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이기우 언론인]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 참모들이 대거 내년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이다. 자천타천 내년 총선 출마 예상자로 거론되는 대통령실 출신 인사는 벌써 30여명이 넘는 듯하다. 여권에서는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 출신 총선 출마자가 50명을 넘길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이런 와중에 국민의힘 지도부가 윤 대통령에게 내년 총선을 위해 용산 대통령실 참모진 차출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여당의 이같은 요청에 필요한 사람은 얼마든지 차출하라는 취지로 긍정적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윤 대통령의 최측근 참모들의 경우 전략공천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수석비서관회의 주재하는 윤 대통령. 뉴시스
수석비서관회의 주재하는 윤 대통령. 뉴시스

용산 22대 총선 출마 하마평 최소 30여명에서 50여명까지
- 윤 대통령, “필요한 사람 얼마든지 차출입장, 추석이후 탈출 러쉬

총선 출마설이 도는 대통령실 참모 명단을 살펴보자. 이진복 정무수석, 강승규 시민사회수석, 김은혜 홍보수석 등의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비서관급에서는 주진우 법률비서관, 강명구 국정기획비서관, 강훈 국정홍보비서관, 전희경 정무1비서관, 전광삼 시민소통비서관 등 이름이 오르내린다.

총선 출마설 도는 대통령실 참모 누구

행정관급에서는 정무수석실 소속 허청회·배철순·김인규 행정관과 시민사회수석실 소속 김대남·이창진·여명 행정관, 조지연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에 앞서 이동석 전 행정관과 이승환 전 행정관이 일찌감치 출마를 위해 대통령실에서 나온 가운데 최지우 전 행정관도 최근 사직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이 총선 출마가 유력한 가운데 출마 명단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윤 대통령은 정치인 출신 장관이나 참모진들의 총선 출마 의중을 고려해 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대통령실은 차기 총선 출마 희망자를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순차적으로 참모진을 교체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벌써 후임자들에 대한 검증이 끝났다는 말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지도부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내년 총선을 위해 용산 대통령실 참모진 차출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 지도부는 수석비서관급부터 행정관급까지 수십명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리스트에 담았다. 윤 대통령은 이들을 차출해도 좋다는 뜻을 밝혔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총선에 출마시킬 사람들을 용산에서 당으로 복귀시켜달라는 의견이 윤 대통령에게 전달됐다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의견 교환 아니겠나. 머지 않은 시기 (용산과 여당 사이에) 움직임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선거에 나갈 만한 사람들이 대통령실에 있다선거에서 잘 싸울 수 있는 선수들은 당에 데려와야 한다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대통령실 참모진 가운데 당에서 필요한 사람이 있으면 얼마든지 차출해도 좋다는 게 윤 대통령 입장이라며 차출설에 힘을 보탰다. 내년 총선은 윤석열 정부의 중간평가 성격을 띠고 있는 데다 내년 총선에서 승리해야 한다는 절박감이 여권에 팽배한 가운데 가용 가능한 인적 자원을 총선에 총동원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참모 차출설이 흘러나오는 이유는 능력과 인지도를 동시에 갖춘 인재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영향을 끼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당내에서 열세로 평가되는 수도권 지역에 경쟁력 있는 후보가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입장에서도 검사 공천 없다”, “낙하산 공천 없다는 방침을 밝힌 만큼, 인재를 영입해 경쟁력을 키워야 불필요한 공천 내분을 차단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총선 출마가 예상되는 이진복, 강승규, 김은혜 수석비서관. 뉴시스
총선 출마가 예상되는 이진복, 강승규, 김은혜 수석비서관. 뉴시스

추석, 11, 내년 13차례 걸쳐 용산 떠날듯

대통령실 총선 출마 희망자들은 추석 이후, 국정감사 이후인 11, 내년 1월까지 3차례에 걸쳐 순차적으로 용산을 떠날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인지도 낮은 행정관급 출마 희망자들은 추석 연휴 직후부터 대통령실을 나와 출마 준비를 할 예정이다. 실제 출마에 무게를 둔 한 행정관은 추석 이후 10월 초·중반쯤 사직을 하고 지역으로 내려갈 예정이라고 했다.

