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내부서도 "이정미 지도부, 보궐선거 참패 책임져야"
이 대표 사퇴론 일축한 정의당, "19일 혁신재창당 대회서 평가받겠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 [뉴시스]
이정미 정의당 대표 [뉴시스]

[일요서울 l 박철호 기자] 10.11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득표율 '1.83%'의 결과를 받은 정의당의 내홍이 격화되는 모양새다. 당내 일각에서는 이정미 정의당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의 사퇴론이 일면서다. 이와 관련 이 대표는 자신의 사퇴론을 일축한 가운데 당의 위기 극복에 전념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다만 현 지도부의 노선과 이견을 보이는 당내 세력이 다수 존재하는 만큼, 정의당의 분열 위기는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 16일 류호정 정의당 의원과 김창인 전 청년정의당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보궐선거 결과를 두고 "도저히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 할 수 없을 정도로 참담하게 패배했다"며 "강서구청장 보궐 선거의 가장 큰 책임은 이정미 지도부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전 대표는 정의당 청년 대표직을 사임함과 동시에 이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했다.

이날 이들은 정의당의 재창당 노선인 '자강론'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앞서 정의당은 당의 쇄신을 위한 재창당 추진을 결정한 가운데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자강론을 선택했다. 자강론은 정의당이 추구하는 노동과 녹색에 가치에 동조하는 세력과 연대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에 이들은 자강론에 따라 치른 이번 보궐선거를 두고 "녹색당과 공조는 실패했고 진보단일화를 성사시키지도 못했다"며 "선거목표였던 '제3정당으로서 지위를 확실하게 확인'하기는커녕, 정의당은 유효정당으로서 지위를 완전히 상실했다"고 비판했다. 

지난 1년간 정의당은 재창당 노선을 두고 지속적인 내부 갈등을 겪어왔다. 당 지도부는 자강론을 견지한 반면 류 의원과 장혜영 정의당 의원·조성주 정치발전소 대표 등이 이끄는 '세 번째 권력'은 금태섭 전 의원의 신당 '새로운선택'과 양향자 한국의희망 의원의 신당 '한국의 희망' 등 제3세력과의 연대론을 주장했다. 

아울러 지난 7월경에는 자강론 중심의 재창당 방향의 한계를 지적한 정의당 전·현직 당직자 60명이 탈당한 사례도 존재한다. 현재 이들은 사회민주당 창당준비위원회를 구성한 뒤 본격적인 창당 작업에 나선 상황이다.  

다만 정의당은 당 지도부의 사퇴론에 대해 선을 그은 상황이다. 김희서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지난 16일 브리핑을 통해 "보궐선거 이후 대표단, 의원단과 광역시도당 위원장단 회의를 진행하며 당의 진로에 대한 의견을 모았다"며 "당의 진로에 대해 이견이 없지는 않지만, 당의 근본적 혁신을 요구하는 민심과 진보정치 존망에 대한 위기감은 깊히 공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는 19일 1단계 혁신재창당 대회를 완료하고 정의당의 변화, 진보정치의 가능성을 국민들로부터 재신임받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도 17일 SBS 라디오에 출연해 "(당내 논의) 과정에서 혁신재창당의 1차 모멘텀을 만들지 못한 상태에서 이런 평가를 받았기 때문에 다음 총선을 준비하기 위한 1차 혁신재창당의 과정까지는 매듭을 지어놓고 총선 준비체제로 들어가는 것이 바람직하겠다는 요구들을 청취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자강론의 비판 여론에 대해서는 "자강론은 출발점이다. 당이 자기중심이 있어야 연대연합도 유연하게 해 나갈 수 있다"고 반박했으며, "(1차 혁신재창당 대회는) 우리 당이 지금 이 국면에서 이 시대의 어떤 요구에 부응하는 뭘 하려고 하는 당인지 분명하게 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오는 19일 정의당의 혁신재창당 대회의 논의 결과에 따라 당내 세력 갈등은 새 분기점을 맞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날 대회는 곧 정의당의 총선 방향이 결정되는 자리인 만큼, 자강론이 유지될 경우 이견을 표출한 당내 세력들의 추가적인 탈당이 이뤄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와 관련 정의당 한 관계자는 17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당내 갈등은 일단락된 것이 아니라 현재 진행 중"이라며 "자강론을 두고 1년간 똑같은 주장이 반복됐다는 비판이 지속되는 만큼 (당 내부에서) 서로 대치되는 주장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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