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급 발암물질 조리흄에 무방비 노출?…노조 “폐 검사 즉각 시행”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이자 단체급식, 식자재 유통사업을 벌이는 '현대그린푸드'가 내부 악재로 인해 기업이미지 실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근 노조와 갈등이 외부로 알려진 가운데 지난 5월 발생한 식중독 의심 신고의 역학조사 결과 현대그린푸드 급식 때문으로 추정된다는 보건당국의 최종 판단이 나왔다. 다만 명확한 인과관계 입증이 안 돼 직원들에 대한 추가 보상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제공 : 금속노조]
[제공 : 금속노조]

질병관리청과 군포시청은 지난 5월 현대차 그룹 부품계열사 현대케피코에서 발생한 집단 식중독  증상의 원인 병원체는 살모넬라균이고, 감염원은 사내 급식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 업체에 급식을 제공하는 곳은 '현대그린푸드'다. 현대그린푸드가 운영하는 급식사업장에서 국수와 유부초밥 등을 섭취한 직원들이 오한과 설사, 구토 등의 증상을 보인 것이다. 

보건당국이 파악한 식중독 의심 증상 발생자는 284명으로, 이 중 임직원 18명과 조리 종사자 2명에게서 살모넬라균이 검출됐다. 

다만 보관해 둔 당시 음식에 대한 보존식 검사와 식당 내 집기류 등 환경 검사에선 균이 검출되지 않았다.

질병청 관련 지침에 의하면 감염병 발생 시 역학조사 등을 바탕으로 감염원이 무엇인지 판단해 ▲확정 ▲추정 ▲불명 등 3가지로 결론을 내릴 수 있는데 보건당국은 이번 사안의 경우 사내 급식이 식중독 원인으로 추정은 되지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인과관계는 밝혀내지 못해 '추정'으로 결론 내렸다.

앞서 현대그린푸드는 지난 7월 식중독 유증상 접수자 전원에게 소정의 위로금 명목으로 온누리상품권을 지급했다. 

13일에는 기아자동차 비정규 노동자들이 현대그린푸드에 '폐암 전수조사'를 요구하고 나서 그 배경에 이목이 집중됐다. 

금속노조 기아자동차소하리·화성·광주비정규직지회는 이날 경기도 용인시 현대그린푸드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급 발암물질 조리흄에 무방비로 노출된 현대그린푸드 노동자 저선량 폐CT 전수검사를 즉각시행하라”고 촉구했다.

지회는 "최근 학교급식실 폐암 문제가 대두되면서 유사한 작업환경의 현대그린푸드 노동자들도 우려되는만큼 회사에서 대책 마련과 CT 검사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지회에 따르면 학교 급식노동자의 폐암에 대해 산재가 승인된 2022년, 교육부는 학교 급식노동자 2만여명에 대한 검사를 진행하였고 이 중 139명이 폐암 의심 진단을 받았으며 이 중 31명이 폐암 확진 판정을 진단받았다는 것. 

이에 비슷한 조건속에서 일하고 있는 현대그린푸드 급식노동자들이 죽지않고 일할 수 있는 권리,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권리를 위해 2023년 임급협상 요구안 중 별도요구로 “현대그린푸드 조합원 폐암 발생 관련 전수 검사 특별노사협의”를 제기했고 총 7차례의 노사협의를 진행됐지만 최근 사측이 내놓은 안이 이해가 되지 않다고 했다. 

사측은 지난 9일 ‘근속 15년 이상인원, 정규조리원(전문직, 조리보조원, 기사 직군 제외)’만 대상으로 한다'는 안을 내놨다. 

이에 지회는 "사측의 안은 그 기준도 알 수 없고, 이유도 가늠하기 힘든 15년 이상 근무한 조리원이라고 선을 그은 것"이라며 "교섭단이 그토록 현대그린푸드에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이를 무시한 처사다"고 했다.  

이어 "조리 기구 세척에 사용되는 화학용품들은 그 성분 자체가 독극물인 경우도 있으며, 열에 노출될 경우 매우 심각한 유독 성분을 배출하여 심폐 기능에 막대한 손실을 주는 상황임에도 여러 가지 이유로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당장 노동자의 폐 CT 전수검사를 수용하라. 그렇지 않으면 사활을 건 총력투쟁으로 맞서 나갈 것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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