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내장’ 안압 상승으로 인한 시신경 손상 주원인

 

‘몸이 백 냥이면 눈은 구십 냥’이라는 말이 있다. 아직 실감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깊이 공감하며 건강 관리를 게을리 한 점을 후회하는 분도 많이 있을 것이다.

요즘 같은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단순히 오래 사는 것보다도 건강하게 장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건강하게 살면서 삶의 질을 유지하는 데에는 눈 건강이 필수적이다. 눈은 스마트폰, 컴퓨터, 각종 전자기기 사용 등의 영향으로 하루 종일 혹사당하는데, 이로 인해 눈의 피로와 기능 저하가 빠르게 진행된다.

특히 눈이 노화됨에 따라 시신경의 이상이 생기는 안과적 질환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대한민국에 대표적인 3대 실명질환으로 녹내장, 황반변성, 당뇨망막병증을 꼽을 수 있다.

그중 녹내장은 시신경의 기능에 이상을 초래하고 해당하는 시야의 결손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점점 진행되다가 말기가 되면 시력을 상실하게 된다.

과거 노년층에서 많이 발병되었던 것과는 달리 최근에는 눈을 과도하게 많이 사용하는 생활로 인해 20-30대의 청년층에서도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다.

녹내장 발병의 주요 원인은 안압 상승으로 인한 시신경의 손상이다. 안압 상승에 의해 시신경이 눌려 손상된다는 기전과, 시신경 혈류에 장애가 생겨 시신경의 손상이 진행된다는 두 가지 기전으로 설명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병을 유발하는 정확한 원인은 밝혀져 있지 않다.

안압이란 안구의 압력을 말한다. 눈의 형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안구 내부에 적절한 압력이 유지되어야 하는데, 안압이 너무 낮으면 안구 위축이 올 수 있고, 너무 높으면 시신경이 손상될 수 있다. 이러한 안압은 주로 눈 안에서 생성되는 물인 방수의 순환에 의해 결정된다.

방수는 홍채 뒤쪽에 위치한 모양체라는 조직에서 매일 조금씩 생성되며, 생성된 양만큼 순환을 통해 눈 외부로 배출되는 흐름을 갖는다. 이 생성과 순환의 균형이 맞지 않아 눈 내부의 압력이 올라가면, 안압이 상승되어 녹내장을 일으키게 된다. 녹내장의 가족력이 있거나, 평소 안압이 높은 경우, 또는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 질환 및 근시를 가진 사람에게서 발병률이 높다.

녹내장은 급성과 만성으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는데, 급성 녹내장은 전체 녹내장의 약 10% 정도이며, 안압이 갑자기 상승하면서 시력 감소, 두통,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녹내장은 발병 초기에는 자각증상이 거의 없다가, 서서히 진행되면서 환자가 앞이 뿌옇게 보이고, 시력이 떨어진 것 같고, 눈에 통증이 생기고, 물체가 어른거리고, 시야가 좁아지는 등의 증상을 느껴 병원에 내원했을 때는 이미 말기로 시야가 상당히 좁아져 있고, 시신경 손상도 제법 진행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만성 녹내장은 증상이 나타났을 때에는 이미 말기이므로 정기적인 안압검사 및 안저검사를 통해 녹내장을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의 목적은 진행을 늦추거나 멈추게 하는 것이며, 안압의 조절을 위함이지 이미 손상된 시신경을 복구시키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빠른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또 녹내장 중에는 안압이 정상범위에 속하지만 시신경 손상이 진행되는 정상안압 녹내장도 있기 때문에, 안압검사뿐만 아니라 안저촬영을 통해 시신경섬유층의 결손 유무 또한 확인해야 한다.

정상안압 녹내장은 몸의 어떤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눈 조직에 영양공급이 원활하지 못하면서 녹내장이 발생하는 것으로, 유전, 가족력과 관계가 있을 수 있으며 근시, 시신경 혈류장애, 뇌졸중 그리고 고혈압, 당뇨 등의 전신질환과 연계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되어 있다.

한의학에서 녹내장은 청맹(靑盲), 녹풍(綠風) 등으로 표현하는 병이다. 담적(痰積), 식적(食積), 담음(痰飮), 어혈(瘀血) 등으로 인해 몸속 노폐물이 쌓이고 열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다 보면 눈의 방수 순환에 장애가 생기게 된다.  

또한 허로(虛勞), 노권(勞倦) 등으로 오장육부의 기능이 떨어지면서 몸이 허약해지면 시신경에 영양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눈의 안압이 올라가고 시신경의 손상을 유래하는 녹내장이 발생할 수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안압을 내려주고 눈 증상을 개선시킴과 동시에 근본 원인을 찾아 한방치료로 해결해 주어야만 한다.

눈은 한의학적으로 특히 간(肝), 신(腎)과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에 개인에 맞추어 부족한 부분은 북돋아 주고 노폐물은 배출하면서, 순환의 기능과 균형을 맞추어 주는 맞춤 한약을 처방한다.    

또한 약침치료, 침치료를 시행하여 안구 주변의 기혈 순환을 돕는다. 그리고 경추와 턱관절은 시신경을 포함한 뇌신경과 뇌로 혈액을 공급하는 경동맥이 지나가는 중요한 통로로서 눈 질환의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 또 척추의 불균형은 신체의 전반적인 밸런스를 깨뜨려 오장육부의 기능을 저하시키므로 추나 치료를 통해 균형을 바로 잡는 것이 중요하다.

이외에도 비강 내 기구를 삽입하여 풍선(nasal balloon techniques)을 부풀려 두 개안면부 구조물을 교정하는 비강추나요법 또한 같이 시행되는데, 이를 통해 비강 확장, 호흡개선 및 뇌척수액의 순환을 원활하게 하여 안구 주변의 열을 식히는데 도움이 된다.

치료와 함께 평상시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다. 과로와 스트레스 관리가 가장 중요하며, 술 담배는 피해야 한다. 상부의 압력을 올리는 운동이나 행동을 조심하며, 열이 치솟기 쉬운 분노와 같은 감정을 조절하고, 마음을 편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수원바를정 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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