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