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PC 허희수·한화 김동선 이어 '현대그린푸드'도 반했다...자존심 대결 승자는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유통업계 오너가 자제들이 햄버거 프랜차이즈 사업에 뛰어들면서 재벌가의 자존심 대결이 주목받고 있다. 더욱이 이들 모두 미국 유명 햄버거 브랜드와 협업을 맺고 직접 사업에 나선만큼 누가 왕좌를 차지할지 관심이 크다. 이런 가운데 최근 현대그린푸드도 햄버거 진출 소식을 알려 '햄버거 전쟁'의 최후 승자는 누가될지 이목이 쏠린다.

- 수제 버거 시장 성장세 '주목'…. 사업 전선에 직접 뛰어들어 성과 내
- 정지선 회장 신사업 확대 의지...기존 식품 핵심사업 역량 강화


현재 재계에서 햄버거 시장에 뛰어든 재벌가는 롯데 신동빈 회장, SPC 허희수 부사장, 한화 김동선 전략본부장 등이다. 현대그린푸드는 최근 협업을 맺고 사업을 추진 중이다. 현대그린푸드는 정몽근 현대백화점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인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회장을, 차남인 정교선 현대백화점 부회장이 부회장을 맡고 있다.

- 총성 없는 ‘햄버거 전쟁’

롯데그룹이 운영하는 롯데리아는 국내 햄버거 시장에서 공룡으로 불리고 있다. 현재 국내 매장 수는 1330곳에 달한다. 롯데리아는 작고한 신격호 롯데 창업주가 1979년 선도적으로 서양 외식 문화인 햄버거를 국내에 도입하면서 시작한 패스트푸드 브랜드다. 특히 한국화 전략으로 40년간 대표적 햄버거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역시 베트남 시장 진출에 있어서 첨병 역할을 한 롯데리아의 해외 진출 사업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두고 지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갤러리아는 지난 6월 미국 햄버거 브랜드 ‘파이브 가이즈’를 들여왔다. 파이브가이즈는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이 신사업으로 적극 추진해 자회사인 에프지코리아를 통해 국내 사업을 진행하게 됐다.

기본 햄버거가 1만3400원, 가장 비싼 버거는 1만7400원이다. 기본 햄버거에 탄산음료와 감자튀김까지 추가할 경우 약 2만5000원, 탄산음료 대신 쉐이크를 추가한다면 3만 원가량을 한 끼 식사로 지불해야 한다.

파이브가이즈는 경쟁 브랜드보다 10~15% 높은 가격 정책에도 품질과 서비스 면에서 충분히 소비자가 지불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햄버거에 들어가는 토핑을 무료로 제공해 나만의 맞춤 버거를 만들 수 있고 신선하고 품질 좋은 재료를 사용하는 만큼 맛에 있어 차별화된다는 것이다.

김동선 본부장 역시 "파이브가이즈에는 장인정신 수준의 정성이 담겼다"며 국내에 경쟁 브랜드가 없다고 호언장담하고 있다.

국내 프리미엄 버거 시장의 포문을 연 SPC그룹의 쉐이크쉑도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다. 쉐이크쉑은 미국 뉴욕에서 시작한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로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차남인 허희수 부사장 주도로 2016년 국내에 들어왔다.

국내 진출 이후 연평균 매출 증가율은 20~25%에 달한다. 국내의 성공적인 운영 능력을 바탕으로 SPC는 연초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사업운영권도 따냈다.

현재 25개 매장이 있으며 최근 쉐이크쉑 1호점인 강남점을 강남대로 점으로 이전해 강남 대첩을 예고 중이다. 공교롭게도 파이브가이즈 매장과 불과 100m가량 떨어진 곳이다.

지난해에는 치킨 프랜차이즈 ‘bhc치킨’으로 유명한 bhc그룹이 수제버거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미국 유명 햄버거 브랜드 슈퍼두퍼와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고 서울시 서초구에 첫 번째 매장을 열었다

이런 가운데 현대그린푸드도 미국 햄버거 브랜드 ‘재거스(Jaggers)’와 계약을 맺고 이르면 내년 1분기 중으로 첫 매장을 미군 부대 내에 열겠다는 계획이다.

5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현대그린푸드는 미국 1위(매출 기준) 스테이크 전문점 ‘텍사스 로드하우스’의 계열 햄버거 브랜드인 재거스를 한국 내 독점 운영하는 계약을 조만간 맺는다.

현대그린푸드는  2020년 텍사스 로드하우스를 스테이크 전문점으로 국내에 들여오며 인연을 맺었다. 당시에도 미군 부대 내에 먼저 문을 열고 소비자 반응을 살폈다.
이번 계약은 현대그린푸드가 종합 외식 기업으로서 업종 포트폴리오를 넓히기 위한 시도로 평가받는다. 현재 현대그린푸드의 외식 포트폴리오는 텍사스 로드하우스에 더해 와인 전문점(와인웍스), 캐쥬얼 다이닝(h레스토랑), 이탈리, 조앤더주스 등이 있다.

또한 정지선 회장의 사업다각화 의지가 통했다는 의견도 있다. 정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도 신사업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정 회장은 "기존 사업의 성장과 신규 사업 진출 측면에서 다양한 협력을 시도하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만들어 '비전 2030' 성장전략을 구현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 국내 수제버거 시장 성장 잠재력 높아

업계에서는 최근 프리미엄 수제버거 브랜드가 국내에 활발히 진출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아직 성장 잠재력이 높아 각 업체에서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햄버거 시장의 규모는 2014년 2조1000억원에서 2020년 2조9600억원으로 성장했다.

또한 외식업체뿐 아니라 대기업 오너3세까지 수제버거 사업에 뛰어들면서 시장은 더 치열해질 분위기다. 다만 햄버거 가격 인상 폭이 커지면서 수제버거가 버거플레이션(버거+인플레이션)을 견인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4월 전국 햄버거 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17%가량 상승했다. 이는 18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이에 어떤 브랜드의 마케팅 전략이 성공을 거둘지 업계의 궁금증은 커지고 있다.

한편 신세계푸드는 ‘정용진 버거’로 불리는 프리미엄 제품 '자니로켓'을 시장에서 철수했다. 신세계푸드에 따르면, 기존의 미국 정통 수제버거 레스토랑 ‘자니로켓’이 입점해 있던 신세계백화점 타임스퀘어점, 센텀시티점, 성수점 등 매장 3곳을 포함해 국내 매장을 전부 철수했다. 2011년 자니로켓 국내 사업권을 획득한 지 약 12년 만에 지난달 미국 본사와 라이선스 계약도 종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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