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장 기사들이 불법행위의 도구가 되기를 원치 않는다”

함께 살자 HCN 비정규직 지부는 19일 KT스카이라이프 본사 앞에서 "HCN은 노사 상생하고 시청자 권리를 보장하라"며 시위를 벌였다.
함께 살자 HCN 비정규직 지부는 19일 KT스카이라이프 본사 앞에서 "HCN은 노사 상생하고 시청자 권리를 보장하라"며 시위를 벌였다.

[일요서울 ㅣ이지훈 기자] HCN 노동자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원청과 협력사가 자신들의 이익 극대화를 위해 협력업체 노동자들의 노동환경 개선에는 신경 쓰지 않고 오히려 불법/부당영업을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들 노동자는 19일 KT스카이라이프 본사 앞에서 "HCN은 노사 상생하고 시청자 권리를 보장하라"며 시위를 벌였다. 일요서울은 이 현장에 다녀왔다. 

- 현장 기사들이 범죄자가 되는 현실... 사회적책무 촉구

노동자들은 이날 HCN 불법·부당영업 강요와 일감 뺏기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에 신고했다. 

이수찬 HCN 비정규직 지부 조직부장은 “ 현재 노약자들 상대로 A/S 기사가 아닌 영업 기사가 방문하여 셋톱박스를 불법 영업행위를 통해 설치를 강요하고 있는 게 현장 실태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정민 HCN 비정규직 지부 사무국장은 “현장 A/S기사는 TV와 인터넷의 불편 사항을 개선해 주고 있다. 하지만 영업 기사의 이런 불법영업 행위는 가입자들을 기만하는 행위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런 불법행위가 현장 기사들을 범죄자들로 만드는 상황이고, KT의 영업 정책 강화로 인해 회사를 위해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본다”라고 덧붙였다. 

이은선 더불어 사는 삶 사단법인 희망씨  상임이사(지역 가입자)는 “케이블 TV 기업의 불법영업을 좌시만 할 수만 있게냐?"며 "이러한 모습을 보고 자란 아이들에게 그래도 답습된다. 그러니 부끄럽지 않은 노동환경, 생명을 담보로 하지 않는 노동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함께 살자 HCN 비정규직 지부는 “원청과 협력사는 자신들의 이익 극대화를 위해 협력업체 노동자들의 노동환경 개선에는 신경 쓰지 않고 오히려 불법·부당영업을 강요하고 있으며, 방송이 잘 안나오도록 하는 ‘블랙 필터’를 일부러 설치하는 등 자신들의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 고객들의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소위 '블랙 필터'라고 불리는 소재 [ 자료 제공 : 희망연대본부 박혜리 조직국장]
소위 '블랙 필터'라고 불리는 소재 [ 자료 제공 : 희망연대본부 박혜리 조직국장]

포항권역에서는 이른바 ‘블랙 필터’라는 자재를 이용해서 고의로 장애를 발생시켜 이를 통해 상위 상품으로 전환을 유도하거나, 신규 가입을 유도해 이익을 만들어 내고 있다는 논란을 빚고 있다.

본지와 전화 인터뷰를 한 HCN 관계자 측은 “불법 영업행위를 하라고 지시를 한 적이 없다”며 “규제기관(방통위)으로부터 내용 확인 요청이 오면 본사 측에서 적극적으로 소명할 예정이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포항권역에서 ‘블랙 필터’이용한 불법 영업 행위 관련 논란에 대해서도 “블랙 필터(현장에서 불리는 표현)라고 불리는 소재를 활용하여 불법 영업행위를 지시한 적이 일절 없다”라고 답변했다.

한편 HCN은 KT스카이라이프의 자회사로 전국에 케이블방송과 인터넷을 서비스하고 있는 종합유선 방송 사업자(MSO)이다. 현대 소속이던 HCN을 2021년 KT스카이라이프가 인수했고, 인수하던 해에 회사명이 현대HCN에서 HCN으로 변경됐다.

인수 과정에서 노사 상생을 위해 협력사 노동자들의 고용불안을 해소하고, 복지개선 및 산업안전 방안 마련, 이용자 권리 확보를 위해 불법영업 유치 금지, 이용자 강제 전환 금지 등 제반 조건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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