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강혜수 기자] 내년 422대 총선을 앞두고 일명 김건희법개 식용 금지법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전국 552반려가구민심 잡기 경쟁과 여당에서는  평소 반려동물에 대한 사랑이 깊은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환심 사기 경쟁까지 겹치면서 개 식용 금지법이 뜨거운 관심 사안으로 부상했다. 여야 모두 21대 국회 임기 내 법안 처리를 약속하고 있지만 일부 반대 여론도 있어 법안 통과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보인다.

개식용금지종식 기자회견장 깜짝 방문한 김건희 여사. 뉴시스
개식용금지종식 기자회견장 깜짝 방문한 김건희 여사. 뉴시스

반려인구표심 경쟁과 여당 용산 바라기경쟁 더해지며 뜨거운 정치권
- 여야 앞다퉈 금지법발의하며 경쟁, 그러나 21대 국회 통과 가능성은 불투명

내년 422대 총선을 앞두고 개 식용 금지입법화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KB경영연구소의 ‘2023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개·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기르는 반려가구는 전국 552만 가구(1262만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반려견 가구가 394만 가구(901만명)로 전체 반려가구의 71.3%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려인구가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큰 전국단위 선거가 있을 때마다 이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정치권의 경쟁은 늘 뜨거웠다. 주요 선거 때마다 반려동물 관련 공약 경쟁과 유기견 입양 퍼포먼스 등은 익숙한 광경이 됐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도 여야의 반려인구 표심 잡기 경쟁에 불이 붙었다. 여야가 개 식용 금지입법화에 적극 나선 것은 반려가구의 증가와 함께 개 식용에 반대하는 국민 여론이 많아진 것도 한몫 한 것으로 보인다. 2022년 정부의 개 식용 대국민 인식 조사결과 응답자의 55%가 개 식용을 중단해야 한다고 답했다.

특히 표심 잡기 경쟁은 여당의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마음 잡기 경쟁까지 더해지면서 더욱 뜨겁게 펼쳐지는 모양새다.

윤 대통령과 김 여사는 지난 대선 때부터 반려동물 사랑으로 유명하다. 관저에서 강아지 5마리, 고양이 5마리와 함께 살던 윤 대통령 부부는 지난해 말 은퇴 안내견까지 입양하면서 11번째 반려동물 가족을 맞이했다. 김 여사는 결혼 전부터 유기견, 유기묘 구조와 지원 활동을 해왔다.

김 여사는 최근 개 식용 종식을 위한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4월 동물단체와의 비공개 간담회를 가진 바 있는 김 여사는 지난달 30일 개 식용 종식을 촉구하는 동물단체 기자회견에 참석해 개 식용 종식을 강조했다.

김 여사는 반려동물과 우리 인간이 친구가 되고 공존하는 시대라며 불법 개 식용 산업은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는 함께 친구가 돼 개 식용 종식이 될 때까지 끝까지 운동하고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용산 바라기 국힘앞다퉈 금지법 발의, “금지법추진, 변함없다

김건희 여사가 개 식용 금지에 강한 의지를 보이면서 당내에선 이를 김건희법으로 명명하고 있고, 소속 의원들은 앞다퉈 관련 법을 발의하며 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 안병길 의원은 개식용 금지 특별법안, 이헌승 의원은 개식용 금지 및 폐업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안을 각각 발의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일부 언론이 국민의힘 자체조사 결과 개 식용 금지 법제화에 반대 여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캠페인 등을 통해 여론을 조성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기로 했다고 보도하자 이에 대해 반박하며 입법 추진 의지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지난 13일 페이스북을 통해 개 식용 금지법 추진, 변함 없다우리 당이 개 식용 금지법추진을 안 한다는 일부 보도가 있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겠다. 국민의힘은 그런 방침을 정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박 의장은 개 식용 금지법을 추진한다는 입장에는 변함 없다지난 8월에는 여야 의원 44명이 개 식용 종식을 위한 초당적 의원 모임을 발족시키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회 법안 심의과정에서 심도 있게 논의해 통과시킬 수 있도록 야당 의원님들의 대승적인 협력을 바란다천만 반려동물 시대다. 이제는 개 식용 종식을 실천할 때라고 강조했다.

