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이기우 언론인] 그야말로 폭풍전야 상태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결과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는 22대 총선의 전초전 성격을 띠고 있는 데다 수도권 민심을 미리 가늠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에서는 서울 강서구가 민주당 텃밭인 만큼 쉽지 않은 선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나아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를 전제로 한 다양한 설들도 불거진 상태다. 김기현 대표 등 지도부 교체 및 비대위 체제 등이다. 이를 두고 당내 친윤계 의원들 사이에서는 김기현 대표 지도체제 유지를 강조하는 반면, 반대진영에서는 비대위 체제를 거론하고 있다.

김한길 위원장과 김병준 전 직무대행이 악수를 나고 있다. 뉴시스
김한길 위원장과 김병준 전 직무대행이 악수를 나고 있다. 뉴시스

- 총선 6개월, 김기현 체제 유지냐? 비대위냐? 당내 이견
안대희, 김병준, 김한길, 권영세 등 비대위.공관위 하마평무성

쉽지 않은 선거다.”

국민의힘 한 의원이 한 말이다. 그는 강서구는 민주당 텃밭으로 의원들조차 민주당 소속이다. 그런만큼 조직력도 잘 갖춰져 있는데 국민의힘은 그렇지 않다고 전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국민의힘 김태우 강서구처장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진교훈 후보에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리얼미터가 뉴스피릿 의뢰로 지난달 18~19일 양일간 유권자 803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김 후보는 37%, 진 후보는 44.6%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여론조사 <>이 지난달 22~2311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김 후보 27.4%, 진 후보 43.4%를 기록했다.

이에 국민의힘 지도부를 비롯한 소속 의원들은 강서구로 집결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다만 일부 언론에서는 김 후보의 선거 캠프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김태우 후보 선거 캠프를 다녀온 복수의 여권 관계자는 억지로 하는 느낌”, “여론조사 결과에 충격을 받고 있는 듯하다등의 말도 하고 있는 실정이다.

강서구청장 선거 후폭풍, 비대위냐, 김기현 체제냐

이런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강서구청장 선거가 결과에 따라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다. 어느 한쪽이 패배할 시 당 지도부가 치명타를 입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김기현 대표의 리더십이 기로에 서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김 후보를 특별사면했고, 당 지도부가 구청장 보궐선거에 김 후보를 다시 내보낸 만큼 패배할 경우 김 대표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3월 윤심을 등에 업고 당선된 김 대표는 취임 이후 최근까지도 리더십에 대한 의문이 여권 내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집권 여당 대표로서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와 함께 김 대표를 앞세워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총선 전 비대위 체제 전환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여권 내에서는 강서구청장 보궐 선거에서 승리한다면 김기현 대표 체제가 유지될 것이라고 보지만 패배할 경우 김기현 대표 거취를 두고 다양한 의견이 불거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도부를 교체해야 한다는 의견과 김 대표 체제가 유지되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실제 김 대표에게 모든 책임을 묻기에는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적잖다. 친윤계 한 의원은 김 대표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지 말자는 입장이었다. 그런데 지도부 중 일부 인사들이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김 대표 사퇴론에 선을 그었다.

권영세 전 통일부장관과 원희룡 국투부장관이 얘기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권영세 전 통일부장관과 원희룡 국투부장관이 얘기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또 다른 관계자도 비대위 전환은 그저 추측에 불과할 뿐 대통령실이나 친윤계들 사이에선 김 대표 외에 다른 옵션을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대외적 환경 때문에 패배한 것이기 때문에 김 대표만의 책임으로 몰아가기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대신 당직 개편 등을 통해 김 대표 체제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말도 흘러나오고 있다. 또 공천관리위원장을 먼저 세운다거나 선거대책위원회 체제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반면, 비대위 전환을 전망하는 인사들도 상당하다. 이준석 전 대표는 패배하게 되면 수도권에서 동요가 일 수 있기 때문에 지도부 교체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1226일 이전까지 정계 개편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며 “(한나라당) 박근혜 비대위가 지난 20111226일에 시작했다“2012411일이 총선이었고 딱 100일 정도 남았을 때였다고 했다.

그는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을 선거의 여왕이라고 하지만 당시 이명박 정부에서 이반된 민심을 살려서 총선 승리를 할 수 있겠냐(는 의심이 있었다)”“30일 동안 당을 바꿔서 새누리당으로 전환해 색을 바꾸고 30일 동안 치열하게 공천 과정을 거쳐 30일 동안 선거하고 나니 박빙으로 이겨서 152석이었다고 부연했다.

친윤계 당 관계자 역시 이번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는 국민의힘이 김 대표 체제로 내년 총선을 치를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한 시험대라며 패배하게 된다면 당 내에서 김기현 지도부로는 내년 총선을 치를 수 없다는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야권 인사인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민주당의 승리를 예상하며 국민의힘이 비대위 체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 전 원장은 5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지금의 강서구청장 선거는 윤석열VS이재명 싸움이 된 것이라면서 그래서 저는 진교훈 후보가 이기고 만약 강서구에서 국민의힘이 패배하면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아웃 비대위 체제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권영세.김한길, 안대희.김병준 등 비대위.공관위원장 하마평

안대희 전  대법관. 뉴시스
안대희 전 대법관. 뉴시스

비대위원장에 대한 하마평도 여권 내에서 거론되고 있다. 윤 대통령과 가장 보조를 잘 맞추면서도 인지도 있는 인사들이 거론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이름이 나온다. 이 전 대표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이 패배할 경우 원희룡 비대위를 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도 거론되고 있다. 다만 두 사람의 경우 장관직을 유지하고 있는 탓에 비대위원장으로 나서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윤 대통령과 가까운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과 김병준 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직무대행도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안대희 전 대법관과 김 전 직무대행은 공관위원장 후보에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두 사람은 윤 대통령으로부터 신뢰를 받고 있으며, 중도 통합형 인사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당내 세력이 없는 점이 약점으로 거론되고 있다. 당내 일각에서는 윤핵관으로 불리는 장제원 의원이 거론되고 있으나 장 의원이 전면에 나설 경우 윤심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통일부 장관을 지낸 권영세 의원도 비대위원장으로 거론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권 위원장이 재창당에 준하는 비대위를 구성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신한국당, 새누리당 창당을 모델로 비대위를 구성할 가능성이 있다권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과 가까울 뿐만 아니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새누리당을 창당할 때 사무총장을 맡았던 경험이 있다고 했다. 당내 일각에서는 영남권 중진 의원 중 험지 출마를 전제로 비대위원장을 맡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