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본 지켜라" "붕괴 사고 엄정 수사" 경고...건설사 "안전에 최우선"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잇단 산재사고가 발생하는 건설사 대표를 만나 쓴소리한 후 업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장관 발언 후 1호 건설사가 되지 말자며 안전 단속 강화에 나서고 있다.

건설사 스스로 자성의 목소리를 내며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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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관 발언 직후 건설사는 안전 문제에 대해 더욱 신경 쓰겠다는 뜻과 함께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지난  1월 중대재해처벌에 등에 관한 법률 시행 이후 현장 안전을 최우선으로 했던 건설사들조차도 계속된 안전사고 문제가 불거지는 가운데 이 장관의 발언까지 알려지면서 업계 전체가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특히 전국의 건설 현장 가운데 한 곳에서라도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사회적 지탄은 물론 고강도 수사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잔뜩 움츠린 모양새다.

안전 점검에 나서며 사실상 공사를 멈춘 곳도 있다. 하지만 이들 공사 현장도 공기를 맞추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대형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본지에 "안전사고 노이로제가 걸렸다는 말이 돌고 있을 정도로 안전 문제에 더욱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현장마다 안전요원 배치를 의무화하고 있지만 예기치 못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불안한 게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조심하자는 분위기다. 그래도 불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 건설 한파 오나

앞서 업계에 따르면 이정식 장관은 지난 1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 15개 건설사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건설업 안전보건 리더 회의'에 참석했다.

이 장관은 이 자리에서 건설 현장에서 노동자 사망 사고가 잇따르는 것과 관련해 주요 건설사 대표들에게 "문제 해결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기본을 지키는 것"이라고 엄중히 경고했다.

이 장관은 특히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한 건설사를 향해 쓴소리를 던졌다. 그는  “가장 효과적인 재해예방 방법은 기본을 지키는 것”이라며 “자기 규율 예방체계는 구축이 아닌 이행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기본을 지키지 않아 발생한 붕괴 사고 등에 대해서는 엄정히 수사해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어 “데크플레이트 등 붕괴 사고 예방 안전기준을 연내에 현행화할 예정”이라며 굴착기·이동식 크레인 등 위험 기계·장비에 대한 작업계획서 작성 철저, 기본 안전 수칙 내면화, 폭염 기간 최고안전보건책임자(CSO) 등의 현장 관리 철저 등을 대표이사(CEO)가 현장에서 직접 챙길 것을 당부했다.

아울러 이 장관은 ‘똑같은 일을 반복하며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것은 미친 짓이다’라는 아인슈타인의 말을 인용해 “성과가 나쁘면 원인을 분석하고 행동을 바꿔야 한다”며 “자신의 방식에는 문제가 없다고 고집을 부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최근 안성 공사장 붕괴 사고로 베트남 국적 노동자 2명이 사망한 데 대해서는 "붕괴 예방 기준을 핵심 안전 수칙 중심으로 개정하겠다"며 "역시 기본을 지키지 않아 발생한 붕괴 사고는 보다 엄정히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이 장관은 끝으로 "적어도 대기업 시공 현장에서는 기본적인 안전 수칙 미준수에 따른 사고가 발생해서는 안 된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사고이기 때문"이라며 "성과가 나쁘면 원인을 분석하고 행동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들어 지난 11일까지 50억 원 이상 건설 현장의 사고사망자는 7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5명, 2021년 같은 기간보다는 8명이 많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최다 산재사고 사망자가 발생한 마창민 DL이앤씨 대표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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