개식용금지법 연내 통과 촉구 기자회견. 뉴시스
개식용금지법 연내 통과 촉구 기자회견. 뉴시스

질세라 팔걷어붙인 민주, “당이 나서겠다, 특별법 제정

더불어민주당도 이에 질세라 팔을 걷어붙였다. 김성주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지난 14일 정책조정회의에서 최근 여론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국민의 85%는 개 식용을 하지 않으며, 56%는 개고기 금지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김 부의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지난 2021년에 출범한 개 식용 문제 논의를 위한 위원회에서도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따라서 공감대를 형성했으며, 다만 업계와 종사자들의 업종 전환과 보상 문제에 대한 이견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민주당이 나서겠다. 개 식용 종식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하고 개 농장과 음식점의 업종 전환을 지원하겠다“21대 국회에서 개 식용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김 부의장은 정부여당에 제안한다이번 정기국회에서 농해수위 법안 심사를 통해서 특별법을 반드시 제정하도록 하자고 밝혔다.

민주당에서도 한정애 의원이 지난 6개 식용 종식을 위한 특별법안을 발의했고, 민주당 출신인 무소속 윤미향 의원도 지난 1일 같은 이름의 법안을 대표발의했다.

여야 모두 개 식용 금지입법화에 한목소리를 내면서 입법 논의가 탄력을 받는 분위기다. 지난달 24일에는 여야 국회의원 44명이 참여하는 개 식용 종식을 위한 초당적 의원모임이 발족하기도 했다.

공동대표를 맡은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과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0년간 계속되어 온 개 식용 종식 논쟁에 마침표를 찍겠다고 강조하며 오는 11월 정기국회에서 개 식용 종식 관련 입법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헌승 의원은 공론화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연내에 법안들을 적극적으로 심사해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야 할 때라고 강조했고, 모임에 참여한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개 식용 종식을 위한 입법은) 동물 복지가 보장된 선진국으로 거듭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21대 국회내 입법가능성? “글쎄”, ‘김건희법용어 논쟁도

여야가 개 식용 금지입법화에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관련 논의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이지만 21대 국회 내에 처리가 가능할 것인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관련 여론조사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일부 반대하는 여론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고, 개고기를 생산판매하는 이해 당사자들의 반발도 거셀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022년 농림축산식품부의 식용 개 사육·유통 실태 조사결과를 보면 국내 개 농장은 1156, 전국 개고기 판매 음식점은 1666곳이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 논의는 1년 이상 중단된 상황이다. 정부는 202112월부터 개 식용공식 종식을 위한 사회적 논의기구를 운영하고 있으나 시기와 이행 방안 등을 둘러싼 이견이 표출됐었다.

정치권에서는 개 식용 금지를 명시적으로 반대하는 목소리는 찾기 힘들다. 다만 국민의힘 내에서 관련 법을 김건희법으로 부르는 것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나오면서 논쟁이 벌어졌다.

유승민 전 의원은 지난 13일 페이스북을 통해 김건희법? 국민의힘 국회의원 일부가 개식용금지법을 김건희법이라고 명명한다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동물보호법 전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4.05. 뉴시스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동물보호법 전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4.05. 뉴시스

유 전 의원은 법률에다 대통령 부인의 이름을 붙이는 건, 제가 과문한 탓인지 일찍이 본 적이 없다면서 대통령을 무슨 신적 존재로 떠받들며 천재적 아부를 하던 자들이 이제는 대통령 부인에게까지 천재적 아부를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명색이 헌법기관이라는 사람들이 이런 한심한 작태를 보이니 자유민주주의공산전체주의로 퇴보하는 느낌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미국에 레이디버드법이란 법이 있다. 대통령 부인 이름 붙인 법이라며 “‘김건희법이란 별칭으로 쓰기 시작한 것은 동물애호단체들이다. 그리고 많은 언론들이 김건희법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언론이 쓰는 용어를 정치인이 인용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이런 것을 트집잡는 것은 좀스럽고 민망한 일이라고 쏘아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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