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 및 가을 단풍철 맞아 산으로 드라이브
강원도 치악산, 충북•경북 소백산, 전북 내장산

소백산국립공원 진입로. [이창환 기자]
소백산국립공원 진입로. [이창환 기자]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동해, 남해, 서해 등 어느 곳으로 가도 각각의 매력적인 바다 풍경과 해변을 만날 수 있지만, 내륙에 있는 명산도 그에 못지않은 멋진 풍광을 자랑한다. 특히 고속도로와 자동차전용도로를 포함한 지방도로 및 주요 간선도로를 따라 가다보면 주요 명산과 그에 이르는 멋진 경치를 만날 수 있다. 이에 오색찬란하게 물드는 단풍이 물드는 가을이 다가온 만큼 자동차 드라이브 코스를 이야기 해본다.

강원도 치악산부터 충북 경북을 잇는 소백산과 전북 내장산까지

서울에서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지만 강원도의 멋진 명산 가운데 하나로 치악산이 있다. 치악산은 우리나라 14개 산맥 가운데 12번째 산맥인 차령산맥 줄기에 있다. 차령산맥은 태백산맥이 동해를 따라 내려오는 줄기에서 내륙 안쪽으로 가지를 뻗은 모양으로 동서로 비스듬히 자리 잡았다. 

치악산, 서울과 멀지 않은 강원도의 명산

그 중 치악산은 상하좌우로 오가는 이들에게 가장 좋은 쉼터를 제공해줄 수 있는 딱 한 가운데 위치해 균형추 같은 역할을 한다. 강원도 설악산과 금강산은 워낙 유명하지만 치악산도 그에 버금가는 명산임은 틀림없다. 1288m 높이의 비로봉과 향로봉(1043m) 및 매화산(1084m) 등은 이미 등산객들 사이에서는 유명하다. 

서울 시청에서 치악산 국립공원 입구까지는 차로 약 120~140km를 달려 1시간30분에서 2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다. 치악산에 이르는 길을 원주 혁신도시 개발 사업 당시 도로 정비 등을 통해 잘 마련돼 있다. 고속도로와 국도나 지방도로 등 어떤 길을 선택해도 좋지만, 치악산 인근에 이르면 욕심내지 말고 치악산 주변을 크게 한 바퀴 도는 것을 권한다. 

좌로는 백운산 자연휴양림 우로는 횡성군으로도 넘어갈 수 있다. 배향산 자연휴양지를 지나는 주천강을 따르는 주천강로를 따라 돌면 좌우의 산과 나무들을 격하게 만끽할 수 있다. 그렇게 한 바퀴 돌면서 북쪽으로 향하면 구룡사계곡으로 들어갈 수 있는데, 공영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산책하며 거니는 것도 드라이브 중 신선한 재미를 안겨줄 수 있다. 

구룡사 쪽은 워낙 경관이 좋고 소나무 숲이 잘 구성돼 있는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흐르는 물도 가을 단풍과 만나면 일상을 벗어난 기쁨을 더욱 누릴 수 있다. 비록 등산객처럼 산을 오르기는 힘들더라도 자동차 드라이브 코스 중 만날 수 있는 계곡과 하천은 잠깐의 여유를 제공하는 쉼터가 되기도 한다. 

치악산 계곡. [원주시]
치악산 계곡. [원주시]

소백산, 강원도와 충청도, 경상도의 맥을 잇다

소백산은 충북 단양군과 경북 영주시 및 문경 등을 이어주는 명산으로, 우로는 동강으로 이미 많은 유명세를 타고 있는 강원도 영월군과도 멀지 않아 3개의 도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기도 한다. 앞서 치악산이 12번째 산맥인 차령산맥에 머물렀다면, 소백산은 13번째 산맥인 소백산맥의 중심이 되는 역할을 한다. 

소백산의 이름을 따와 소백산맥을 지은 것처럼 소백산은 백두대간의 줄기를 정면으로 받아낸 산이다. 치악산이 강원도의 명산 가운데 하나라면, 소백산은 충청도와 경상도를 이어주며 경상도를 대표하는 산이기도 하다. 충청도 역시 명산들이 많아 경상도의 대표 산으로 꼽아봤다. 

소백산은 민족의 영산으로 불리며 1439m의 비로봉을 중심으로 동서로 길게 뻗어 있다. 남북으로 뻗어 한반도의 등줄기 역할을 하는 낭림산맥과 태백산맥을 제하고, 동에서 서로 뻗은 산맥 가운데는 가장 북쪽의 함경산맥 다음으로 길다. 그렇게 소백산으로부터 이어지는 자락에 그 유명한 문경새재가 있다. 

그만큼 드라이버들이 도로를 따라 한참을 오르고, 오르고, 또 오르면 멋진 풍경을 더 많이 제공하는 산이기도 하다. 남한 땅을 아래위로 절반 나누는 역할을 하기도 하는 소백산 줄기는 봄, 여름 야생화와 가을 단풍이 절경을 이룬다. 단양에서 유명한 고수동굴이 바로 소백산 자락에서 만들어졌다. 

소백산 북쪽 좌우로 길게 이어지는 남한강을 따라 드라이브를 한다면 강과 산의 매력을 한 없이 즐길 수 있다. 치악산으로부터 140km정도 약 1시간30분에서 2시간 거리에 있는 것을 고려할 때 몇 날의 드라이브 여행을 고려한다면 치악산 다음의 드라이브 코스 순서로 넣어도 알맞다.

내장산 단풍로드. [정읍시]
내장산 단풍로드. [정읍시]

내장산, 우리나라 산맥의 끝자리를 지키다

지리산과 계룡산 등 충청도에도 더 많은 명산들이 있음은 분명하다. 하지만 우리나라 14번째 마지막 산맥인 노령산맥을 따라 내려가면 마지막 끝에 내장산이 위치한다. 내장산은 전북 정읍시에 속해 있으며, 예로부터 조선 8경의 하나로 꼽히던 산이다. 

이른바 호남의 금강산으로도 불렸던 내장산은 유명한 단풍명소인 108주의 단풍나무가 줄지어 있는 단풍터널을 보유하고 있다. 2021년 8월 내장산 단풍나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기까지 했으니, 충분히 그 매력을 입증한 셈이다. 

치악산이나 소백산만큼 높지는 않지만 763.5m의 신선봉을 중심에 두고 팔방으로 작은 위성 산들을 거느리고 있다. 더욱이 전남 담양과도 맞닿아 있어 내장산 드라이브의 끝자락에는 담양 죽녹원을 들러 떡갈비를 맛보고 오는 코스를 넣어도 좋을 듯하다. 특히 앞서 언급한 두 산과는 달리 서해 바다 쪽에 가까워지면서 변산반도가 멀지 않은 곳에 있어 산으로부터 바다로 이어지는 가을 드라이브의 절정을 만끽할 수도 있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으로도 고속도로를 비롯해 국도와 지방도로가 잘 구성된 국가 가운데 하나다. 그 길목마다 자리 잡은 명산과 강, 호수와 바다는 오늘 자동차를 타고 어느 곳으로 운전대를 돌리더라도 멋진 풍경을 만날 수 있게 한다. 이번 가을, 연휴와 주말 등을 맞아 도심을 떠나 우리나라 명산으로 드라이브 한 번 가보면 어떨까.

치악산 정상. [원주시]
치악산 정상. [원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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