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업 선정 평가 자료 조작, 허술한 업무 관리 등 문제점 심각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중소 벤처기업부 산하 중소기업유통센터(대표 이태식)가 내부에 만연한 '직장 내 갑질'로 분위기가 흉흉하다.

특히 소상공인들의 해외온라인 쇼핑몰 지원사업 선정과정에서 평가표를 조작해 특정 기업 선정을 도와주고, 욕설과 폭언, 10개월간 22회에 달하는 휴일근무지시 등으로 하위직원이 수지마비 증상이 발생하는 등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해 면직 처리되는 등 내부비리가 심각한 사실이 내부 감사를 통해 밝혀졌다.

또한, 소상공인 지원사업 수행기관 선정 시 기술평가표에 오류를 감추기 위해 평가표를 파기하고 가짜 사본을 만들다 적발되고 , 학비 지원할 때 장학금 수혜내역을 숨기고 추가로 지원금을 챙기는 등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냈다.

- '폭언ㆍ욕설' 부하직원 괴롭혀 수지 마비 발생, 10개월간 22회 휴일근무 강요
- 권익위 청렴도 조사에서 3년간 최하위 등급 기록...이태식 대표 '개혁' 의지 내비쳐


지난 7월 25일 이태식 중소기업유통센터 대표는 서울 여의도에서 취임 100일 기념간담회를 열고 "급변하는 유통산업 패러다임 변화 과정에서 중소벤처·소상공인의 디지털 전환 가속화에 앞장서겠다"며 "아울러 내부 청렴도와 갑질 문제 등을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통센터는 최근 사업예산, 조직규모 등 급격한 외연적 성장의 이면에 청렴도, 고객만족도 저하라는 성장통을 겪고 있다"며 "저하된 청렴도를 최고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레드휘슬 제도', '윤리경영 추진위원회' 등을 도입하고 공정하고 청렴한 조직으로의 환골탈태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유통센터의 3대 혁신방향으로 ▲정책 혁신 ▲경영 혁신 ▲조직 혁신 등을 제시했다. 

- 특정업체 유착..수사 의뢰 중

그러나 최근 구자근 의원( 경북 구미시갑 , 직장 내 )이 중소기업유통센터로부터 제출받은 내부 감사자료를 보면 내부 직원들의 각종 비리와 규정위반 , 후진적인 조직문화로 말미암은 문제점들이 드러나고 있다 .

특히 직장 내 괴롭힌 문화가 심각한 것으로 밝혀졌다 . A씨는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선 무리한 요구와 사회 통념상 상당하지 않은 욕설과 폭언으로 부하직원이 수지마비 증상이 발생했다.

A씨는 업무상 관련성이 없는 본인의 대학원 과제를 대신 수행하게 하고 , 전임 사장의 퇴임 선물 준비, 업무시간과 휴일을 구분하지 않고 10개월간 22회에 달하는 휴일근무를 강요하는 등의 행동도 서슴지 않는 등 12개에 달하는 비위 행위로 면직처리 됐다.

또 다른 직원 B씨는 공개된 장소에서 잦은 고성으로 하급직원(팀원)을 질책한 사실과 고압적인 태도, 여러 차례 물건을 던지는 행위를 일삼았다 . 또한 하위직원이 업무와 관련 고성과 함께 수첩과 볼펜 , 마우스 등을 던지고 욕설과 함께 고압적인 태도로 공개적으로 망신을 주는 등의 행동을 해 감봉 1개월의 처분을 받았다 .

중소기업유통센터의 C씨는 '2023년 해외온라인 쇼핑몰 지원사업'에서 선정위원 (1명)의 평가표를 임의로 변경하여 수행사 선정 결과를 조작했다 . 이 사업은 2억 5000만 원의 예산을 지원해 온라인 판로 진출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 해당 사업에서 C씨는 특정업체의 평가점수를 임의로 낮추고 서명을 대신해 , 특정업체가 떨어지고 다른 업체가 선정됐다.

중소기업유통센터는 해당 직원 C씨를 면직 처리하고 타 지원사업에 대한 추가적인 점검과 더불어 특정업체 유착 의혹과 관련 수사를 의뢰한 상태이다.

소상공인지원사업 중 수행기관 선정 관련 발표평가 자료에서 평가위원의 서명을 직원 D씨가 대리 서명하다가 적발됐다. 기관에서는 특정인의 개입이나 업체선정 비위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견책처리만 했다.

직원들의 고급전문화 교육지원 과정에서도 장학금 지원받을 시 장학금을 제외한 80%의 금액을 지원하도록 했으나 , 두 명의 팀장이 장학금을 받고도 이를 미신고해 교육지원금액을 부당하게 받다 적발되어 감봉과 경고 처분을 받았다. 

구자근 의원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판로지원을 위해 설립된 중소기업유통센터의 후진적인 조직문화와 기강 해이가 심각한 만큼 이를 바로 잡기 위한 고강도의 쇄신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중소기업유통센터는 직장 내 산하 공공기관으로 중소기업제품의 판로확대와 소상공인의 판로지원 등을 돕기 위해 지난 1995년 설립됐다. 중소기업유통센터는 권익위의 공공기관청렴도 조사에서도 2020년 4등급 , 2021년 최하위 등급인 5등급 , 2022년 4등급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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