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훼는 고부가가치 창출 품목으로 기술개발·연구 여지 높아”
“식물의 치유기능 활용해 정신건강과 삶의 질 높여주는 점이 이 직업의 장점”

권기훈 화사랑농원 대표
권기훈 화사랑농원 대표

[일요서울ㅣ장휘경 기자] 10·20대 청소년들은 장래 직업에 대한 원대한 꿈이 있지만, 자신의 진로 설계가 과연 올바른 것인지 확신을 얻지 못해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일요서울이 다양한 직업군의 멘토를 만나 그 직업에 대한 경험과 지식을 알아봄으로써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직업관을 심어주고 진로를 정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이번에는 ‘화훼농업전문가’를 꿈꾸는 10·20대 청소년들의 멘토로 권기훈 화사랑농원 대표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화훼농업전문가’인 권기훈 화사랑농원 대표는 영덕군 영해면 원구리 시골마을에서 2남1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권 대표의 부모님은 그가 생전의 모습을 기억할 수 없는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나셨고, 그 후 그는 할머님의 손에서 자라고 성장했다. 할머님의 보살핌으로 초·중·고를 졸업했고, 여러 군데 취업했었지만 마지막 선택은 운명적으로 화훼산업이었다.

지난 37년간 화훼농업인으로서 한 길을 걸어오면서 열심히 노력한 그는 땀의 결실로 지금의 화사랑농원을 일궈냈다.

또한, 늘 생활 속에 무신불립(無信不立)을 되뇌며 지역을 위해 열심히 봉사하고 헌신한 결과 제9대 대구광역시 시의원으로도 당선됐다.

권 대표는 지역민들을 보듬은 시정 활동에 최선을 다하면서도 천직으로 여겨지는 화훼농업전문가로서 화훼산업의 발전을 위해서 오늘도 힘차게 발돋움하고 있다.

권기훈 화사랑농원 대표
권기훈 화사랑농원 대표

- 화훼농업을 시작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

▲잠깐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구미 산업단지 내의 금성사 등 여러 회사에 취직해보았는데요. 어린 시절 시골에서 농사일했던 추억이 떠오르며 흙 속에 진주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어요. 그래서 매형이 운영하는 대구 화훼단지에서 일을 배우기 시작했는데, 화훼산업은 알면 알수록 미래가 보이고 나만의 목표가 생겨서 포기할 수가 없었습니다.

- 화훼농업에 성공하려면 어떤 조건과 환경의 기반이 마련돼야 하나요.

▲전문 지식과 경험이 있어야 해요. 전문 지식과 경험이 부족하다고 느끼면 화훼 전문 분야에 맞는 교육을 받는 게 우선이에요. 그리고 화훼재배 농가에서 실전에 맞는 실습을 통해 경험을 얻는 게 중요하죠.

재배 지역도 세심하게 고려해야 해요. 재배 지역이 판매할 곳과 너무 많이 떨어져 있으면 물류비 및 시간 낭비가 많이 소비돼 판매하는 데 힘들거든요.

더불어 재배 위치 지형을 잘 파악하고 자연재해에 침수 가능성도 고려해야 해요.

그런 여러 사항을 충족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지역(정부) 지원 사업을 통해 현대화 시설로 재배해야 하죠. 요즘은 전 세계가 급변하는 기후 문제로 재배 기술을 갖췄어도 감당하기 어려울 때가 많아요. 그러나 현대화 시설을 통해 재배 조건을 맞춰 나가면 좀 더 품질 좋은 상품을 만들 수 있을 거예요.

권기훈 화사랑농원 대표
권기훈 화사랑농원 대표

- 현재 운영하시는 화사랑농원에서는 주로 어떤 종류의 화훼작물을 재배하나요.

▲주로 관엽식물이 주종을 이루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드라코, 뱅갈고무나무, 수채화고무나무, 송오브인디아, 인삼팬다, 크로톤, 해피드리 등을 재배하고 있어요.

화훼 운영은 종합 판매장 형태로 관엽식물, 난, 분재 등 일체를 유통하고 있으며, 꽃에 관련된 자재까지 유통하고 있어 원스톱 쇼핑할 수 있습니다.

- 화훼작물을 재배할 때 어떤 점을 가장 염두에 두고 유의해야 성공적으로 재배할 수 있을까요.

