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분기 연속 적자…2분기 실적 시장 예상치 하회
“업황 개선 속도 더뎌…주가 반등에는 시간 더 필요”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전경 [롯데케미칼 제공]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전경 [롯데케미칼 제공]

석유화학 업황 악화로 실적 부진이 이어지며 5개 분기 연속 적자를 낸 롯데케미칼이 하반기에도 실적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초 업계에서는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석유화학 제품 수요 회복 기대감에 롯데케미칼의 2분기 흑자전환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로 결국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냈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2분기 석유화학 부문 사업의 실적 악화로 영업손실 770억 원을 기록하며 5개 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5조2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9% 감소했다.

특히 지난 3월 인수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실적이 2분기부터 연결 손익에 반영됐으나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2분기 영업이익은 15억 원을 거두는 데 그쳤다. 지난해 대비 94% 감소한 수치다.

증권가에서도 석유화학 업황 개선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다며 롯데케미칼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낮추는 분위기다. 지난달 2분기 실적 발표 후 주요 증권사들은 대부분 롯데케미칼의 3분기 이익 전망치를 내려 잡았다.

KB증권은 롯데케미칼에 대해 업황 개선과 주가 반등에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22만 원에서 18만 원으로 낮췄다.

전우제 KB증권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의 3분기 영업손실은 443억 원으로 적자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며 “전반적인 수요 회복 지연으로 마진이 2분기보다 축소됐다”고 분석했다. 또한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를 8404억 원에서 7329억 원으로 13% 내리면서 현금흐름이 감소해 목표주가를 하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 연구원은 “올해 고점을 기록한 중국의 모노에틸렌글리콜(MEG) 증설이 롯데케미칼 및 미국의 올해 시황 둔화 요인으로 작용했으며 2026년에는 6.1%의 에틸렌 증설이 재차 계획돼 있다”면서 “중국 정부 주도의 공급과잉으로 화학 사이클의 회복 기간이 과거 2~3년에서 현재 5~6년으로 길어져 의미 있는 주가 상승에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롯데케미칼이 증설과 합병 등 꾸준한 외형 성장으로 배터리·수소·재생플라스틱 관련 사업에 진출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내년 업황 개선 폭도 크지 않을 것”…목표가 줄하향

NH투자증권도 롯데케미칼의 목표주가를 20만 원에서 16만5000원으로 내리고, 투자 의견도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했다.

최영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이후에도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석유화학 업체들의 저율 가동을 통한 공급축소 노력에도 불구하고 공급 부담은 여전하다”며 “공급 과잉과 중국 자급률의 가파른 상승세로 인해 내년 업황 개선 폭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IBK투자증권 역시 롯데케미칼의 목표주가를 기존 25만 원에서 24만 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770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적자가 확대되며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며 “기초소재 부문 영업이익은 –828억 원으로 전분기에 이어 적자를 지속했다”고 전했다. 유가·나프타 가격 하락으로 부정적인 래깅 효과가 발생했고, 전반적인 유화 제품 수급 개선이 제한됐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어 “롯데케미칼타이탄(LC Titan) 영업이익도 –1116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적자가 확대됐다”며 “동남아시아 설비 증설분 가동과 중국향 물량 침투 등으로 역내 경쟁이 심화됐고, 부정적인 래깅 효과가 추가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영업이익은 15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큰 폭의 실적 둔화가 있었다”며 “전방 증설 지연에 따른 고정비 부담 및 국내 전력비 상승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 키움증권이 16만4000원에서 13만9000원, 미래에셋증권은 24만 원에서 18만7000원, 신한투자증권도 24만 원에서 22만 원으로 롯데케미칼의 목표가를 잇달아 하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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