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세의 윤청자 할머니가 10월17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막가는 더불어민주당과 반성해야 할 국민의힘 치부를 들춰냈다. 윤 할머니는 북한의 천안함 폭침으로 전사한 민평기 상사의 어머니다. 그는 유족 보상금을 해군의 ‘3.26 기관총’ 제작에 기탁했고 친북좌파의 천안함 좌초 주장과 문재인 대통령에 맞섰다. 충남 부여에서 평생 농사만 지은 평범한 할머니다. 평범한 할머니라는 데서 윤 씨가 토로한 진보좌파의 민중선동과 보수우파의 치부는 진솔하게 들렸다.

윤 할머니는 “민주당은 청산유수로 빈말을 떠들며 인기몰이 하는데, 국민의힘에선 그걸 악착같이 바로잡는 사람이 없다”고 개탄했다 “좌파는 똘똘 뭉쳐서 억지를 사실인 것처럼 만들어내는데 국민의힘은 그렇지 못하다”고도 했다. 좌파는 “앞에선 그렇게 깎듯이 친절”한데 “뒤돌아서선 칼 꽂는다”고 했다. 좌파측이 빈말하면 “국민들이 속아 넘어간다”며 우파는 “그런 능력조차도 없다”고 경고 했다.

윤 할머니 말대로 민주당이 빈말하고 민중을 선동하며 인기몰이하는 것은 몸에 밴 좌파 운동권 의식에 기인한다. 좌파는 운동권 시절 기존 법과 질서를 적대시하며 거대한 우파 권력에 맞서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민중을 선동했다. 그들은 빈말 선동뿐 아니라 기존 권력을 뒤엎기 위해 거짓말, 조작, 괴담, 중상비방, 근거 없는 폭로, 폭력행사 등 막갔다. 러시아 볼셰비키 혁명세력을 떠올리게 했다. 운동권의 막가는 행태는 체질화돼 집권 후에도 그대로 지속되었다. ‘세 살 때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격언과 같다. 그들은 소수로서 다수에 맞서기 위해 무엇보다 똘똘 뭉쳤다. 그들의 똘똘 뭉침은 집권 후에도 조국 옹호와 이재명 방탄 등 끈끈한 친북좌파 연대의식으로 뻗혔다. 

또한 좌파는 소수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권력을 쥔 것도 없었고 부를 축적한 것도 없었다. 자유경쟁에서 낙오되었거나 소외된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그들은 법과 질서를 위반하다가 감옥에 갇히거나 따돌림당한다 해도 잃을 게 없다며 막 갈 수 있었다. 그들의 상당수는 충동적으로 저항하고 고함치며 어깃장 놓는 속성도 적지 않았다. 분노조절장애와 충동적인 성격을 말한다. 학생 땐 스승을 제도권 굴종자로 배척하고 수업보다는 교내외 시위에나 열을 올렸다. 그들의 태생적이며 거친 저항기질은 보수 세력을 공격하는 객기로 작용했다.

그에 반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법•질서 파괴와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돌진에 맞서지 못하고 숨는다. 좌파의 사나운 반격 타깃이 될 걸 두려워한 탓이다. 보수는 안정된 삶을 누리던 사람들이 주류를 이룬다. 그들은 대부분 기존 정치•사회 질서에 순응하면서 윗자리로 올라선 사람들이다. 법•질서를 준수하며 순종적이어야 했다. 가싯길은 피하고 꽃길만 찾았다. 그러다 보니 그들은 당보다는 나 개인을 위한 기회주의로 빠지며 등뼈가 물러졌다. 국민의힘은 민주당과 맞설 만큼 등뼈가 든든하지 못하다. 

국민의힘 의원들 중에는 정치에 입문하기 전 각기 자기 잇속 따라 각자도생 하던 사람들이 많다. 그로 인해 국민의힘은 운동권 출신들처럼 똘똘 뭉치지 못하고 흩어진다. 상황이 불리해지면 자기 당 대통령(박근혜)도 탄핵하는데 앞장섰다. 등뼈가 약한 국민의힘은 살기등등한 민주당과의 거친 대결에서 “악착같이” 맞서지 못하고 납작 엎드린다. 민주당이 저런 허점을 파고들어 앞뒤 가리지 않고 밀어붙이면 국민의힘은 밀린다. 보수의 태생적 치부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집권당이다. 윤석열 보수 정부의 정책을 지원해야 할 책무가 있다. 국민의힘도 똘똘 뭉쳐야 하고 민주당의 거친 밀어붙이기에 맞서 이겨내는 결기가 요구된다. 보수의 태생적 치부를 극복하고 나라를 바로 세우는 합리적 보수가 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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