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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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ㅣ이기우 언론인] 강서구처장 보궐선거 참패 후 국민의힘은 인요한 혁신위원장을 포함해 13명의 인적 구성을 발표했다. 다만 혁신위원 면면을 보면 돌려막기 인사라는 비판과 함께 혁신이 제대로 추진될지에 의구심이 든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린다. 이런 가운데 김한길 대통령실 직속 국민통합위원장의 이름이 자주 거론되고 있다. 인 혁신위원장을 김 위원장이 추천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 측은 추천하지 않았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정치권에서는 김한길-인요한 두 인사를 두고 무수한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통합 강조한 인 위원장 국민통합위 김한길 사전교감설
- 전북 전주 출신-순천생활 인요한 위원장 호남구애 적극
- 중도성향의 3지대 정당=윤석열당정계개편 전망도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 인선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김한길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두 사람이 방송에 출연해 친밀한 모습을 보이는 등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실제 인 위원장은 2019년 김한길-최명길 부부의 여행기를 다뤘던 채널A ‘갈길이 산다에 출연했다. 당시 김 위원장이 인 박사라고 불러야 하나요라고 질문하자 인 위원장은 “불편해요. 그냥 동생이라고 하세요라고 답변했다.

인 위원장은 또 202212월 국민통합위원회의 유튜브 채널 통합으로 가는 길방송에도 출연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인 위원장의) 삶 자체가 현대사이기도 하고 국민통합을 위해서 10여 년 전부터 많은 노력을 기울인 인 교수라고 평가했다.

인 위원장도 최근 김 위원장과의 친분에 대해 소개한 바 있다. 인 위원장은 지난 1023일 언론 인터뷰에서 여러 사람이 추천한 것으로 안다김한길 추천설을 부인하면서 김 위원장과 몇 년 전 갈 길이 산다에 함께 출연해 엄청 친하다. 평소에도 매일 전화한다고 김 위원장과 친밀한 사이라는 점을 부인하지는 않았다.

두 사람 친분과 관련한 설을 두고 김 위원장은 인요한씨뿐 아니라 당의 어떤 자리에 대해서도 인사에 전혀 개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김한길 위원장-인요한 위원장 당.대 소통창구?

그럼에도 여권 내에서는 인요한-김한길간의 소통이 자주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 위원장은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을 그만두고 정치적 참여를 준비할 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와 관련,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혁신위원회의 한계는 김기현 대표뿐이 아니라 그 위에 대통령까지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혁신위 구성을 놓고 범친윤계 전투적 강성 인물로 꼽히는 박성중 의원과 친윤계 김경진, 오신환 전 의원 등이 포함 것도 용산 의중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여권 한 관계자는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 위기론을 극복해야 하는 윤 대통령으로선 김 위원장 역할에 대한 기대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여권 인사들 사이에서는 여권 내 역학구도를 봤을 때 혁신위 실무작업까지 김 위원장 측 인사들이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통합이라는 연결고리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야당까지 아우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주변에 언급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민주당 비명계를 포함한 제3지대를 안아야 한다는 게 김 위원장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야당 비주류 세력과 손을 잡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야권 내 비주류인 중진 호남인사들을 김 위원장이 접촉했다는 말도 들린다.

윤 대통령과 김위원장. 뉴시스
윤 대통령과 김위원장. 뉴시스

인 위원장도 취임 일성으로 통합을 강조했다. 첫 공식 일정으로는 광주 5·18 묘역방문을 예고했다. 인 위원장은 2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다음 주 정도 위원들이 정해지면 제가 5·18(묘지)에도 모시고 갈 것이고, 출발은 그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는 국민의힘이 과거 김종인·이준석지도부 체제에서 호남 끌어안기 위해 추진했던 서진 정책을 이어가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정치권에서는 인 위원장이 김대중 전 대통령을 가장 존경한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이 점을 거론하며 김 전 대통령의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여권에서는 일부에서는 ‘DJ정신-YS정신을 통한 통합을 강조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인위원장, '영남 중진 물갈이론' 신호탄 쏘나

특히 인 위원장은 영남권 중진 물갈이 의중을 여러차례 드러냈다. “당내 낙동강 하류 세력은 뒷전에 서야 한다는 발언을 통해 영남권 물갈이를 예고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당내 반발을 의식해 인 위원장은 낙동강 하류발언은 농담이라고 해명했으나 당내에서 수도권 차출등 영남권 물갈이론이 존재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정치권 한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 간판과 인력으로 총선 승리가 난망하다는 판단이 선다면 아예 당을 새로 만들려고 했다특히 김 위원장은 윤 대통령의 정치적 자문을 해왔던 점 등을 비춰볼 때 혁신위의 서진정책과 당 중진 물갈이를 바라고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혁신위를 구성하면서 비윤계를 포용하지 못해 초반부터 동력을 상실했다는 자조도 들리는 동시에 영남권 의원들의 반발에 부딪혀 동력을 잃은 국민의힘이 혁신을 할 수 있겠느냐는 목소리가 들린다. 영남권 한 의원은 총선에서 이기려면 수도권 전략을 논해야지, 자꾸 영남을 죽이려고 한다면 갈등만 일어난다. 이미 영남권 갈등은 일어났다고 비판했다.

특히 역대 혁신위가 성공한 사례도 찾아보기 힘들 뿐 아니라 민주당이 내세운 김은경 혁신위도 성공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 혁신위에 대한 기대감도 낮은 상황이다. 당내에서 김기현 지도체제에 대한 시간벌이용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여권에서는 혁신위가 성공하지 못하면 김 위원장이 비대위원장 역할 등을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 위원장이 총선 전에 등판해 당을 교통 정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윤 대통령이 정치를 시작할 때부터 곁을 지켰고 가장 자주, 오랜시간 독대를 하는 인사로 알려져 있다지난 17일 김기현 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가 참석한 국민통합위 만찬 행사에서 윤 대통령은 통합위 활동과 정책 제언이 저한테도 많은 통찰을 줬다며 김 위원장에게 힘을 실어줬다.

이런 상황에서 김 위원장은 총선 역할론에 대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끝나고 나의 거취에 대해 말들이 많은데 어디 안 간다며 국민통합위 간부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혁신위가 성공하지 못하면 김 위원장이 전면에 설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여권 내의 혼돈 상황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서는 김 위원장이 민주당 출신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보수 지지층의 반발을 사왔던 인물이라고 보고 있다. 그런 그가 전면에 나설 경우 당이 분열 될 수 있다는 논리다. 이에 대해 여권 한 관계자는 대통령실 등에서 그리는 큰 그림일 수도 있다고 했다.

서진정책 본격화에 호남 중진 구여권인사 포섭?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 호남 출신 박주선.김동철  두 전직  의원들이 윤석열 대통령 지지선언을 했다. 뉴시스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 호남 출신 박주선.김동철 두 전직 의원들이 윤석열 대통령 지지선언을 했다. 뉴시스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기존 보수 진영 뿐 아니라 민주당 비명계까지 포섭하는 빅텐트정당을 구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대중 당시 대통령이 여당인 새정치국민회의를 확대 개편해 만든 새천년민주당이 대표적이다. 1997년 대선을 앞두고 급조된 국민신당을 19989월 흡수한 데 이어 386세대 간판급 인사와 장외 유명인 등을 영입해 만든 () 한나라당빅텐트였다. 윤 대통령이 대선 당시 적극 검토했던 모델도 반문 진영규합이었다. 다만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해야 된다는 게 숙제다.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현 여권에 대한 현상 타파에 나설지가 관건이라며 김 위원장이 여권의 변화를 주도할 정도로 안착했는지도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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