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통사고 후유증

국지성 우기가 지속되는 요즘같은 날씨에는 비로 인해 도로가 미끄러워져 ‘빗길 교통사고’가 다발하는 경향을 보인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여름 7월부터 8월까지는 하루 평균 교통사고량이 무려 612.8건에 달했다고 한다. 사고 건수만큼 부상을 당하는 이들도 많아져 평균 부상자 수도 925.8명으로 집계됐다. 교통사고는 재산의 피해도 있지만, 사고 상해 및 후유증으로 당사자들의 건강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에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사고를 당했을 경우 최대한 빨리 의료기관을 찾아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교통사고로 인해 다쳤을 경우에는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 증상이 완전히 치료될 때까지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한의원에서는 추나 요법과 침·약침치료, 한약처방 등 한방통합치료를 실시하고 있다. 그중 한약은 근골격계 손상의 치료약으로 쓰인다.

한의 자동차보험 치료는 국토교통부의 기준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심사에 따라 사고로 인해 발생했거나 사고 후 악화된 증상에 대해 치료하도록 정해져 있다. 또 의료진은 환자의 상황을 보고 의학적 판단에 따라 진단과 치료를 실시하기 때문에 맞춤형 치료를 제공할 수 있다.

한의의료기관에서 교통사고 환자 치료를 위해 처방하는 한약(첩약)은 부상 회복을 위한 ‘치료약’이다. 교통사고로 인해 편타성 손상을 입게 되면, 인대가 손상되고 근육의 균형이 깨져 어혈이 발생하여 복합 통증이 발생하므로, 이를 치료하기 위해 첩약을 처방하는 것이다. 이 또한 사고 정황이나 증상의 정도와 치료 경과에 따라 의료진 판단으로 처방되며, 국토부 고시와 심평원 기준에 따라 인정여부가 결정된다.

한약 치료는 환자 체질 및 증상에 따른 개인 맞춤 처방이 이뤄져 표준화에 어려움이 따르다 보니 그동안 한약 치료의 유효성을 입증한 임상시험이 부족했다.

그러한 가운데에서도 교통사고 후유증에 한약 치료를 병행하면 회복 속도가 빨라진다는 것을 확인한 연구 결과가 한의계에서 꾸준히 발표되고 있다.

수원 바를정한의원 대표원장 이진혁 한의사가 2010년 제1저자로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교통사고 외래 환자에게 한약 치료를 병행한 전과 후 비교분석을 한 결과, 교통사고 환자의 한약복용이 교통사고 후유증과 근골격계 통증을 줄여주고, 사고 후 스트레스를 크게 개선한다는 결론이 증명되었다.

연구팀은 2010년 4월1일부터 2010년 4월30일까지 교통사고로 한방병원 교통사고 센터에 내원한 남녀 25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내원 전에 타 한방의료기관에서 이미 한방치료를 받은 환자는 대상에서 제외했다.

초진 시 어혈변증설문지를 작성하게 하고, 교통사고후유증에 주로 투여하는 당귀수산 10일분을 복용 후 다시 내원하였을 때 어혈변증설문지를 재작성하게 했다.

그 결과 당귀수산을 복용한 경우 어혈변증점수상의 여러 가지 증상 및 통증의 호전이 있음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관찰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어혈변증설문문항 개발을 위한 기초연구를 바탕으로 델파이 기법을 이용하여 임상 한의사를 통한 내용 타당도 검증 작업을 거친 후 설문 문항의 수정 보완 과정을 거쳐 개발된 어혈변증설문지의 총점과 판별식에 의한 환산 점수를 한약 치료의 유효성을 평가하기 위한 지표로 활용했다.

한약복용 전과 후를 비교한 결과, 총 연구대상자 25명의 당귀수산 복용 전 평균 어혈변증 총점은 48.52±15.34이고, 복용 후 평균 어혈변증 총점은 41.92±13.52 로서 통계학적으로 유의한 차이의 감소가 있었다. 또한 당귀수산 복용 전 평균 어혈변증 판별 점수는 7.87±1.78였고, 복용 후 평균 어혈변증 판별점수는 6.74±1.69 로서 유의한 차이의 감소를 보였다.

연구팀은 “이는 교통사고 후유증 치료에 있어 침치료, 물리치료만의 시행보다는 한약을 병행하는 치료가 더욱 뛰어난 효과를 보인다는 결과”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교통사고 환자에게 처방되는 한약이 몸을 보하는 용도라는 오해를 불식시키고 사고 후유증에 대한 뛰어난 치료 효과를 입증한 결과”라고 해석했다.

이번 연구는 한방통합치료의 한약 치료 병행 여부에 따른 다양한 교통사고 후유증 치료 효과를 객관적 수치로 입증한 임상연구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한약치료 이외에도 침치료 또한 다양한 연구를 통해 교통사고로 인해 발생한 통증을 효과적으로 완화시킨다는 결과가 입증되었다. 목통증 환자와 허리통증 환자의 수술률을 각각 60%, 30% 가량 감소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와 관련된 연구 결과는 SCI(E)급 국제학술지인 ‘Acupuncture in Medicine’ 2019년 8월호, ‘PLoS ONE’ 2019년 6월호에 게재됐다.

교통사고 환자 치료에 활용되는 한의 치료 중 ‘추나요법’의 선호도 또한 높은 편이다. 추나요법은 한의사가 손 또는 신체의 일부분을 이용해 비뚤어진 관절, 뭉치거나 약해진 근육과 인대 등의 구조적·기능적 문제를 치료하는 한의 수기요법이다. 이 역시 지난해 건강보험 적용을 받으며 근골격계 통증환자들에게 많은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그리고 2010년 교통사고 환자 1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연구에 따르면 환자가 입원기간 동안 한의통합치료를 받을 경우 숫자평가척도(Numeric Rating Scale, NRS)는 본격적인 치료 전 5.44±1.31에서 입원치료 5일차에는 NRS 4.66±1.50로 크게 줄어들었다. NRS는 통증 정도를 0~10으로 표현하며 10으로 갈수록 통증이 크다는 의미다. 퇴원일에는 NRS 3.65±1.80으로 떨어졌으며 퇴원 후 90일 후에는 NRS 1.36±1.46으로 일상생활에서 통증 없이 생활이 가능해졌다.

다만 교통사고로 인한 통증에 무조건 입원이 가능한 것은 아니며 환자 증상의 정도 및 사고와의 연관성 등을 토대로 의료진이 객관적 검사와 진단을 종합하여, 향후 치료방향을 환자 및 보호자와 협의하고 최종 결정하게 된다.

이렇듯 교통사고로 인한 다양한 증상과 그 후 발생할 수 있는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한약처방, 추나 요법과 침·약침치료 등 한방통합치료를 받는 것이 필수적이다. 

<수원바를정 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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