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독재’. 이재명과 민주당이 입만 열면 외치는 말이다. 이게 구호로만 그치는 게 아니어서, 민주당은 당내에 검찰독재정치탄압 대책위원회라는 기구를 만들기도 했다. 물론 이 주장에 동의하는 게 쉬운 건 아니다. 검찰이 무소불위의 권한을 가지고 무고한 사람을 겁박한다는 말이 사실이라면, 이재명 대표처럼 많은 증거가 확보된 중범죄자도 구속시키지 못한 채 전전긍긍하진 않을 테니 말이다. 그런데 일반인도 아니고, 이재명, 송영길처럼 법을 전공한 이들이 저리도 목놓아 검찰독재를 외치는 이유는 도대체 뭘까. 돌발문제 하나. 법무부장관의 출장비가 적절하게 쓰였는지를 알고 싶다면? 정답은 문재인 정권에서 장관을 지낸 박범계와 비교하면 된다. 그렇다면 현 정부 검찰이 독재인지를 알려면? 이것 역시 전 정권과 비교하는 게 맞을 터, 검찰이 이재명에게 한없이 따뜻했던 문재인 정권 검찰의 모습을 상기시켜 드리는 건 이 때문이다.

1) 대장동이 터지고 난 뒤인 202110, 천화동인 5호 소유주인 정영학 회계사의 녹취록이 터졌다. 대장동이 이슈된 뒤 만든 뉴스타파 녹취록과 달리 정영학 녹취록은 정씨가 나중에 문제될 때를 대비해 만든 것이라 신빙성이 있었다. 거기서 김만배는 이렇게 말한다. “(천화동인 1호 배당금) 절반은 그분것이다. 너희도 알지 않느냐?” 김만배가 나이도 더 어린 유동규를 그분이라 했을 리가 없으니, 상식적인 사람들은 그분이 이재명이라고 생각했다. 이때 나선 분이 바로 중앙지검장 이정수, 그는 녹취록에 그런 표현이 한 군데 있지만 정치인 그분을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함으로써 논란을 종식시켰다. 덕분에 이재명은 위기를 딛고 일어나 민주당 대선후보가 될 수 있었으니, 당시 검찰은 정말 따뜻했다.

2) 사람들은 황당해했다. 아니, 대장동이 이재명 것이 아니면 대체 누구 거야? 여기서 좌파들은, 그리고 이재명은, 대장동의 몸통이 윤석열 당시 후보의 것이라 우겼다. 윤후보가 검사시절 부산저축은행 불법대출 수사를 대충 하는 바람에 그 돈이 대장동의 종잣돈이 됐다는 건데, 이 근거로 제시된 것이 커피 게이트’, 당시 참고인으로 조사받은 조우형에게 윤후보가 커피를 타준 뒤 그냥 보냈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검찰에 나가 이 진술을 한 남욱은 추가 조사에서 자신의 발언이 허위라고 시인했고, 당사자인 조우형도 검찰 진술에서 자신이 만난 검사는 박모검사이며, 윤석열 검사는 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JTBC는 대선 직전인 221, 커피 게이트가 진실인 것처럼 보도했고, 225일 이재명은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윤후보에게 조우형에게 커피 타주지 않았느냐고 따졌다. 그리고 대선 사흘 전, 뉴스타파는 조작된 녹취록을 만들어 보도했고, 이는 MBC, KBS를 비롯한 좌파 언론들에 의해 대규모로 확산됐다. 신이 난 이재명은 국민 세금을 써가며 이를 475만명에게 문자로 전송했는데, 이런 난리통 덕에 당최 말이 안 됐던 대장동 몸통은 윤석열이란 주장은 신빙성이 있는 것처럼 회자됐다. 당사자 진술을 통해 이게 거짓뉴스인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던 검찰은 여기에 일체 개입하지 않는 친절함을 보여줬다.

3) 성남FC 사건은 당시 시장이었던 이재명이 두산건설과 네이버 등 여러 기업들에게 특혜를 주는 대신 성남FC라는 축구팀에 후원을 하게 했다는 것, 이재명도 성남FC를 잘 이끈 공로로 대선주자로 떡상할 수 있었으니, 이는 제3자 뇌물죄의 전형적인 사례였다. 경찰은 이 사건을 3년간 뭉개다 불송치하는 것으로 종결하려 했지만, 고발인의 이의신청으로 성남지청이 이를 다시 조사하게 됐다. 여기서 구세주가 나타났다. 성남지청장 박은정이 열심히 수사하는 검사 (박하영)를 막아 세움으로써 수사를 훼방놓은 것이다. 박하영 검사가 사표를 던지면서까지 외압을 폭로해 수사가 재개됐지만, 자신을 희생해가면서까지 이재명을 구하려 했던 박은정의 친절은 후대에 길이 남을 것이다. 이와 같은 사례는 차고도 넘치지만, 이것만으로도 우리는 지난 정권 검찰이 얼마나 친절한 존재였는지, 왜 이재명이 현 정권을 검찰독재정권이라 부르는지 이해할 수 있을 거다. 오래된 경구로 글을 마무리하자. 검찰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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