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를 보는 눈] 저자 크리스 존스 / 출판사 추수밭

 

[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알고리즘 데이터는 인간의 암기 능력과 지식을 대체할 수 있는 수단은 될 수 있지만 인간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대응책은 될 수 없다. 실제로 인공지능의 숙련된 기계적 속도로 단순업무 영역 처리는 크게 개선됐지만  창의적인 직관과 연계된 제3의 영역은 인간만이 처리할 수 있는 보장된 구획임이 밝혀졌다. 알고리즘과 분석 모델이 요동치는 과잉시대에 공통된 인간성을 발견하기를 원하는 독자들을 위해 저자 크리스 존스의 ‘1%를 보는 눈’이 출간됐다. 

기계가 도달할 수 없는 오직 인간만이 가능한 창의력의 경지에는 심장이 두근거리고 감동이 흐르며 온기가 가득한 이야기로 가득 채워져 있다. 

저자는 지식과 기술의 영역은 기계로 대체할 수 있지만 창의성의 영역은 오직 인간만이 풀어낼 수 있는 숙원이라고 말한다. 

인공지능 서비스의 극치를 보여준 챗GPT를 보면서 이제 더 이상 AI가 장악하지 못할 인간의 영역은 없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아무리 업데이트를 해도 남는 기계적인 오류와 실수는 마치 흐릿한 이미지를 보는 듯한 결과물로 이어져 원본의 복사본만을 출력하는 단순한 기계라는 사실을 인정하게 될 뿐이다. 

책에서는 알고리즘 세상에서 인간이 창의력을 발휘하는 순간들의 사례를 소개하고 파헤치는 과정을 통해 인간의 안목의 진가를  발견해 낸다. 

저자는 무수한 전문가들과 직접 인터뷰하고 연구한 구체적인 창의적 사례를 짚어주면서 위트 있는 문체로 기계들이 망가뜨린 세상을 다시 구할 수 있는 정체는 인간 밖에 없음을 강조한다. 

결국 인간만의 정서가 깃든 인간성만이 규칙적인 데이터의 정확성을 앞질러 갈 수 있다고 말하는 저자는 몇 가지 데이터 조합으로 흥행의 변수를 통제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며 대중의 예술적 취향이 특정한 공식이나 코드로 환원될 수 없다고 설파한다. 

특히 기계의 단순한 예측력을 능가하는 인간의 적응력과 창의성은 기후변화로 예측이 불가능한 날씨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경로이며 금융이나 의학 분야도 이와 마찬가지라고 알렸다. 

최근 치료법 중에 하나인 ‘서사의학’ 부분에서는 질병의 정복이라는 확실성에 기댄 의학 패러다임을 벗어나 환자와 의사 간의 불완전하지만 친밀한 관계를 통해 병의 개선여부가 결정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99% 기계가 판치는 세상에서 결국 세상을 구할 수 있는 힘은 1%의 인간성에서 나온다고 알리는 저자는 논리와 이성, 숫자와 계산 보다도 서로를 위해 흘리는 눈물과 땀방울, 희생과 봉사의 시간만이 마음을 울릴 수 있는 요소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다른 자신의 자폐증 아들을 빗대어 말하기를 “병을 앓고 있는 아들은 벌거벗어도 수치심을 느끼지 못하고 글을 쓸 줄도 모른다. 그러나 들풀 속에서 네 잎클로버를 발견하는 능력 하나만큼은 다른 어떤 이들보다 뛰어나다. 실패와 좌절, 아픔을 겪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자신 안에 잠재된 능력과 가능성을 끌어올리길 바란다. 책에서 말하는 ‘시각 테스트’의 본질이다. 앞으로도 세상의 99%는 여전히 기계의 몫일 수 있다. 그러나 책에서 제시하는 취향, 열정, 적응력, 호기심, 인류애, 독창성, 경외심 등의 덕목은 기계들의 논리를 뒤집는 인간 고유한 능력으로 1%의 기적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결국 책에서 강조하는 1%를 보는 눈은 1%의 기적이 바꾼 세상을 살아가는 능력이다. 저자가 직접 그간 해온 인터뷰와 조사한 자료들의 총합으로 출간된 1%를 보는 눈은 인간이라는 광범위한 주제를 다루는 데 있어서 인간다운 인간만이 세상을 바꿀 능력이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에스콰이어의 수석 저널리스트로 활동 중인 저자는 문화 산업, 이슈와 스포츠에 관심이 많아 그 분야의 거인들과 인터뷰하고 새로운 이야기를 끌어올리는데 열중해 왔다. 2004년 콜롬비아 왕복선이 폭발하면서 우주의 미아가 된 비행사의 이야기를 다룬 ‘집으로’와 2008년 이라크에서 사망한 군인들을 집으로 데려오는 과정을 그려낸 ‘그를 짊어진 것들’ 복싱선수들의 좌절과 영광, 고투를 그려낸 ‘폴링 하드’등의 다양한 작품과 기사는  아메리카 매거진 최고의 글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 책과 함께 읽을 만한 책으로는 저자 김지수의 ‘위대한 대화’, 저자 권시진의 의과대학 ‘인문학 수업’, 저자 크리스토퍼 맥두걸의 ‘본 투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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