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5개월 CEO공백을 메운 김영섭 KT대표이사가 취임 이틀 만에 고위급 임원 3명의 보직해제 인사를 단행해 향후 조직개편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이들 3인이 그간 '이권 카르텔' 의혹을 받은 인물이었다는 점에서 사내 분위기에도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는 후문이다. 

김영섭 KT 대표이사가 지난 30일 취임식을 갖고 미래 비전과 경영 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뉴시스]
김영섭 KT 대표이사가 지난 30일 취임식을 갖고 미래 비전과 경영 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뉴시스]

KT에 따르면 김 대표는 지난 1일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사장), 강국현 커스터머부문장(사장), 신현옥 경영지원부문장(부사장)을 보직해제 조치했다. 지난 8월 30일 제2차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된 지 이틀만이다.  

해당 임원들은 그간 정치권 등으로부터 이른바 ‘이권 카르텔’ 의혹을 받아왔다. 국회의원들에게 ‘쪼개기 후원’을 한 혐의를 받거나 특정 하청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일감 몰아주기’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바 있다. 

KT새노조는 이와 관련해 성명을 내고 "이런 전격적인 인사 쇄신 움직임을 적극 지지한다"며 "수십 년 똬리 틀어온 구현모 이권카르텔을 발본색원하기 위해선 인사 쇄신의 폭을 넓혀야 한다"고 밝혔다.  

공석이 된 이들 자리에는 정식 임원인사 전까지 김영진 재무실장, 이현석 충남충북광역본부장, 이선주 D-TF장(이상 전무)이 각각 직무대행을 맡는다.

- 인적쇄신 폭 넓힐까

사내에서는 이번 조직개편이 인적 쇄신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KT의 고위관계자는 본지에 "현재까지는 소문처럼 번지고 있지만 물갈이 대상 임원이 수 십명에 이르며 전 정권과 연결고리가 있는 직원 색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말했다. KT내 만연한 이권카르텔로 인해 추가 인사가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다. 

대규모 조직 개편에 대한 예측도 나오는 상황이다.

KT와 주요 계열사에서는 후속 인사 시점과 규모 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김 대표가 취임사를 통해 인적쇄신에 나설 것을 시사한 만큼 빠른 시일 내 대규모 인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앞서 김 대표는 지난달 30일 열린 취임식에서 “KT 혁신 성장전략인 디지코(디지털플랫폼기업)를 추구함에 있어서도 ICT(정보통신기술)의 본질적인 역량이 핵심”이라며 “이를 위해 나이와 직급에 관계없이 뛰어난 역량이 있으면 핵심 인재로 우대하겠다”고 언급했다.

김 대표는 1959년생으로 경북사대부고,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 후 1984년 럭키금성상사에 입사했다. 이후 LG그룹 구조조정본부 상무, LG CNS 경영관리본부 부사장, LG유플러스 경영관리실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을 지낸 ‘재무통’이다.

2015년부터 올 초까지 LG CNS 사장을 지내는 등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 오랫동안 몸담아 왔다. LG CNS는 2019년 이후 매년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내기도 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