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교수 “중국·미국·프랑스 등 이미 삼중수소 배출”
‘농업용수·공업용수 사용하자’에는 “비윤리적이다”

강건욱 서울대병원 핵의학과 교수. [서울대병원]
강건욱 서울대병원 핵의학과 교수. [서울대병원]

[일요서울 | 박정우 기자] 지난 8월24일부터 개시된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1차 방류가 완료됐다. 이어 9월 말에서 10월 초 사이 2차 방류가 예정돼 있다. 도쿄전력은 1차 방류에서 약 7800톤(t)에 달하는 오염수를 알프스를 통해 희석 후 바다로 흘려보냈다. 아울러 오는 2024년 3월까지 네 차례에 걸쳐 3만1200톤에 달하는 오염수를 방류한다는 방침이다. 국내외 여론이 방사성 물질에 대한 불안감에 휩싸여 있는 가운데 특히, 오염수 방류로 인해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가 인체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일요서울 취재진은 지난 9월18일 서울대병원 강건욱 핵의학과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오염수 방류’와 ‘삼중수소’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삼중수소란 정확히 무엇인가

▲ 삼중수소라는 것은 굉장히 약한 베타선(방사선의 일종)을 내는 방사성 물질이다. 자연계에 존재하고, 태양광에 의해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흔하게 일상에 있는 그런 물질이다. 인공적으로도 만들어지지만, 자연계에 늘 있던 것이다. 삼중수소는 음식물을 통해서도 체내로 들어온다. 빗물 형태로 지구 환경으로 떨어지고, 그게 바다로 가면 10분의 1 정도로 희석된다.

- 삼중수소 체내 흡수, 문제없나

▲ 후쿠시마에서 오염수를 방류하면, 우리나라에 오기 전 태평양을 거친다. 그때 거의 다 희석이 돼서 대략 100만 분의 1베크렐(Bq) 정도 농도로 우리나라에 올 것으로 계산이 된다. 100만 분의 1베크렐은 우리가 먹는 생수 정도다. 즉, 우리는 평상시에 삼중수소를 먹고 있다. 

그렇게 되면 70kg 성인 기준 체내에 한 40베크렐 정도를 갖고 있는 것이다. 삼중수소는 쌓여있는 것은 아니며, 매일 소변과 땀으로 배출되고, 다시 체내로 들어오는 식으로 반복된다. 

사실 100만 분의 1베크렐 정도라고 하지만, 그건 계산일 뿐이고 100만 분의 1 수준은 사실 측정 자체가 불가능하다. 그 정도면, 6000억 년 정도 지나야 1mSv(일반적으로 개인의 방사선 피폭을 다룰 때 단위, 일상생활에서의 연간 노출량은 2.4mSv다) 정도 체내에서 발견된다. 

- 삼중수소가 바다로 유입돼도 안전한가

▲ 바다는 항상 우리가 먹는 생수에 비해 10분의 1 정도 삼중수소량이 적다. 그래서 우리가 먹는 채소나 육류 등 육지에서 나오는 식품에 비하면 바다에서 나오는 해산물이나 어류는 삼중수소가 10분의 1 정도 적게 들어있다. 

우리가 체내 삼중수소를 줄이려고 한다면 해산물을 많이 먹으면 된다. 즉, 바닷물로 들어가면 희석되기 때문에 확실히 더 적은 양이 측정된다. 바닷물은 삼중수소량이 5분의 1에서 40분의 1 정도 적다.

- 중국, 러시아, 미국 등 다른 나라도 배출하는가

▲ 그렇다. 세계에서 제일 많이 배출하는 나라는 프랑스다. 원전이 많아서 그렇다. 프랑스의 경우 주로 바닷가보다는 강에 원전을 배치하고 있다. 이 강은 네덜란드로 흘러가는데, 네덜란드 앞바다의 경우 삼중수소를 측정해보면 다른 바다에 비해 10배에서 100배 정도 삼중수소량이 높다. 근데 문제는 없는 상황이다. 그 정도 용량은 신경 쓰지 않는다. 

예를 들어 핵 처리 시설 같은 경우에는 삼중수소가 정상 가동 원자로보다 훨씬 더 많이 나오기 때문에 영국, 스코틀랜드 같은 지역에서는 한 100배, 1000배 높은 곳도 있다. 중국도 정상적인 원자로 한 곳에서 후쿠시마에서 버리는 삼중수소 22조베크렐보다 10배 더 높게 버리고 있다.

상하이 남쪽 친산 원자력 발전소의 경우 222조베크렐이 20년 전부터 배출되고 있다. 러시아도 워낙 원자로가 많고 과거에 삼중수소 사고도 있었기 때문에, 많이 배출한 나라다. 러시아(당시 소련)와 미국은 1960년대 각각 1000번씩 대기 중 핵실험으로 전 세계 삼중수소를 지금의 1000배까지 올렸었다. 그 1000배가 100배가 되고, 또 10배가 되고 하는 등 지금 수준으로 떨어지기까지 거의 수십 년이 걸렸다. 

이를 캐나다 오타와하고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측정한 게 있다. 1963년에 빗물에서 500베크렐이 나왔다. 이 얘기는 지구 전역에 걸쳐서, 적어도 북반구 전역에 걸쳐서는 지금 우리가 먹는 삼중수소의 500배를 그때 당시 사람들이 먹었다고 보면 된다.

이 삼중수소는 우리가 경험하지 않은 게 아니고, 인류가 이미 1000배 이상을 먹었었다. 지금의 대기 중 1베크렐 되는 수준도 절반은 미국과 소련의 핵실험에 의해 남은 삼중수소라고 추정하고 있다. 

- 일각에서는 “공업용수, 농업용수로 쓰면 되는 것 아닌가”라는 의문이 있는데

▲ 윤리적이지 않다고 본다. 그건 인간에게 일부러 노출시키겠다는 것이다. 아무리 반일정서가 강해도 일본 일반인들도 시민이고, 평범한 사람들인데 왜 그것을 일부러 먹어야 하겠는가. ‘기준치 이하이기 때문에, 일본인들이 먹어도 된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위험한 수치는 아니지만, 인간이 먹어야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바다에 갖다 버리는 게 제일 안전하고, 가장 희석이 되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이다. 근데 농업용수, 공업용수로 쓰면 결국은 일본 사람들에게 노출이 된다. 결론적으로 사람이 먹고 소변을 보면 그게 강을 타고 바다로 간다. 즉, 인간에게 한번 노출시켰다가 가겠다는 건데 그건 윤리적이지 않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