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실금] 골반 근육·방광 탄력 저하 ▲복압성 ▲절박성 ▲일류성 구분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소변이 나오는 증상때문에 방광에 약간의 힘만 들어가도 소변이 새어 나오는 요실금은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배뇨장애다. 주로 임신과 출산 과정을 겪은 중년 여성들이나 갱년기 이후 노년층에서 발병하지만, 최근에는 젊은 층에서도 자주 발병하고 있다.

 요실금은 좁은 의미로는 의도하지 않게 소변이 나오는 것을 알면서도 요의를 참을 수 없는 증상이고 넓은 의미로는 이 증상 때문에 사회적으로, 위생적으로 문제를 야기하는 것으로 정의된다. 우리나라 성인여성의 45%가  요실금으로 고통을 겪었다는 통계가 집계되었고, 젊은 여성  30%도 증상을 경험한 적이 있을 정도로 요실금은 흔한 질환이다. 

그러나 당장의 생명과 건강에 직접적으로 악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니라는 안일한 마음으로 치료를 미루어 병을 키우는 여성들이 많이 늘어나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요실금의 원인으로는 노화, 폐경, 출산, 심인성, 해부학적 이상, 방광 내 압력의 상승 등 다양한 이유로 나타나게 된다. 

일반적으로 신경에 직접적인 문제가 있거나 고령의 특수한 환자들을 제외한 대부분은 골반 기저부의 근육약화로 요도괄약근이 소변을 고섭(固攝 :굳게 잡고있음) 하는 능력이 떨어지거나 복압이 상승되어 생기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되는 원인으로는 임신, 출산, 수술 등에 의해서 요도괄약근이 약해지거나 폐경기 이후 노화 때문에 요도 내 혈관이 위축되어 요도저항이 낮아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쌀쌀해지는 날씨에는 골반 근육과 방광의 탄력이 떨어져 요실금 증상이 더 심하게 나타나게 된다.

요실금은 증상에 따라 ▲복압성 ▲절박성, ▲일류성 등으로 나뉘며 두 가지 이상이 혼합된 것은 ‘복합성 요실금’으로 본다. ▲복압성은 방광과 요도를 지지하는 골반 기저 근육과 요도괄약근이 약해져 생기는 것으로 전체 요실금 환자의 80%가 해당된다. 줄넘기, 조깅을 하거나, 하품·기침을 하거나, 계단을 내려가는 등 복부에 힘이 들어갈 때 주로 발생한다. ▲절박성은 방광에 요가 다 차지 않았는데도 ‘갑자기 소변을 참기 어려워’ 생기는 요실금으로 과민성방광, 뇌졸중, 다발성경화증, 알츠하이머병, 신장결석, 당뇨병 등 다른 질환이 동반됐을 때 함께 유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류성은 방광에 가득 찬 소변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요도를 통해 나오는 것으로 전체 요실금 환자의 5% 정도가 이에 해당된다. 전립선비대증, 수술 후 방광수축력 저하, 척수손상, 말초신경질환, 다발성경화증, 당뇨병 등 질환이 있을 때 나타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요실금은 소변기능과 관련된 근육의 약화로 발생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모든 요실금의 근본적 원인이 단순히 골반 기저 근육과 요도괄약근의 약화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위에 설명한 요실금의 분류와 같이 병태가 단일성 요실금보다 허약·질환·노화 등 굉장히 복잡한 이유로 ‘복합성요실금’의 양상을 띠는 경우가 많기에 요실금 치료가 ‘난치(難治)’라고 불린다. 또한 요실금 증상 완화를 위해 양의학적으로 항생제를 복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효과가 일시적이며 재발률이 높은 편이다.

요실금의 한방치료는 하나의 증상을 보는 것이 아니라 장부 간의 균형을 바로 잡는 것으로 시작한다. 대부분 요실금의 환자는 소변의 문제만 있는 것이 신허(腎虛-신장이 허한 것)의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허리와 무릎이 시고 아프며 뼈와 관절이 약해지고 하체의 혈류순환이 잘 되지 않으며 여성의 경우 자궁과 난소의 문제 등 까지 겸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외상으로 인한 해부학적 변화나 수술 등의 과거력이 있다면 어혈(瘀血)의 증상까지 겸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낮보다 밤에 심하며 하복부를 누르면 시원한 느낌보다는 통증이 느껴지거나 불편한 증상 등이다. 이렇게 한방치료는 소변만 고치는 것이 아니라 장부의 균형을 맞추고 변증을 통해 세부적인 증상의 치료까지 들어가야 하는 것이다. 즉, 일시적인 증상 완화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요실금의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증세의 호전과 재발 방지를 함께하게 된다.

요실금의 한방치료는 한약, 침, 뜸 치료가 있다. 한약치료로는 신허(腎虛)를 해결하는 육미지황탕(六味地黃湯)과 팔미지황탕(八味地黃湯) 등에 신장의 기운을 보강하고 소변을 고섭하는 약물인 복분자, 토사자, 금앵자, 산수유, 오미자, 쇄양 등을 가미하게 된다. 침치료로는 신장과, 방광기능을 조절하는 신수, 방광수, 관원, 기해 혈 등 여러 혈자리에 침 치료 및 전기자극과 약침치료를 병행한다. 또한 하복부에 따뜻한 기운을 더해줄 수 있도록 뜸치료를 진행하여 신장과 방광의 양기를 북돋아 주고 국소부위의 혈액순환을 강화하며 이 것은 방광면역력증강에 도움을 준다. 최근에는 추나요법을 통해 골반교정을 통해 소변과 연관되는 골반저근육을 강화시키는 방법도 요실금 치료에 큰 효과를 보이고 있다.

요실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복압성 요실금의 경우 복부비만이 있다면 복압을 높여 요실금을 유발·악화시키는 요인이기에 치료를 위해 복부의 살을 빼는 것 또한 필수적이다. 또한 복압성은 변비가 생기지 않도록 평소 생활습관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 대변을 볼 때 배에 힘을 주는 행위가 지속되거나 대변이 차서 방광을 압박하는 것이 요실금을 악화시킬 수 있기에 반드시 대변상태까지 고려하여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부끄러운 마음에 요실금을 숨기고 치료받지 않으면 증상은 더욱 심각해지고 치료 기간도 길어진다. 더불어 요실금은 치료가 어려운 병은 아니나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으로 진행할 수 있으므로 확실하게 치료해야 하며, 재발하지 않도록 생활관리가 필요하다. 일상생활에서 요실금 예방에 좋은 운동법으로 골반저근육을 강화시키는 ‘골반근육운동(케켈운동)’이 있으며, 배변일지 작성을 이용한 ‘방광훈련’을 통해 소변보는 시간을 점차적으로 늘리는 방법이 권장되고 있다. 

또한 일주일에 2~3회 이상 좌훈 혹은 반신욕을 통해 하복부를 따뜻하게 하는 것도 요실금에 큰 도움이 된다. 식이요법으로는 이뇨를 자극하는 술, 카페인, 탄산음료, 단 것(설탕, 꿀, 과일) 등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한동화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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