수석비서관과 비서관급은 국정감사가 끝나는 11월 이후 대통령실을 떠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국감 전에 움직이기보다는 국감을 마무리한 다음 자연스럽게 떠나겠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 최측근 참모들은 막판에 투입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출마자들은 총선이 치러지는 내년 410일 기준으로, 90일 전인 111일까지만 사직하면 되기 때문이다. 특히 윤 대통령 최측근들에 대해선 전략공천할 가능성이 있다. 여권 한 관계자는 주요 현안을 두고 야당과 싸울 때 의원 숫자뿐 아니라 전투력에서도 밀리는 게 사실이라며 상대적으로 윤석열 정부의 국정 철학에 대한 이해가 깊고 윤 정부가 성공해야 한다는 절박함을 가진 대통령실 출신 인사들이 대거 여의도로 가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측근들은 전략공천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를 10월부터 본격화되는 당무감사와 연관짓는 분위기다. 이번 당무감사는 총선을 앞두고 열리는 만큼 감사 결과가 향후 공천 심사 과정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당은 감사를 통해 경쟁력을 갖춘 인물을 배치하기 위한 공간을 마련해줄 가능성이 크다. 앞서 조강특위의 지역위원장 공모 과정에서 당은 36곳의 사고당협 중 10곳에서만 조직위원장을 인선하며 향후 인재영입을 위한 공간을 남겨뒀다. 여권 한 관계자는 지도부가 잡음 최소화에 집중하면서 공천관리위원회 출범 등 총선 공천 작업은 12월쯤에나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당무감사 결과를 통해 윤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들이 전략공천을 받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등 현역의원에 대한 물갈이 폭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여권 내 총선 경쟁 본격화, 지도부 진화 나섰지만...

국미의힘 최고위원 회의 주재하는 김기현 대표. 뉴시스
국미의힘 최고위원 회의 주재하는 김기현 대표. 뉴시스

이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여권 내 총선 경쟁이 시작됐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예전과 달리 대통령 가까이에 있었다고 해서 무조건 공천을 받거나 선거 승리가 보장되지는 않는다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잘 이해하는 참모 출신을 국회로 많이 진출시키려면 미리 지역구로 내려가 기반을 닦게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실제 행정관 등 체급이 낮은 인사들의 경우 윤심을 등에 업더라도 지역민들의 관심을 끌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공천 경쟁이 공천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윤심이 부각돼 물갈이가 이뤄질 경우 강한 반발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특히 일부 의원들의 경우 공천에서 배제될 시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피력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당내 핵심 인사들이 당 지도부가 윤 대통령에게 내년 총선을 위해 용산 대통령실 참모진 차출을 요청한 것은 사실무근이라며 서둘러 진화에 나선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자칫 윤 대통령이 총선에 개입한다는 논란을 야기할 수 있고, 당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이철규 사무총장은 보도 직후 의원들이 있는 단체 채팅방에서 해당 기사 링크를 공유하며 기사 내용은 사실이 아님을 명확히 알려드린다""그동안 당과 대통령실 사이에 총선과 관련해 명단을 주고받은 사실이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누군가가 뉴스거리를 만들어 과장된 제보를 하고, 그것이 기사화된 것 같다고 말했다.

당 핵심관계자도 “(당에서) 리스트를 만들지도 않았고, 주지도 않았다고 했다. 그는 당에서 요구했다면 당에서 책임져야 한다. 전략공천을 줘야할 상황이라며 만약 30여명을 전략공천한다면 당이 박살날 일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당내 한 인사는 김 대표가 시스템 공천을 말했다공천 과정에서 자칫 불협화음이 나올 경우 당내 분란은 커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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