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영업이익 740억 원…전년 比 19.8% 감소
면세점 첫 흑자…“백화점 수익은 예상보다 부진”

현대백화점 본사 사옥 전경 [뉴시스]
현대백화점 본사 사옥 전경 [뉴시스]

올해 3분기 영업이익과 매출액이 모두 감소하면서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낸 현대백화점이 4분기 연말 성수기 효과로 실적 개선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8일 공시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74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8% 감소했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8% 줄어든 1조42억 원, 당기순이익은 629억 원으로 9.2% 하락했다.

사업 부문별로 살펴보면 백화점 사업은 매출액 5802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7.4% 감소한 798억 원으로 나타났다. 영패션‧식품‧리빙 등 전체 매출이 증가했지만 수도광열비·인건비·감가상각비 등 비용이 커지면서 영업이익이 줄었다.

가구·매트리스 전문기업 지누스는 매출액 2215억 원, 영업이익 3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6%, 70.1% 줄었다. 주력 시장인 북미지역의 경기가 악화되면서 의자와 침대 프레임 등 일반가구 발주 물량이 감소한 탓이다.

면세점 사업은 창립 이래 처음으로 흑자 전환했다. 현대백화점 면세점 부문 매출액은 2373억 원으로 57.5%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0억 원으로 사상 첫 분기 흑자를 달성했다. 새롭게 문을 연 인천공항점에서 수익성이 늘었다는 분석이다.

“4분기 실적 반등 기대”…백화점·지누스 개선 예상

증권가에서는 일부 목표가를 하향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4분기부터는 현대백화점이 실적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NH투자증권은 현대백화점에 대해 “사상 첫 면세점 흑자 달성은 고무적이나 백화점 수익성 부진이 다소 아쉽다”고 평가했다. 이에 투자의견은 ‘매수’, 목표가는 7만7000원으로 하향했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상 대비 부진한 백화점 수익성을 고려한 추정치 변경 및 업종 밸류에이션 하락에 따른 조정이 하향의 주된 근거”라면서도 “실적 관점에서의 바닥은 지났다고 보고,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다고 판단해 투자의견 매수는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현대백화점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8만 원을 유지하면서, 4분기 백화점과 지누스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에도 백화점 부문의 고정비 부담은 이어지겠지만, 의류 매출 회복에 따른 믹스 개선 등으로 전년 동기보다 영업이익은 소폭 증익(+4.8%)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4분기 백화점의 기존점 신장은 3분기(3.5%)보다 양호한 4~5% 수준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지난 6월부터 영업을 재개한 대전 아울렛 반영 효과와 더현대 등 특정 점포의 외국인 매출 비중 증가 효과가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한 지누스는 4분기 미국 소비 성수기를 맞이해 아마존 발주가 회복되며 3분기보다는 개선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일각에선 현대백화점의 4분기 실적 개선이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업황이 좋지 않아 내년 추정치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비경기 악화 가능성이 높고, 가계부채에 따른 금융비용 부담 증가와 인플레이션 가중으로 소비 여력이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며 “지누스 실적 개선이 예상치를 하회하고 있고, 시내 면세점 실적 개선이 기존 추정치에 못 미침에 따라 다소 보수적인 시각으로 접근하는 것이 합리적인 판단”이라고 분석했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고정비가 급증한 여파를 피하지 못한 가운데 4분기 들어선 면세 산업에 대한 투자심리마저 악화했다”면서 “백화점 산업은 2021~2022년 고성장 시기가 지나고 다시 저성장 국면으로 회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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