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베테랑 기용으로 단단한 국정 운영 실현" 호평 
野 "MB정부 시즌2, 국민 뜻 외면한 퇴행적 개각" 비판

(왼쪽부터)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 [뉴시스]
(왼쪽부터)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 [뉴시스]

[일요서울 l 박철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3일 2차 개각을 단행했다. 이날 대통령실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의 인선을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개각을 통해 취임 후 처음으로 복수 부처의 장관 교체를 단행했다. 이에 정치권은 국무위원의 투쟁심을 강조한 윤 대통령의 기준에 맞춘 전열 정비라는 평가와 함께 2차 개각을 기점으로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둔 순차적 교체가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지난 13일 2차 개각 인선을 발표했다. 이날 김 비서실장은 현역 의원인 신 후보자의 인선 배경에 대해 "국방정책과 작전 분야 모두에서 풍부한 경험을 갖춰 고도화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맞서 우리 안보 역량을 견고하게 구축하고 우리 국방 대개인 국방혁신 4.0을 완성할 수 있는 최적임자"라고 설명했다. 

이날 신 후보자는 "국민들이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소임을 다 하겠다"며 "군인다운 군인, 군대다운 군대를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김 비서실장은 유 후보자의 인선 배경에 대해 "문화예술 현장에 대한 이해와 식견뿐 아니라 과거 장관직을 수행할 만큼, 정책 역량도 갖추고 있어 최근 세계적으로 주목 받는 케이컬쳐의 한 단계 높은 도약과 글로벌 확산을 이끌 적임자"라고 밝혔다. 

이날 유 후보자는 "(문화) 현장이 AI나 챗GPT 등을 얘기하는 것처럼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변화하는 현장에 잘 쫓아갈 수 있는 정책과 지원을 계획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비서실장은 김 후보자의 인선 배경에 대해 "여가부는 아시다시피 저희 정부에서 폐지 방침이다. 후보자는 언론, 정당, 공공기관 등에서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뛰어난 소통 능력을 전환기에 처한 여가부 업무를 원활히 추진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말했다. 

이날 김 후보자는 "여가부는 생명의 존엄성과 가족의 가치 그리고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성을 기획하고 집행하는 유일한 부서다. 여가부가 존속하는 기간 동안 국민들과 활발한 소통을 통해 그 대상자들을 상대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2차 개각 두고 평가 갈린 與·野
정치권은 윤 대통령의 2차 개각을 두고 상반된 평가를 내렸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14일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대통령 취임 후 1년 반 정도 지난 시점에서 전문성과 업무 수행력, 정무적 리더십으로 국정철학을 보다 단단히 다지면서, 국민 눈높이에 맞는 현안을 챙기기 위해 단행된 적절한 인사"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새로 지명된 3개 부처 장관 후보자들은 모두 해당분야에서 평생 몸을 담았거나, 관련 주요직책을 맡은 바 있는 인물로 출중한 능력과 전문성을 이미 인정받은 분들"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를 통해 "국민의 뜻을 외면한 대단히 퇴행적 개각"이라며 "대한민국을 어두운 과거로 되돌려 끌고 가겠다는 것이 아니라면 이번 인사를 철회하는 것이 옳다"고 경고했다.

구체적으로 박 원내대표는 신 후보자를 두고 극단적 주장을 펼치는 편향된 인사라고 지적하며, 12.12 군사 쿠데타를 옹호하는 위험한 역사관을 갖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유 후보자에 대해서는 이명박 정부 시절 '문화계 블랙리스트 관리' 의혹을 받고 있다고 지적하며, 18개 부처 중 13개 부처의 장·차관이 이명박 정부 출신인 MB정부 시즌2라고 비판했다. 

특히 민주당은 국방부와 여가부 장관 교체는 고(故) 채수근 상병 사망 사건의 외압 의혹과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 파행에 대한 문책성 개각이라는 입장을 견지하는 만큼 국회 인사청문회 절차도 난항이 예상된다. 

아울러 세 후보자는 모두 전임 장관들과 비교해 '전투력'이 높은 강경파 인사로 평가받는 만큼 임명 후 야당 의원들과 대립각을 세울 가능성이 높다. 앞서 윤 대통령은 정무직 공무원인 국무위원들에게 투쟁심을 강조한 바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국회에서 야당 의원들과 지속적인 갈등을 빚어왔다. 특히 박 장관의 경우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친을 친일파라고 비판해 문 전 대통령은 직접 박 장관을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바 있다. 

한편 정치권은 2차 개각을 기점으로 정부여당이 내년 22대 총선을 대비하기 위한 본격적인 준비 절차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우선 대통령실 참모들의 순차적 개편이 거론된다. 이와 관련 대표적인 총선 차출 후보군은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주진우 법률 비서관 등이다. 

이어서 정치인 출신 장관들의 총선 출마를 위한 교체 가능성도 부상하는 상황이다. 대표적인 후보군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박진 외교부 장관과 박 장관 등이다. 아울러 윤석열 정부의 황태자인 한 장관의 총선 역할론도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만큼 추가적인 대규모 3차 개각이 이뤄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