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은 "재매각 추진 미정"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KDB생명 인수절차가 원점으로 돌아왔다. 다섯번재 결렬이다.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던 하나금융지주가 장고 끝에 결국 인수 포기를 선언했다.

하나금융지주는 18일 보도자료를 통해 "KDB칸서스밸류PEF(이하 “KCV PEF”, 공동 업무집행사원: 산업은행, 칸서스자산운용)는 우선협상대상자인 하나금융지주로부터 KDB생명보험 인수 포기 의사를 전달받고, 하나금융지주와의 매각 절차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실사 작업을 진행한 지 3개월 만이다.

KDB칸서스밸류PEF는 산업은행과 칸서스자산운용이 공동으로 설립한 사모펀드로, 2010년 KDB생명 지분 92.7%를 확보한 바 있다.

앞서 하나금융은 지난 7월 KDB생명 매각 입찰에 참여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후 하나금융은 KDB생명에 대한 실사에 착수해 최종 인수 여부를 검토해 왔다. 시장이 추정한 KDB생명의 매각가는 2000억 원이다. 하지만 인수 후 정상화를 위해서는 1조 원에 육박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산업은행이 KDB생명에 3000억 원 가량의 추가적인 자금 투입을 검토하면서 잠재 인수후보로 거론되는 하나금융지주의 인수 의지에 힘을 보탰지만 결국 무산됐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최근 모로코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 연차 총회에서 강석훈 산은 회장을 만나 먼저 인수 포기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은 "KDB생명 인수는 하나금융지주의 보험업 강화 전략 방향과 부합하지 않아 인수를 중단하게 됐다"는 공식입장을 냈지만 구체적 사유는 설명하지 않았다.

이어 "산업은행은 KCV PEF의 업무집행사원으로서 KDB생명보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과 함께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향후 처리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  1조원 이상 투입 등 부담 작용한듯

한편 KDB생명 매각 시도는 벌써 다섯 번째다.  앞서 산업은행은 2014년 두 차례, 2016년과 2020년에 한 차례씩 총 네 번에 걸쳐 공개 매각 작업을 벌였지만 모두 무산됐다. 

[일요서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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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은 2010년 금호그룹 구조조정 당시 칸서스자산운용과 공동으로 사모펀드를 설립해 KDB생명을 인수했다.

산은은 2020년 6월 JC파트너스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2021년 주식매매계약까지 체결했지만 JC파트너스가 대주주 요건을 갖추지 못해 매각이 무산된 바 있다.

산은 관계자는 "KDB생명 재매각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계속 갖고 있을지 재매각할지는 좀 더 논의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기적으로는 KDB생명의 비상경영계획을 수립하고 장기적으로는 기업가치 제고를 모색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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