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35일 만에 당무 복귀 일성 "내각 총사퇴하라"

(왼쪽부터)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뉴시스]
(왼쪽부터)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뉴시스]

[일요서울 l 박철호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며 35일 만에 당무 복귀했다. 이 대표는 복귀 일성으로 '내각 총사퇴'를 거론한 가운데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과 이 대표 그리고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간의 3자회동을 제안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18일 단식 투쟁의 여파로 건강 악화로 입원한 뒤 35일 만에 이날 최고위서 당무에 복귀했다. 이날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무능과 폭력적 행태의 표상이 된 내각을 총사퇴시켜야 한다"며 "그것이 '말로만의 반성'이 아니라, 우리 국민들에게 정부의 진정성을 확인시켜주는 핵심적인 모습이 될 것"이라며 대여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지난 22일 김 대표가 제안한 여·야 대표 간 '민생 회담'을 두고도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날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권한도 없는 바지사장과 의미 없고 효과 없는 시간 낭비를 하는 것보다는 실질적인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회담이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박찬대 민주당 최고위원도 "선거 참패에도 책임지지 않는 무책임한 대표가 바로 김 대표다. (만나서) 무슨 이야기를 논할 수 있고, 어떤 합의를 할 수 있겠나"며 "김 대표가 해야 할 일은 따로 있다. 바로 제1야당 대표와 만나 대화하고 민생을 위해 협치하라고 윤 대통령을 설득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 대표의 복귀 첫날 대여 공세 수위를 높이면서도 정부·여당을 향해 여·야·정 대표 간 3자 회동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날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경제 회복, 민생 챙기기를 위해 대통령과 여당 대표, 야당 대표 간 여·야·정 3자 회동을 제안하는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생이 굉장히 어려운 가운데 그 동안 정부와 여당의 야당 무시가 굉장히 심했고, 정치가 실종돼 복원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대통령이 직접 최근 민생, 정치 복원을 위해 나설 때라고 보는 게 민주당의 기본적인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여당은 10.11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국민통합과 민생을 강조한 만큼, 윤 대통령의 취임 후 한 번도 성사되지 않은 영수회담이 이번에는 물꼬를 틀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7일 국민통합위원회 만찬에서 민주당의 상징색인 파란 넥타이를 맨 채 "국민통합이라는 것은 어떤 가치를 기제로 해서 통합이 이루어지는 것이고, 우리의 가치 기제는 우리의 헌법 규범"이라고 강조했으며, 국민의힘도 23일 호남 출신의 특별귀화 1호의 주인공인 인요한 연세대 의대 교수를 신임 혁신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아울러 국민의힘은 보선 패배 이후 지속해서 '민생 협치'의 메시지를 던지는 중이다. 앞서 김 대표는 민주당이 거절한 민생 회담을 제안한 상황이며, 당 차원에서 대변인들의 정쟁 논평을 자제시킨 바 있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은 지난 21일 전국에 있는 정쟁용 현수막을 전부 철거를 결정했으며, 정쟁 소지가 있는 당내 각종 태스크포스(TF)도 정리에 나섰다. 

이렇다 보니 민주당의 여·야·정 역제안에 정부·여당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와 관련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23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결국은 윤 대통령의 의지에 달린 만큼 아직은 알 수 없다"며 "현재 상황이면 정부·여당이 야당과 협치에 나서는 것이 일반적인 경우지만, 윤 대통령은 워낙 예측할 수 없는 분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까지는 만나지 않았지만, 보선 패배 이후 당과 국민의 의견을 듣겠다고 말한 만큼 김 대표가 설득에 나선다면 수용할 가능성도 있을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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