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최근 광주시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 사업과 육군사관학교 내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을 둘러싼 거센 공방을 벌이고 있다. 여당은 정율성이 '김일성의 나팔수 역할을 했던 인물'이라고 규정하면서 해당 공원 조성 사업은 우리 역사를 무시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또한 홍범도 장군의 공산주의 활동 이력을 지적하면서 육사 내 흉상을 두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반면 야당은 이러한 정부·여당의 행태를 두고 색깔론을 덧씌우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단초를 제공한 인사는 박민식 보훈부장관이다. 건국절 논란에 불을 지피고 이승만 기념관 건립으로 화두를 던지더니 홍범도 장군과 정율성으로 점점 이슈화 하는 분위기다. 여기에 윤석렬 대통령도 나서 어떤 게 옳은지 생각해보자며 역사 전쟁에 기름을 붓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문재인 전 대통령까지 나섰다. 문 전 대통령은 최근 페북을 통해 대한민국의 뿌리가 임시정부에 있듯이 우리 국군의 뿌리도 대한독립군과 광복군에 있음을 부정하는 것인가라며 윤 정부를 향해 여론을 듣고 재고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니 부디 숙고해 주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역사 논쟁, 이념 논쟁을 바라보는 대부분의 서민들은 지금 이념논쟁, 역사논쟁 할 때냐라고 불평불만이다. 알타리 한단 값이 몇 배가 오르고 소금값이 올라 상인들은 장사하기 힘든데 TV를 켜면 여야가 먹고 사는 이슈가 아닌 회를 먹는 쇼나하고 장회 집회나 열고이념논쟁 방송이 쏟아지니 불만이 터지지 않을 수 없다.

정권이 교체되면 가치가 바뀌고 가치가 바뀌면 역사도 바꿔지는 희한한 현실이 반복되는 것에 국민들은 지치다 못해 냉소적으로 변하고 있다. 특히나 간만에 정치권 밖에 인물을 대통령으로 선출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보다는 이념공방, 편가르기, 내로남불이 여전히 횡행하는 것에 답답할 뿐이다.

각종 정치관련 여론조사를 보면 여야에 대한 지지율을 답보상태이고 무당층만 점점 늘어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무당층이 과거처럼 투표를 포기하는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나서 여야 모두를 혼내줄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지금 제 3지대 신당창당이 미비하게 보일지 몰라도 거대한 민심의 파도를 탈 경우 이변은 일어날 공산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문제는 이런 분위기는 차기 대선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더 이상 양당 체제에 기대어 총대선에서 선택권이 박탈당한 채 기존 인물을 선택해서는 국가를 지키고 국민을 먹여 살릴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언제든지 새로운 세력, 인물을 선택하는 민족성을 갖고 있다는 점을 정치권은 깨달아야 한다.

무엇보다 현재 여야가 치열하게 싸우는 이념, 역사 논쟁들이 대한민국 한 줌도 안되는 먹고살만한 사람들의 한가한 이슈로 비쳐지고 있다는 점이 국민들을 더 짜증나게 만들고 있다. 정치꾼이 머리가 되고 국민이 꼬리가 되는 희한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지만 언제든지 꼬리가 머리가 쳐낼 수 있다는 점을 정치인들이 명심하길 바란다. 그리고 겨울이 오듯 그 때가 점점 다가오고 있다는 점도...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