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귀성 귀경길 옥천에서 잠시 쉬어가유~

옥천 둔주봉 한반도 지형
옥천 둔주봉 한반도 지형

[일요서울 l 옥천 육심무 기자] 추석 명절은 고향을 찾거나 연휴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차량들이 가장 많은 시기이다. 특히 올해는 10월 2일을 임시 공휴일로 정함에 따라 6일 연휴를 누릴 수 있어 교통량이 어느해보다도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결코 익숙해지지 않는 고속도로 정체에 따른 짜증을 덜기 위해 경부고속도로 귀성 귀경길 쉬어가기 좋은 곳을 소개한다.

경부고속도로와 호남고속도로가 분기하는 대전 회덕 JC는 고속도로 교통 체증으로 악명이 높은 곳 중 하나이다. 경부고속도로와 호남고속도로가 분기하고, 조금 내려가 대전~통영 고속도로가 분기하는 이 곳은 귀성길 고속도로 정체가 풀리기 시작하고, 귀경길 정체가 시작되는 지점이다.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귀성객들에게 상하행선 휴게소가 한곳에 있는 유일한 휴게소인 금강유원지는 1960년대 말 경부고속도로의 개통과 함께 금강휴게소가 생기게 되면서 오지에서 교통요충지로 변모했다.

전북 장수 뜬봉샘에서 발원한 금강은 무주와 진안을 거쳐 충남 금산과 충북 영동 일원을 지나 옥천 동이면과 청성면을 흐르는데, 이 구간은 산지가 발달하여 협곡에 가까운 지형으로 산자수려한 경관이 펼쳐진다.

옥천 경부고속도로 금강휴게소와 라버댐
옥천 경부고속도로 금강휴게소와 라버댐

금강휴게소는 지리적인 위치와 수려한 경치로 인해 휴게소내 숙박시설에는 예전에는 박정희 대통령이 이용하는 객실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기도 했다.

이른 아침 강에서 피어오르는 물안개가 환상적인 금강휴게소는 최고의 미인배우로 꼽히던 정윤희 주연의 ‘안개부인’이라는 영화의 주된 촬영지로 선택될 만큼 고혹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그러나 서울과 부산에 사는 주인공들이 밀회하는 장소라는 영화 설정과 훗날 여주인공의 불륜 사건으로 인해 이곳의 숙박업소는 한때 전국의 러브호텔로 상징으로 여겨져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고, 지금은 철거됐다.

현대 고 정주영 회장의 작품으로 알려진 이 금강휴게소 옆에는 휴게소를 통해야만 갈 수 있는 민물고기 식당들이 모여있다. 원래 강가 마을이던 곳이 휴게소가 들어서면서 출입로가 막혀버린 이곳은 민물고기의 제왕인 쏘가리 회와 빠가사리 매운탕, 도리뱅뱅이 등 바로 앞 금강에서 잡은 싱싱한 물고기들을 사용해 타지에서 넘볼 수 없는 맛있는 민물매운탕 식당촌을 형성했다.

휴게소와 인근 마을의 전력 공급을 책임지는 소수력발전소를 돌리기 위해 설치한 라바댐 위로는 시퍼런 강물이 넘실대며 그 아래 조령리에서 우산리에 이르는 구간은 강물이 여전히 여울져 흐르기 때문에 강마을의 정취를 흠뻑 느낄 수 있다. 강태공을 자처하며 가족과 연인끼리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는데 모자람이 없고, 여름이면 모터보트와 제트스키, 수상스키를 즐기는 사람들이 모여든다.

이 라버댐에서 우산으로 고기잡는 이색 풍경 등은 이미 공중파 방송국에서 여러차례 보도해 새로울 것도 없지만, 당국의 규제에도 낚시꾼들의 발길은 이어지고 있다.

금강휴게소에는 고속도로가 아닌 금강쪽으로 난 톨게이트가 있는데 이곳으로 나와 조금만 이동하면 모래무지찜 등 독특한 음식들을 맛 볼 수도 있다.

옥천 장계관광지
옥천 장계관광지

귀경길 경부고속도로 대전 직전에 있는 옥천나들목을 나와 앞차의 후미등을 보는라 지친 눈의 피로를 대청호의 푸른 수면을 보며 풀어보기를 추천한다.

대청호 5백리길 가운데 때묻지 않은 산책로인 향수호수길은 차량으로 옥천나들목에서 5분 거리에 있다. 대청호반의 멋진 경관을 따라 조성한 생태문화 탐방로인 이 길은 오랜 기간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았던 만큼 자연이 살아있고, 길 어귀에는 옥천선사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또 이 곳을 가는 길에는 ‘넓은 벌 동쪽끝으로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는’ 정지용 시인의 생가와 박목월 시인이 백합으로 표현했던 육영수 여사의 생가가 자리한 교동이 있다. 옥천군에서 이 곳의 명소에서 기념촬영을 해 SNS에 올리면 기념품과 한옥숙박시설 숙박권을 추첨해 제공하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고, 정지용 시인 기념관에서는 시낭송도 할 수 있다.

먹방 유튜버 쯔양이 내돈내며 사먹었던 물쫄면으로 유명한 분식집과 공중파 방송국들이 전국 맛집으로 소개했던 반세기가 넘는 연륜의 짬뽕집 등 포털에 검색하면 바로 나오는 맛집들도 인접해 있다.

향후 유람선이 뜰 예정인 장계국민관광단지에서 차한잔 하는 것과 부소담악 및 박원숙의 ‘같이삽시다’ 프로그램에 등장했던 핫 포토존에서 인생 샸을 전지는 것도 좋겠지만 시간이 조금 많이 걸린다.

영동 상촌 능이버섯
영동 상촌 능이버섯

추풍령으로 상징되는 황간휴게소와 영동나들목 주변도 다양한 재미를 품고 있다.

한적하기로 소문난 영동나들목을 나오면 전국 최대의 포도 생산지답게 크고 작은 와이너리가 46곳이나 산재해 있다. 나들목에서 가장 가까운 와이너리에는 스파클링 와인을 비롯해 아시아와인트로피 등에서 금상과 다이아몬드상 등을 획득한 품질 좋은 포도주의 제조시설을 구경하고, 인터넷 판매보다 저렴한 가격에 취향에 맞는 제품을 구입할 수도 있다.

이 와이너리에서 고개 하나 넘어가면 전국에서 생선국수로 이름난 청산면 소재지이다. 추석 연휴기간 생선 국숫집의 영업 여부는 사전에 검색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포도와 아울러 시가지 가로수조차 감나무인 영동에서 감식초와 곳감 등을 맛보는 것도 또 다른 풍미이다. 과일의 고장을 자부하는 영동은 송이와 능이 싸리버섯 등 자연산 버섯의 생산량이 많은 곳이지만 출하 시기가 일정하지는 않고, 곳감은 아직 올해 제품이 나오기 전인 만큼 바로 먹을 만큼만 구입하기를 권한다.

영동의 대표적인 명소인 청풍정과 옥계폭포, 백년 이상 묵은 소나무 군락지인 송호리 관광지 등 명승도 많고, 먹거리도 많은 영동은 박연 선생으로 상징되는 국악의 고장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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