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趙, '정치평론가'인가?" 직격·趙 "金, 남의 당 일에 간섭 말라" 반격
2021년 '문자폭탄' 논쟁부터 시작된 金·趙 신경전
[일요서울 l 박철호 기자]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간 신경전이 정치권의 화두로 떠올랐다. 이에 질세라 야권 내부의 계파 갈등도 점차 고조되는 모양새다. 주인공인 비명계(비이재명계)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친명계(친이재명계) 김남국 무소속 의원이 공개 저격전에 들어서면서다.
갈등의 시작은 김 의원의 SNS 게시글로부터다. 김 의원은 지난 5월경 거액의 가상자산(코인) 거래 논란으로 인해 민주당을 탈당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탈당 이후에도 자신의 SNS를 통해 지속적으로 민주당의 현안과 관련한 자신의 입장을 표명했다.
김 의원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국회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지난달 21일 자신의 SNS를 통해 "비통하고 참담한 마음뿐"이라며 "체포동의안 가결은 이 대표가 당대표직을 내려놓으라는 협박에 굴하지 않자 일부 의원들이 실력 행사에 나선 결과"라고 주장했다.
그 뒤 김 의원은 지난 5일 자신의 SNS에 조 의원이 "이 대표의 사당화가 심각하다"고 발언한 기사 제목과 링크를 올렸다. 그러면서 "소수 몇몇 사람들이 싫다고 국민과 당원이 뽑은 당대표 내려오라고 체포동의안으로 협박해 놓고, 어떻게 뻔뻔하게 민주 정당을 말할 수 있는 것인지 정말 이해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서 김 의원은 지난 10일 자신의 SNS를 통해 다시금 조 의원이 "이 대표, 당 통합보다 장악력 강화할 것"이라고 발언한 기사 제목과 링크를 올리며,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이 라디오에 나와서 '정치평론가'처럼 말하는 것을 정말 이해할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전부 다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 대표에게 주문하는 것뿐이다. 심지어 당원과 싸우고, 당원에게도 명령한다. 국회의원인 자신은 통합과 당을 위해서 '뭘 어떻게 하겠다', '이런 노력을 하고 있다'는 말은 전혀 없다"고 꼬집었다.
이에 조 의원은 지난 17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자신의 SNS를 통해 체포동의안 '가결파'에 대한 비판을 이어온 김 의원에 대한 반격에 나섰다. 이날 조 의원은 "과연 이 사람은 지금 무소속이 맞나. 남의 당 일에 왜 이렇게 관여하나. 이러니까 위장 탈당이라고 하는 거 아닌가"라면서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에게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 의원은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서 부결된 김 의원의 국회의원 제명 징계안이 재논의될 것을 촉구했다. 앞서 지난 8월 30일 윤리특위는 코인 거래 논란으로 제소된 김 의원의 제명안 표결을 진행했다. 하지만 과반 찬성이 필요한 표결에서 찬성과 반대표가 각각 3표로 동률을 이룬 결과 김 의원의 징계안은 부결된 바 있다.
이날 징계안 표결은 무기명 투표로 진행된 만큼, 각 당의 표결에 대한 입장을 확인할 수는 없다. 다만 표결을 진행한 윤리특위 제1소위원회는 여·야 동수(6명)로 구성된 만큼 민주당 소속 위원들이 전원 부결표를 던진 것으로 판단된다. 이와 관련 윤리특위는 당초 지난 8월 22일 김 의원의 징계안에 대한 표결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당일 김 의원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관계로 표결을 8일간 연기한 바 있다.
이에 조 의원은 지난 17일 "김 의원은 윤리특위에서 심사할 때까지만 해도 막 울고 그랬지 않나. 끝나자마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옛날의 모습으로 지금 돌아가고 있는데 이건 내년 총선을 위해서도 좋지 않다"면서 징계 수위와 상관없이 김 의원에 대한 윤리특위 전체회의가 다시금 진행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과 조 의원 간의 설전은 이번 공방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지난 2021년경 두 의원은 민주당 강성 당원들의 '문자폭탄' 문제와 관련해 한 차례 충돌한 바 있다. 아울러 이들은 지난 3월경에도 강성 당원과 관련한 문제를 두고 신경전을 이어갔다.
당시 김 의원은 YTN 라디오에 출연해 "개딸(이 대표 강성 지지층)은 보수층의 프레임 공격"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조 의원은 "개딸은 국민의힘의 여성 비하 발언에 대한 반작용으로 인해 여초 사이트 등 강성 여성 지지층에서 이 대표에 대한 지지층이 생기면서 스스로 부른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서 조 의원은 지난 2021년 문자폭탄 문제를 거론하며 "(김 의원은) 그때도 프레임 가지고 말했다. 그리고 김 의원은 솔직히 특정인 옹호하는 걸 위해서라면 물불을 안 가리는 것 같다"며 강도 높게 비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