▲예전에는 ‘재배만 하면 팔리겠지’라는 생각으로 농사를 짓다 보니 판매하는데 애로사항이 많았어요. 화훼작물은 잘 재배해도 상인들한테 헐값에 팔려나가는 수가 많으니 판매 마켓팅을 설계해서 철저한 시장 조사 후 판매할 곳을 선정해야 좀 더 좋은 가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요즘은 소비 형태가 많이 향상돼 소비자 눈높이에 맞는 맞춤형 재배를 통해 더 좋은 품질과 형태를 생산해야 해요. 계획 없이 재배하지 않고, 소비자의 기호와 최신 트렌드에 맞게 재배하면 더 쉽게 판매를 촉진할 수 있죠.

권기훈 화사랑농원 대표
권기훈 화사랑농원 대표

- 꽃을 통해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것으로 이름이 널리 알려졌는데, 어떻게 사랑을 베푸시는 걸까요.

▲만 37년간 화훼업을 하면서 초창기에는 어려움도 많았고 실패도 많이 했었어요. 하지만 주변의 따뜻한 사랑과 도움으로 지금의 화사랑농원으로 성장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에 지난날 주변에서 받은 사랑에 조금이라도 보답하고자, 지역 경로잔치 때나 복지관에 꽃 나눔 행사로 지원하고 독거노인이나 소외된 계층이 반려식물을 집에서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어요. 다문화 가정, 유치원, 어린이집 등에는 원예체험 시간을 마련해주고, 지역에서 활동하는 단체에도 봄꽃 나눔 행사 등을 하고 있습니다.

- 화훼농업전문가로서 화사랑농원을 운영하시면서 힘든 점이나 애로사항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화훼산업은 다른 농작물에 비해서 시설재배가 불가피해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고, 경영비가 타 작목에 비해 많이 지출된다는 문제점이 있어요.

거기에다 꽃 배달 서비스가 2000년 후반부터 인터넷과 모바일로 확대되기 시작해 업체 간 가격 경쟁이 치열해졌어요. 이에 따라 재배 농가의 수익률은 계속 줄어들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경조사 화환의 심각한 가격 경쟁이 화훼산업을 혼란스럽게 하는 것이 너무 힘든 애로사항입니다.

권기훈 화사랑농원 대표

- 화훼생산 농민 간의 경쟁이 치열하고 유통상 문제로 어려움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화훼농업을 활성화하고 발전시킬 방안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무엇보다 ‘화훼산업법’ 및 ‘조례’에 근거해 시민의 꽃 생활화를 위한 화훼문화 확산으로 소비시장을 넓혀야 해요.

또한 화훼학계와 농가의 소통을 통해 기술교류가 이뤄져야 하고 생산 농가의 규모나 시설의 현대화를 위한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이 필요하죠.

여기에다가 공판장 건립, 우수꽃집 선정, 분화용 QR코드 부착 시범운영 등을 통해 원활한 유통시스템을 정비한다면 화훼농업이 좀 더 활성화되고 발전되지 않을까요?

- ‘화훼농업전문가’라는 직업의 장·단점과 미래 전망은 어떠한지 말씀해 주세요.

▲장점은 너무 많죠. 먼저 기후위기 시대에 탄소 중립을 실천하는 최일선에서 복무하고 있다는 점, 식물의 치유기능을 활용해 정신건강과 삶의 질을 높여주는 직업이라는 점, 이와 함께 화훼는 고부가가치 창출 품목으로서 기술개발·연구의 여지가 높다는 점이 커다란 장점이에요.

단점은 규모의 영세함을 극복하지 못한 데다가 단체의 난립과 결속 부족으로 행정기관과의 일관된 소통통로가 취약하다는 점이죠.

그래도 앞으로는 첨단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농업으로의 발전이 기대되고 있어요. 치유농업의 핵심주체로서 역할하며 새로운 농업정책으로 발돋움하는 화훼산업은 국가 성장과 생활 수준이 높아질수록 발전하잖아요. 따라서 앞으로 국가 경제가 좋아지면 화훼농가와 유통업체가 더욱 늘어날 것입니다.

- 마지막으로 화훼농업전문가를 꿈꾸는 10·20 청소년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농업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블루오션으로서 미래 산업이에요. 특히 화훼농업은 치유농업의 중심으로서 국민에게 봉사하는 유익한 산업이죠. 미래에는 첨단기술을 화훼농업에 접목해 연구·개발할 기회의 폭이 넓어질 것인 만큼 화훼농업 분야의 다양성을 고려해 자신의 적성에 맞춰 자질을 키워나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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